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돌입
2월 13일 새벽, 호텔 앞 도로위 구조물 올라
노동자 일상 파괴하는 비상계엄,
정리해고 철회하고 해고자 복직해야
공대위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 개최
2025년 2월 13일(목) 9시 / 세종호텔 앞
1. 2월 13일(목) 새벽 5시,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가 호텔 앞 도로 위 10미터 높이의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차량이 빠르게 통과하는 2차선 도로 위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고진수 해고자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정리해고법 폐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 고공단식농성을 한지 9년만에 이제는 정리해고자가 되어 두 번째 고공에 올랐습니다.
2.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조 조합원만 골라 12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2,000억원의 자산이 있고,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만은 피하고자 고용유지지원금의 사측 부담금마저 노동조합이 책임지겠다는 안도 제시했지만 세종호텔 사측은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정리해고의 목적이 민주노조를 뿌리뽑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3. 정리해고당한 노동자들의 일상은 파괴됐습니다. 그렇게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윤석열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노동자들의 일상을 파괴한 비상계엄은 여전히 해제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을 혐오하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일터의 윤석열이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고진수 해고노동자는 일터의 비상계엄을 끝내기 위해, 일터의 윤석열에 맞서기 위해 ‘정리해고 철회’, ‘해고자 복직’의 간절한 마음으로 고공에 올라갔습니다.
4. 세종호텔은 세종대학교 재단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수익사업체입니다. 대양학원 설립자의 아들인 주명건은 교육부 감사 결과 세 번이나 재단이사장에서 해임된 바 있습니다. 세종호텔에 복귀하면서부터 노동조합을 탄압해왔습니다. 자신과 아들, 딸을 수익사업체의 이사로 취임시켰고, 아들 주대성을 대양학원의 이사로 취임시켰습니다. 3대세습의 시작입니다. 재단과 세종대학교, 수익사업체들을 사유화하고, 3대세습을 해야 하는 주명건에게 세종호텔의 민주노조는 걸림돌일 뿐이었습니다. 주명건은 일터의 윤석열입니다.
5.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면서 식음사업부를 폐지했기 때문에 세종호텔은 4성급에서 3성급으로 등급이 떨어졌습니다. 280명이 정규직으로 일하던 호텔에 정규직은 고작 22명이고, 40여명의 비정규직 일하는 호텔이 됐습니다. 야간에는 프론트 근무자 1명이 333개 객실의 투숙객들의 안전을 지킬 수도 없습니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정리해고 이후 2023년부터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해고자를 복직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식음사업을 재개한다면 호텔의 등급을 올리고, 호텔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6. 이에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025년 2월 13일(목) 9시, 세종호텔 앞에서 고진수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 돌입에 따른 입장발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많은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첨부
1. 고공농성 사진
2. 고공농성자의 글 - 고공에 오르며
3. 기자회견 개요
4. 입장문
<고공농성 사진>
<고공농성자의 글>
고공농성에 돌입합니다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중단! 신발 속 거슬리는 모래알을 넘어 나와 일터를 지키는 위협적인 송곳이 되겠습니다.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고진수입니다. 저는 2025년 2월 13일 05시부로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우리 세종호텔지부는 지난 3년간 투쟁해오며 대법원 판결까지 패소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넘어선 투쟁을 결의한 우리 6명의 조합원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노동조합답게 승리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9년 만에 제 생의 두 번째 고공농성을 돌입합니다.
세종노조 15년 간의 투쟁 여기서 끝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15년간 싸워왔습니다. 정리해고 투쟁은 3년을 겨우 넘었지만 노조탄압에 맞선 투쟁은 15년간 이어졌습니다. 회사는 복수노조법을 활용해 교섭권을 앗아가고 부당전보와 각종 괴롭힘으로 노조의 힘을 약화시켰습니다. 그렇게 임금은 개악되고 정규직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급기야 세종노조의 위원장이었던 김상진 동지를 해고해 차근차근 노조를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조 조합원 12명만 표적 정리해고하며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습니다.
이 상황이 솔직히 답답합니다. 노동자들이 유리한 판결은 10년 가까이 시간을 질질 끌지만 우리 세종호텔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판결은 속전속결로 처리됩니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증명하려면 고공농성이라는 극한의 투쟁으로 저 스스로를 몰아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의 쿠데타 이후 2030 메탈말벌동지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메탈말벌동지들은 세종호텔 앞 목요문화제를 채워주시고, 호텔 안에 우리의 요구를 담은 스티커를 붙여주시고, 매일매일 농성장을 사수해주고 계십니다. 동지들의 열렬한 연대에서 고공농성 투쟁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저 고진수를 비롯해 허지희, 김란희, 민병준, 이주형, 이치호 6명의 노동자들은 대법원을 넘어 노동조합다운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세종노조 15년의 역사를 정리해고로 마무리하려는 주명건의 계획은 실패할 것입니다. 우리의 승리로 투쟁의 역사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주명건 신발 속 거슬리는 모래알을 넘어 위협적인 송곳이 되겠습니다.
