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보도자료]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에 대한 "과도한 수갑 및 포승 사용"
경찰·남부구치소 가혹행위 헌법소원 기자회견
1. 기자회견 개요
◯ 일시 : 2026년 8월 18일(화) 오전 10시
◯ 장소 :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
◯ 주최 : 세종호텔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리인단, 세종호텔 공대위
◯ 발언
- 당사자 발언 : 고진수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 헌법소원 청구 취지 : 신하나 변호사(민변 노동위, 세종호텔 공동대리인단 단장)
- 인권 단위 발언 : 명숙 상임활동가(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기 자 회 견 문
수갑과 포승의 남용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한다
2026년 5월 22일 오전,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은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조사실에 출석하였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참여권을 행사하기 위한 출석이었다. 당시 고진수 지부장은 두 개의 수갑과 줄포승, 개호조끼 등 네 겹의 보호장비로 결박된 상태였다. 출입이 통제된 경찰청 건물 내부의 좁은 조사실에는 경찰관 4명과 교도관 3명이 있었고, 변호인이 동석하였다. 도주·자해 등의 위험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었다.
변호인이 보호장비의 해제를 거듭 요구하였으나, 교도관들은 이를 끝내 거부하였다. 그 근거로 제시된 것은 법률이 아니라 내부 지침이었다. '현장검증' 시에는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조항,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여전히 '호송 중'이라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통제된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포렌식 참여는 현장검증이 아니며, 호송은 목적지 도착으로 종료된다. 같은 사람이 재판에 출정할 때에는 수갑 하나로 충분하였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만 네 겹의 결박이 동원되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 온몸이 결박된 상태로는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던 당사자와 변호인은 항의 끝에 퇴거하였고, 수사기관은 피압수자 측이 부재한 상태에서 봉인 해제와 이미징을 강행하였다. 현장에서 변호인이 요청한 접견마저 사전 신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이는 실무상의 불편이 아니라 법의 문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7조는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도주·자해 등의 위험이 있는 때로 엄격히 한정하고, 제99조는 필요 최소한의 사용과 사유 소멸 시 지체 없는 해제를 명하고 있다. 대법원은 구금된 사람이라도 그러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 보호장비 착용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05년, 도주와 자해의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 미결수용자를 수갑과 포승으로 결박한 채 조사받게 한 행위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의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였다. 신체의 결박은 신체적 고통에 그치지 않고 긴장과 심리적 위축을 수반하여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장애가 된다는 것이 그 결정의 판시다.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피구금자를 무죄인 자로서 처우할 것은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이 정한 국제인권기준이기도 하다.
그 위헌 확인으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훈령과 지침의 이름이 바뀌었을 뿐, 구체적 위험에 대한 개별적 판단 없이 사람의 몸을 결박해 놓고 절차를 시작하는 관행은 달라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례가 조사실 문 앞에서 내부 지침 한 줄에 밀려나는 현실을, 우리는 이 사건에서 다시 확인하였다.
이러한 관행이 향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주목되어야 한다. 같은 날 함께 연행된 비정규직 이제그만 차헌호 활동가는 유치장에서 조사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갑 착용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이른바 '엎어치기'를 당하였다. 건물 내부의 짧은 이동에 수갑이 필수적이라 할 수 없고, 설령 필요하더라도 이를 거부하는 사람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비례원칙에 부합할 수 없다. 해고에 맞서 농성한 노동자와 그에 연대한 활동가에게 유독 겹겹의 결박과 물리력이 동원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계구는 본래 도주와 자해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이 사건에서 계구는 집회와 시위에 나선 노동자와 시민을 위축시키고 그 존엄을 꺾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개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인 동시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 제약이며, 노동자와 시민 일반에 대한 억압이다.
고진수 지부장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행위를 회피한 사실이 없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하면서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한 사람의 몸을 네 겹으로 결박한 조치는 계호의 필요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없고, 형이 확정되기 전에 앞당겨 집행된 제재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오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사건 계구 사용의 위헌성을 확인받는 것은 고진수 지부장 개인의 권리 구제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와 시민활동가에게 반복되어 온 수갑·포승 남용의 관행을 끊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헌법재판소는 2026년 5월 22일 고진수 지부장에 대한 과도한 수갑·포승 사용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라.
