성명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여성노동자의 산재사망은 불의(不意)가 아니었다 - 산재로 목숨을 잃은 여성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며

[성명]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여성노동자의 산재사망은 불의(不意)가 아니었다.

- 산재로 목숨을 잃은 여성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며


지난 15일 SPC 그룹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여성 청년 노동자가 소스 배합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예견된 참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주일 전 같은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기계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안전조치를 하기는커녕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집합시켜 30분 동안 작업이 멈춘 것에 대해 화풀이했다. 해당 노동자의 고용형태가 정규직이 아닌 3개월 파견직이라는 이유였다. 죽음의 외주화는 제빵 노동자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 참사를 통해 밝혀진 현장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기계의 안전장치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상태였고 고인이 사망한 배합실에는 CCTV가 없었다. 현장 노동자들은 안전 교육을 받지 않고 이수증에 서명했고, 안전을 위해 인력 충원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듣지 않았다.


SPL의 원청인 SPC는 노동자 착취와 탄압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SPC는 2017년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들의 불법파견이 밝혀진 후 맺은 사회적 합의를 지금까지도 이행하지 않았고, 휴식권과 재생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일터에서 일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반노동적인 SPC의 행태가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고인의 산재사망이 사회적 관심을 받자 뒤늦게 SPC 허영인 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빈소를 찾았다. 허영인 회장은 “불의의 사고”에 대해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은 바뀐 것이 없었다. 사고 이후에도 그곳에서 파리바게뜨 빵 반죽이 만들어졌다. 고인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충격 받고 슬픈 마음을 돌볼 틈 없이 정상 출근하여 작업을 이어가야 했다. 고인에 대한 애도 없이 잔인하게 이윤만을 추구하는 SPC와 SPL을 규탄한다.


SPL은 1300여명이 일하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분명히 예측가능 했던 산재사망에 대해 SPC와 SPL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고인을 추모하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이번 산재사망에 대한 투쟁에 연대하며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2022년 10월18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