주명건에게 경고합니다. 지금 당장 정리해고를 철회하십시오, 지금까지 우리는 그저 신경 쓰이고, 번거로운 신발 속 모래알 같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고공농성에 올라 위협적인 송곳이 될 것이고, 동지들의 말벌 침과 같은 연대는 당신에게 치명적일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끝나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며 안도했을지 모르지만 우리 해고자들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의 투쟁으로 차라리 재판에서 져서 순순히 복직시켜줄 걸, 아니 처음부터 해고하지 말걸, 노조파괴 하지 말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습니다.
연대를 통해서 이겼던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2012년 우리는 파업 투쟁을 승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수노조였지만 동지들의 연대로 승리할 수 있었고, 연대로 동지들께 보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연대를 통해서 이겼던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동지들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는 한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의 투쟁을 복직으로 귀결시키고 싶습니다. 자본가들이 정리해고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싸우고 싶습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가 철회되고 남은 조합원들이 복직할 수 있게 한 번만 더 연대와 희망을 모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5년 2월 13일 새벽,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고진수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돌입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
○ 일시 : 2025년 2월 13일(목) 9시 ○ 장소 : 세종호텔 앞 ○ 주최 :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언 1. 고공농성자 :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2. 규탄 발언 : 공대위 3. 연대발언 : 탄핵집회 광장의 연대 시민들(말벌) 4. 입장문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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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생애 두 번째 고공 오른 세종호텔 해고자
일터의 비상계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리해고 철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자가 2월 13일 새벽, 호텔 앞 도로 위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고진수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에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랐었다. 오늘은 정리해고자가 되어 9년만에 두 번째 고공에 올랐다. 고진수는 왜 두 번씩이나 고공에 오를 수밖에 없었는가? 2021년 12월 10일에 12명의 민주노조 조합원이 정리해고되어 만 3년이 지나 4년에 접어들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들이 왜 해고돼야 하고, 왜 일상이 파괴돼야 하는가? 왜 4년이 되도록 복직하지 못한단 말인가?
누구하나 해고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리해고법을 만든 국회는 딴 나라 얘기인 듯 외면했고, 사학재단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는 방기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고 일자리 유지를 관리감독해야 할 노동부도 손을 놓았다. 사법부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정리해고 1년 만에 흑자로 전환된 세종호텔 사측은 호텔 등급이 4성에서 3성으로 떨어질지언정 해고자 복직을 거부했다. 만약 어느 한 곳이라도 자기 역할을 했다면 세종호텔 정리해고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일터의 비상계엄이다. 고진수는 일터의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고공에 올라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민 것이다.
주명건 대양학원 전 재단이사장은 재단과 수익사업체를 사유화하고, 아들 주대성에게 3대세습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가진 가장 큰 수익사업체인 세종호텔의 민주노조는 주명건에게 눈엣가시와 같았다. 교육부 감사 결과 재단이사에서 해임됐다가 2008년 세종호텔 회장으로 복귀하면서부터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시작했고, 정리해고는 노조파괴의 최종 단계였다. 주명건은 일터의 윤석열이다.
해고자 복직의 이유는 충분하다. 333개 객실의 세종호텔에서 280여명의 정규직이 일했지만, 지금은 22명의 정규직과 40여명의 비정규직으로 운영된다. 야간에는 투숙객의 안전을 책임질 근무자가 한 명 뿐이다. 해고자 복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과 투숙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해고 1년만인 2023년부터 호텔은 이미 흑자로 전환됐다. 식음사업을 재개하여 호텔 등급을 다시 4성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당장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우리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손을 잡을 것이다. 위태롭게 도로 위 고공에 오른 고진수가 세상을 향해 뻗은 손을 굳게 움켜잡아야 한다. 일터의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위해 싸울 것이다. 그래서 하루 빨리 고진수 해고자가 안전하게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사랑하는 가족과 조합원들, 연대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 두 번씩이나 고공에 올라야하는 이 야만적인 자본주의 착취체제에 맞서 싸울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고공농성 강제진압은 너무 위험하다. 경찰은 강제진압 생각말고 고공농성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라.
둘, 국회와 노동부는 정리해고가 노조파괴 수단이 돼버린 현실을 직시하고, 정리해고법을 폐지하라. 즉각 세종호텔 정리해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
셋, 교육부는 사학재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주명건의 재단 사유화와 3세세습을 중단시켜라.