하나. 법무부와 교정당국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법리에 반하는 보호장비 운용 지침을 정비하고, 형사절차 참여 과정에서의 보호장비 남용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경찰은 수갑과 포승을 앞세워 집회·시위 참가자와 노동자·시민을 억압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차헌호 활동가에 대한 물리력 행사를 포함한 계구 남용 사례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신체를 결박한다고 하여 절차의 위법이 가려지지 않고, 손목을 조인다고 하여 정당한 요구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며, 이 문제가 바로잡히는 날까지 고진수 지부장과 함께할 것이다.
2026년 8월 18일
세종호텔 공동대리인단 · 세종호텔 공대위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발언문 : 명숙 상임활동가 _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대한민국은 모든 사회구성원의 평등과 존엄을 보장하는 민주국가입니다. 그러나 헌법에 시민의 기본적 권리가 명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헌법 10조에 존엄한 인격권과 헌법 12조에 신체의 자유에 고문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노동자는 해고자는 예외였음을 세종호텔 해고자 고진수 동지에게 행한 경찰과 서울님부구치소의 행태로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기껏해야 노동자의 안전을 큰소리를 외쳤을 뿐인 고진수 해고자의 핸드폰을 사기꾼이나 테러범 대하듯이 포렌식 수사하는 것도 과한데 경철서 안인데도 그를 풀어주디 않고 수갑2개에 포승줄에 계호조끼까지 4중으로 결박한 상태에서 포렌식 수사 참여를 종용하였습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입니다. 국가폭력입니다. 한국도 가입되어 있는 고문방지협약이 명시한 고문행위입니다. 중세와 달리 때리거나 신체를 훼손하는 신체형을 금지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자유형만을 인정하는 현대사회에서 경찰과 법무부가 고진수 동지에게 행한 일은 고문행위입니다. 고문방지법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이 이렇게 신체를 강박하고 물리력으로 모욕적인 처우는 고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이 있고 행형법에 따라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이게 변호사도 못 만나게 하고 수갑 등계호장구 사용을 최소화하라는 2005년 헌재 결정과 수갑 착용과 관련한 여러 번의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며 물리력을 행사했습니다. 모든 공무원들과 특히 구금자들을 접촉하는 공무원 대상으로 절대적 고문금지와 가혹행위 금지에 대한 교육도 권고했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엔피구금자의인권보호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행형법이 개정되었지만 구치소에서 자의적으로 구금된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여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고진수 동지가 인권침해를 당했습니다.
재벌이나 정치인에게 이런 4중 결박을 했겠습니까!. 해고자이고 노동자이기에 당한 노조혐오에 의한 차별행위이자 가혹행위입니다. 최근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된 현실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늘어날우려가 큽니다.
헌법재판소는 더이상 고진수 동지처럼 노동자들이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도록 평등권과 존엄을 보징받도록 정의로운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헌 법 소 원 심 판 청 구 서
청 구 인 고 진 수
피 청 구 인 1. 서울남부구치소장
2. 서울용산경찰서장
2026. 8. 18.
피고인 고진수의 변호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조지훈, 권 용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신하나,
최종연, 황호준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이현조, 노푸른
변호사 김상은, 변호사 김차곤
변호사 류하경, 변호사 서채완
변호사 유태영
헌법재판소 귀중
헌 법 소 원 심 판 청 구 서
청 구 인 고 진 수
대 리 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이현조, 노푸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조지훈, 권 용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신하나, 황호준, 최종연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김세희
변호사 김상은, 김차곤, 류하경, 서채완, 유태영
피청구인 1. 서울남부구치소장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월동 소재 서울남부구치소
2. 서울용산경찰서장
서울특별시 용산구 원효로89길 24 소재 서울용산경찰서
청 구 취 지
1.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2026. 5. 22. 09:30경부터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따른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 당시,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지 아니한 행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2.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같은 일시ㆍ장소에서 청구인 및 그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를 해제하여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위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는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3.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2026. 5. 22.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진행한 행위는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침해된 권리
헌법 제12조 제1항 신체의 자유, 헌법 제10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27조 제4항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헌법 제27조 제1항ㆍ제3항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이에 근거한 방어권, 헌법 제12조 제4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보장되는 절차적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
1.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2026. 5. 22. 09:30경부터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청구인이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 따른 압수수색 참여권을 행사하는 동안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지 아니하고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거듭된 해제 요청을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라 합니다)
2.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같은 일시ㆍ장소에서 청구인 및 그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 해제 요구를 받고도 위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는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이하 ‘이 사건 부작위’라 합니다)
3.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2026. 5. 22.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진행한 행위(이하 ‘이 사건 포렌식 행위’라 합니다)
청 구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의 지위 및 구속 경위
청구인은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으로서, 세종호텔 주식회사가 2021. 12. 10. 민주노조 조합원 12인만을 대상으로 단행한 정리해고에 맞서 4년이 넘는 기간 복직 투쟁을 이어온 자입니다.
청구인의 복직 투쟁은 사회적으로 폭넓게 지지받고 있으며,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합니다. 세종호텔 주식회사는 2021. 12. 10.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으나, 당시 회사는 2,0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추가로 신청하지 아니하였고, 노동조합이 제안한 비용 분담 방안조차 검토하지 아니한 채 민주노조 조합원 12인만을 해고 대상으로 삼았으며, 해고로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3년에는 약 21억 원의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였습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리해고의 요건으로 요구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 노력, 공정한 대상자 선정 기준의 충족 여부에 관하여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정들이고, 특히 해고 대상이 특정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결권에 대한 침해가 문제될 수 있는 국면입니다. 청구인이 지부장으로서 이러한 해고의 부당함을 다투고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여 온 것은, 헌법상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의 보호 영역 안에 있는 정당한 활동입니다.
지금까지 청구인이 투쟁의 방식으로 감내한 것은 자기 자신의 희생이었습니다. 청구인은 2025. 2. 13.부터 2026. 1. 14.까지 336일간 세종호텔 앞 약 10미터 높이의 철제 구조물 위에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채 고공농성을 이어갔고,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자 스스로 농성을 중단하고 내려왔습니다. 자신의 신원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아니한 채 절박한 호소를 이어 온 청구인의 행적은, 그에게 도주나 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의 위험을 상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정임과 동시에, 이 사건 각 침해행위가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여 온 자에 대한 과잉된 공권력 행사였음을 뒷받침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2026. 2. 4. 청구인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를 증거인멸 또는 도망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였고, 청구인은 2026. 5. 13. 동종의 공동주거침입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인은 경찰의 반복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2026. 2. 2.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퇴거불응)ㆍ업무방해의 점, 2026. 4. 1.자 공무집행방해ㆍ모욕의 점, 2026. 4. 15.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ㆍ공동재물손괴)의 점으로 구속기소되어(서울서부지방법원 2026고단100503호) 서울남부구치소에 미결수용자로 수용되어 있던 중 이 사건 침해를 당하였고, 2026. 6. 12.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어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나. 디지털포렌식 참여 경위
수사기관은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하여 2026. 5. 22. 09:30경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imaging) 작업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청구인은 자신의 변호인(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황호준)과 함께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가 정하는 압수수색 참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위 일시 및 장소에 적법ㆍ정당하게 출석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변호인은 이에 앞서 2026. 5. 15.자 의견서로 청구인 본인의 포렌식 절차 참여를 서면으로 요청한 바 있으므로[1],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절차 참여와 그에 따른 계호 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ㆍ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1 2026. 5. 15.자 변호인 의견서]
다.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청구인을 호송하여 나온 피청구인 소속 계호교도관 3명은,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는 동안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여 달라고 요구하자, 절차 내내 해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물을 마시거나 서명을 하여야 하는 등의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해제하여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변호인이 법적 근거의 제시를 요구하자, 교도관들은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 제339조[2]를 근거로 들면서, 이 사건 절차가 위 지침상 ‘현장검증’에 해당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고, 목적지인 서울특별시경찰청에 도착한 이후에도 수용자는 계속 ‘호송 중’인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보호장비를 해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청구인과 변호인은 위 절차를 주재한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에게도 보호장비의 해제를 거듭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법경찰관들은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거나 절차의 진행 방식을 조정하는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이를 방관하였습니다.