넷, 세종호텔은 즉각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2025년 2월 13일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속보>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돌입
2월 13일 새벽, 호텔 앞 도로위 구조물 올라
노동자 일상 파괴하는 비상계엄,
정리해고 철회하고 해고자 복직해야
공대위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 개최
2025년 2월 13일(목) 9시 / 세종호텔 앞
1. 2월 13일(목) 새벽 5시,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가 호텔 앞 도로 위 10미터 높이의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차량이 빠르게 통과하는 2차선 도로 위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고진수 해고자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정리해고법 폐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 고공단식농성을 한지 9년만에 이제는 정리해고자가 되어 두 번째 고공에 올랐습니다.
2.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조 조합원만 골라 12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2,000억원의 자산이 있고,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만은 피하고자 고용유지지원금의 사측 부담금마저 노동조합이 책임지겠다는 안도 제시했지만 세종호텔 사측은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정리해고의 목적이 민주노조를 뿌리뽑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3. 정리해고당한 노동자들의 일상은 파괴됐습니다. 그렇게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윤석열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노동자들의 일상을 파괴한 비상계엄은 여전히 해제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을 혐오하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일터의 윤석열이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고진수 해고노동자는 일터의 비상계엄을 끝내기 위해, 일터의 윤석열에 맞서기 위해 ‘정리해고 철회’, ‘해고자 복직’의 간절한 마음으로 고공에 올라갔습니다.
4. 세종호텔은 세종대학교 재단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수익사업체입니다. 대양학원 설립자의 아들인 주명건은 교육부 감사 결과 세 번이나 재단이사장에서 해임된 바 있습니다. 세종호텔에 복귀하면서부터 노동조합을 탄압해왔습니다. 자신과 아들, 딸을 수익사업체의 이사로 취임시켰고, 아들 주대성을 대양학원의 이사로 취임시켰습니다. 3대세습의 시작입니다. 재단과 세종대학교, 수익사업체들을 사유화하고, 3대세습을 해야 하는 주명건에게 세종호텔의 민주노조는 걸림돌일 뿐이었습니다. 주명건은 일터의 윤석열입니다.
5.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면서 식음사업부를 폐지했기 때문에 세종호텔은 4성급에서 3성급으로 등급이 떨어졌습니다. 280명이 정규직으로 일하던 호텔에 정규직은 고작 22명이고, 40여명의 비정규직 일하는 호텔이 됐습니다. 야간에는 프론트 근무자 1명이 333개 객실의 투숙객들의 안전을 지킬 수도 없습니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정리해고 이후 2023년부터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해고자를 복직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식음사업을 재개한다면 호텔의 등급을 올리고, 호텔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6. 이에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025년 2월 13일(목) 9시, 세종호텔 앞에서 고진수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 돌입에 따른 입장발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많은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첨부
1. 고공농성 사진
2. 고공농성자의 글 - 고공에 오르며
3. 기자회견 개요
4. 입장문
<고공농성 사진>
<고공농성자의 글>
고공농성에 돌입합니다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중단! 신발 속 거슬리는 모래알을 넘어 나와 일터를 지키는 위협적인 송곳이 되겠습니다.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고진수입니다. 저는 2025년 2월 13일 05시부로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우리 세종호텔지부는 지난 3년간 투쟁해오며 대법원 판결까지 패소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넘어선 투쟁을 결의한 우리 6명의 조합원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노동조합답게 승리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9년 만에 제 생의 두 번째 고공농성을 돌입합니다.
세종노조 15년 간의 투쟁 여기서 끝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15년간 싸워왔습니다. 정리해고 투쟁은 3년을 겨우 넘었지만 노조탄압에 맞선 투쟁은 15년간 이어졌습니다. 회사는 복수노조법을 활용해 교섭권을 앗아가고 부당전보와 각종 괴롭힘으로 노조의 힘을 약화시켰습니다. 그렇게 임금은 개악되고 정규직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급기야 세종노조의 위원장이었던 김상진 동지를 해고해 차근차근 노조를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조 조합원 12명만 표적 정리해고하며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습니다.
이 상황이 솔직히 답답합니다. 노동자들이 유리한 판결은 10년 가까이 시간을 질질 끌지만 우리 세종호텔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판결은 속전속결로 처리됩니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증명하려면 고공농성이라는 극한의 투쟁으로 저 스스로를 몰아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의 쿠데타 이후 2030 메탈말벌동지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메탈말벌동지들은 세종호텔 앞 목요문화제를 채워주시고, 호텔 안에 우리의 요구를 담은 스티커를 붙여주시고, 매일매일 농성장을 사수해주고 계십니다. 동지들의 열렬한 연대에서 고공농성 투쟁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저 고진수를 비롯해 허지희, 김란희, 민병준, 이주형, 이치호 6명의 노동자들은 대법원을 넘어 노동조합다운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세종노조 15년의 역사를 정리해고로 마무리하려는 주명건의 계획은 실패할 것입니다. 우리의 승리로 투쟁의 역사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주명건 신발 속 거슬리는 모래알을 넘어 위협적인 송곳이 되겠습니다.