변호인이 거듭 해제를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들은 이를 끝내 거부하였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은 온몸이 구속복으로 묶이고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참여권을 행사하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사실상 참여권 행사가 불능 상태에 이르러, 청구인과 변호인은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고 퇴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절차를 연기하거나 청구인 측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그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라. 현장 변호인 접견 요청의 거부
변호인은 교도관들의 보호장비 해제 거부가 반복되자 그 자리에서 청구인에 대한 변호인 접견을 요청하였으나, 교도관들은 “사전에 접견신청을 하지 않았고 즉석에서 접견신청서를 제출할 수도 없으므로 접견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마. 이후의 경과
청구인은 부당한 구속과 압수수색ㆍ디지털포렌식 등 수사 과정에서 계속된 보호장비 사용에 항의하여 2026. 5. 22. 정오부터 구치소 내에서 단식에 돌입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각 침해행위를 당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변호인단은 같은 날 법무부 교정본부장 및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에게 보호장비 해제 거부 및 접견권 침해에 관한 항의 및 시정 요구 의견서를 발송하였습니다.
[참고자료 2 2026. 5. 23.자 변호인 의견서]
나아가 청구인에 대한 2026. 6. 10.자 전자정보 탐색ㆍ선별 절차에서도, 수사기관은 구치소 출입 제한으로 변호인의 도착이 지연되자 대기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아니한 채 오전 절차를 변호인 부재 상태에서 진행하는 등, 참여권을 형해화하는 동종의 행위를 반복하였습니다. 청구인은 그 후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나, 이 사건 각 침해행위와 같은 계호ㆍ수사 실무는 지침과 관행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시정 없이 반복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바.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②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의 이 사건 부작위, ③ 같은 사법경찰관들의 이 사건 강행행위가 각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입니다.
2.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의 근거 규정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 합니다) 제97조 제1항은 교도관이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다음과 같이 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97조(보호장비의 사용) ① 교도관은 수용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1. 이송ㆍ출정, 그 밖에 교정시설 밖의 장소로 수용자를 호송하는 때 2. 도주ㆍ자살ㆍ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큰 때 3. 위력으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 4. 교정시설의 설비ㆍ기구 등을 손괴하거나 그 밖에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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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형집행법 제99조 제1항은 “교도관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하며, 그 사유가 없어지면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도관들이 원용한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해당 조항은, 현장검증 시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인 것으로 보이나, 현재 공개되지 아니하였고, 조문 내용은 교도관들이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하여 청구인 측이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였습니다.
3. 적법요건의 구비
가.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함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그 우월적 지위에서 청구인의 신체에 일방적으로 물리적 강제를 가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합니다. 헌법재판소는 구속 피의자가 검사조사실에서 수갑 및 포승을 시용한 상태로 피의자신문을 받도록 한 계구사용행위 등에 관하여 공권력 행사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에 나아간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 부작위는, 아래 4. 사.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사 과정 중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요구가 있는 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교도관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할 법령상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참조), 이는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정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강행행위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이라는 전형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합니다.
나.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ㆍ직접성
청구인은 이 사건 각 침해행위의 직접 상대방으로서 자기관련성이 인정되고, 위 각 행위 및 부작위는 별도의 집행행위를 매개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신체와 절차적 지위에 직접 작용하여 기본권을 제한하였으므로 직접성 요건도 충족합니다. 침해행위가 이미 종료되었다는 사정은 아래 라.항의 권리보호이익의 문제로 검토합니다.