주명건에게 경고합니다. 지금 당장 정리해고를 철회하십시오, 지금까지 우리는 그저 신경 쓰이고, 번거로운 신발 속 모래알 같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고공농성에 올라 위협적인 송곳이 될 것이고, 동지들의 말벌 침과 같은 연대는 당신에게 치명적일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끝나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며 안도했을지 모르지만 우리 해고자들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의 투쟁으로 차라리 재판에서 져서 순순히 복직시켜줄 걸, 아니 처음부터 해고하지 말걸, 노조파괴 하지 말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습니다.
연대를 통해서 이겼던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2012년 우리는 파업 투쟁을 승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수노조였지만 동지들의 연대로 승리할 수 있었고, 연대로 동지들께 보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연대를 통해서 이겼던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동지들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는 한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의 투쟁을 복직으로 귀결시키고 싶습니다. 자본가들이 정리해고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싸우고 싶습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가 철회되고 남은 조합원들이 복직할 수 있게 한 번만 더 연대와 희망을 모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5년 2월 13일 새벽,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고진수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돌입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
○ 일시 : 2025년 2월 13일(목) 9시
○ 장소 : 세종호텔 앞
○ 주최 :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언
1. 고공농성자 :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
2. 규탄 발언 : 공대위
3. 연대발언 : 탄핵집회 광장의 연대 시민들(말벌)
4. 입장문 낭독
[입장문]
생애 두 번째 고공 오른 세종호텔 해고자
일터의 비상계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리해고 철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자가 2월 13일 새벽, 호텔 앞 도로 위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고진수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에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랐었다. 오늘은 정리해고자가 되어 9년만에 두 번째 고공에 올랐다. 고진수는 왜 두 번씩이나 고공에 오를 수밖에 없었는가? 2021년 12월 10일에 12명의 민주노조 조합원이 정리해고되어 만 3년이 지나 4년에 접어들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들이 왜 해고돼야 하고, 왜 일상이 파괴돼야 하는가? 왜 4년이 되도록 복직하지 못한단 말인가?
누구하나 해고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리해고법을 만든 국회는 딴 나라 얘기인 듯 외면했고, 사학재단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는 방기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고 일자리 유지를 관리감독해야 할 노동부도 손을 놓았다. 사법부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정리해고 1년 만에 흑자로 전환된 세종호텔 사측은 호텔 등급이 4성에서 3성으로 떨어질지언정 해고자 복직을 거부했다. 만약 어느 한 곳이라도 자기 역할을 했다면 세종호텔 정리해고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일터의 비상계엄이다. 고진수는 일터의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고공에 올라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민 것이다.
주명건 대양학원 전 재단이사장은 재단과 수익사업체를 사유화하고, 아들 주대성에게 3대세습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가진 가장 큰 수익사업체인 세종호텔의 민주노조는 주명건에게 눈엣가시와 같았다. 교육부 감사 결과 재단이사에서 해임됐다가 2008년 세종호텔 회장으로 복귀하면서부터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시작했고, 정리해고는 노조파괴의 최종 단계였다. 주명건은 일터의 윤석열이다.
해고자 복직의 이유는 충분하다. 333개 객실의 세종호텔에서 280여명의 정규직이 일했지만, 지금은 22명의 정규직과 40여명의 비정규직으로 운영된다. 야간에는 투숙객의 안전을 책임질 근무자가 한 명 뿐이다. 해고자 복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과 투숙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해고 1년만인 2023년부터 호텔은 이미 흑자로 전환됐다. 식음사업을 재개하여 호텔 등급을 다시 4성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당장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우리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손을 잡을 것이다. 위태롭게 도로 위 고공에 오른 고진수가 세상을 향해 뻗은 손을 굳게 움켜잡아야 한다. 일터의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위해 싸울 것이다. 그래서 하루 빨리 고진수 해고자가 안전하게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사랑하는 가족과 조합원들, 연대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 두 번씩이나 고공에 올라야하는 이 야만적인 자본주의 착취체제에 맞서 싸울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고공농성 강제진압은 너무 위험하다. 경찰은 강제진압 생각말고 고공농성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라.
둘, 국회와 노동부는 정리해고가 노조파괴 수단이 돼버린 현실을 직시하고, 정리해고법을 폐지하라. 즉각 세종호텔 정리해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
셋, 교육부는 사학재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주명건의 재단 사유화와 3세세습을 중단시켜라.
넷, 세종호텔은 즉각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2025년 2월 13일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