다. 보충성 원칙의 예외
1)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부분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이미 종료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나아가 형집행법 제116조의 소장면담 및 제117조의 청원 제도는 그 처리기관이나 절차 및 효력 면에서 권리구제절차로서 불충분하고 우회적인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구제절차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청구인으로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달리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없으므로 보충성 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합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2. 7. 26. 선고 2011헌마42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이 사건 부작위 및 강행행위 부분
이 사건 부작위에 관하여 보면,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하는 절차인바, 사법경찰관들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순수한 부작위가 위 조항의 '처분'에 포섭되어 준항고의 대상이 되는지는 법문상 불확실합니다. 나아가 이 사건 부작위와 강행행위는 모두 2026. 5. 22. 당일 종료되었고, 봉인해제 및 이미징의 완료로 수사기관의 전자정보 취득이 이미 이루어진 이상, 준항고에 의한 취소ㆍ변경으로는 침해된 참여권을 회복하거나 권리구제의 실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미 종료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하여는 헌법소원 외에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없다는 것이 확립된 선례입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또한 청구인이 본안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 강행행위로 취득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위법수집증거로서 다투고 있는 사정은 보충성 판단의 장애가 되지 아니합니다.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능력 다툼은 공권력 행사 자체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취소ㆍ변경을 구하는 권리구제절차가 아니라 그로 인한 소송법적 효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구속 피의자가 계구를 착용한 상태로 피의자신문을 받아 조서가 작성된 사안에서, 그 조서의 증거능력을 형사재판에서 다툴 수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계구사용행위 자체의 위헌 여부를 직접 판단한 바 있는바(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이는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위헌적 공권력 행사에 대한 헌법적 통제가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법적 통제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라. 권리보호이익 및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2026. 5. 22. 당일 종료되었고, 청구인은 그 후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본권 침해와 그로 인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습니다. 그러나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의 기능도 겸하고 있는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구인이 이미 출소하여 기본권 침해가 종료된 사안에서, 계구사용행위가 법무부훈령에 의거한 점에서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확실시되고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 해명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이유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첫째,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법무부 훈령인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관련 조항에 의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동일한 지침이 유지되는 한 압수수색 참여, 피의자신문 참여 등 교정시설 밖의 법적 절차에 참여하는 미결수용자 일반에 대하여 동종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실제로 청구인 본인에 대하여도 이 사건 이전의 수사 절차에서 유사한 보호장비 사용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 사건 부작위 및 강행행위 역시 수사 실무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청구인에 대한 2026. 6. 10.자 전자정보 탐색ㆍ선별 절차에서도 수사기관이 변호인 부재 상태에서 절차를 강행하는 등 동종의 행위가 이미 반복되었습니다.
둘째, 디지털포렌식 절차 참여 등 수사기관 소환 상황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보호장비 해제 여부는 실무상 계속 문제되고 있음에도, 이에 관한 헌법적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아니한 상태입니다. 특히 구체적 위험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통제된 수사기관 내 사무실에서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도중에도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는지의 문제는, 미결수용자의 참여권 보장 및 방어권 행사와 직결되는 헌법적으로 중요한 쟁점입니다.
셋째, 헌법재판소는 검사조사실에서의 수갑ㆍ포승 사용에 대하여 이미 위헌임을 확인한 바 있으나(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의 디지털포렌식 참여라는 새로운 유형의 절차에서의 보호장비 사용에 관하여는 아직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습니다. 디지털 증거가 형사절차의 중심이 된 오늘날, 전자정보 압수수색 참여 과정에서의 수용자 처우에 관한 헌법적 기준의 정립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합니다.
마. 청구기간의 준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2026. 5. 22. 있었고, 청구인은 같은 날 그 자리에서 침해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90일 이내인 2026. 8. 18. 제기되는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이 정한 청구기간(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을 준수하였습니다.
4.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의 위헌성
가. 미결수용자의 헌법적 지위와 보호장비 사용의 원칙
1) 무죄추정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무죄추정의 원칙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의 전 단계에 있는 피의자에 대하여도 적용되며, 수사절차에서 공판절차에 이르기까지 형사절차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입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미결수용자에 대한 기본권 제한은 구금의 목적인 도주ㆍ증거인멸의 방지와 시설 내 규율 및 안전 유지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서는 아니 되고, 그 한계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구체적인 자유ㆍ권리의 내용과 성질, 제한의 태양과 정도 등을 교량하여 설정되어야 합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보호장비 사용의 법적 한계
대법원은 ‘검사가 조사실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피의자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피의자에게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등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구금된 피의자는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보호장비 착용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확히 선언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헌법재판소 역시 계구의 사용은 무엇보다 수용자의 육체적ㆍ정신적 건강 상태가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시설의 안전과 구금생활의 질서에 대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위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제한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져야 하며, 명백한 필요성이 계속하여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즉시 해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습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 국제인권기준
국제규범 역시 같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위 2001헌마728 결정에서 원용한 「피구금자 처우를 위한 최저기준 규칙」 제33조는 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하면서, 호송 중 도피에 대한 예방책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사법 또는 행정당국에 출석할 때에는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참여권 행사를 위하여 수사기관에 출석한 청구인에 대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한 이 사건 조치가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아니함은 명백합니다.
나.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소정의 요건 불충족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이 있었던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은, 교도관 3명, 수사관 3명, 변호인 1명이 동석하고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경찰청 내부 보안 시설의 사무실이었습니다. 외부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고 도주 경로가 차단되어 있었으며, 복수의 교도관이 청구인의 바로 곁에서 근접계호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 상황에서 청구인에게 도주, 자살ㆍ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 시설 손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아가 청구인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자해나 소란 등의 행동을 보인 사실이 전혀 없고,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채 336일간 농성을 수행하는 등 절차를 회피할 의사가 없음을 스스로 보여 온 자입니다. 실제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6. 2. 4. 청구인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를 ‘증거인멸 또는 도망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습니다.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4호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는커녕, 법원이 이미 그 부존재를 확인한 사안인 것입니다. 또한 청구인은 목적지에 이미 도착하여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 있었으므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호의 ‘호송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같은 법 제99조 제1항에 따라 교도관들은 보호장비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였어야 합니다.
다. ‘현장검증’ 및 ‘계속 호송 중’ 주장의 부당성
1) ‘현장검증’ 해당 여부
교도관들은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절차가 ‘현장검증’에 해당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절차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증거물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작업으로서, 범죄 현장이나 물적 증거의 상태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ㆍ재현하는 ‘현장검증’과 그 성격과 내용이 전혀 다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내부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미징 작업은 개방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장검증과 동일시할 수 없고, 수용자가 돌발적 행동을 하거나 도주할 위험이 현장검증에 비하여 오히려 현저히 낮은 통제된 환경입니다. 해당 지침의 ‘현장검증’ 조항을 이 사건에 유추ㆍ확장 적용하는 것은 법령의 문언과 취지를 벗어난 자의적 해석입니다.
2) ‘계속 호송 중’ 주장의 부당성
교도관들은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수용자는 여전히 ‘호송 중’ 상태이므로 보호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하는 ‘호송’은 수용자를 교정시설에서 목적지로 이동시키는 행위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 해당 장소에서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는 그 성격을 달리합니다. 목적지 도착 이후를 무한정 ‘호송 중’으로 의제하는 해석은, 그 사유가 없어지면 지체 없이 사용을 중단하도록 한 형집행법 제99조 제1항을 형해화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수형자가 행정법정 방청석에서 자신의 변론 순서를 대기하는 동안 수갑 1개를 착용하도록 한 행위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법원의 심리절차 등이 진행 중이 아닌 동안의 보호장비 사용을 문제 삼지 아니하는 전제로서, 심리절차 진행 중에는 보호장비를 해제하도록 한 계호업무지침 제201조 제4호의 취지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8. 7. 26. 선고 2017헌마12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결정의 사안에서는 실제 변론이 시작되기 전에 보호장비가 모두 해제되어 청구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변론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설령 목적지 도착 이후의 계호업무를 넓은 의미의 호송의 연장으로 파악하는 입장에 서더라도, 해당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보호장비를 해제하는 것이 확립된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대기 중의 일시적 보호장비 착용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이 보장된 압수수색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 전체에 걸쳐 보호장비 해제를 거부한 것이므로, 위 결정의 사안과는 국면을 전혀 달리하며 그 위법성이 명백합니다.
라. 과잉금지원칙 위반
설령 교도관들의 주장처럼 해당 지침이 이 사건에 형식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됩니다.
먼저 수용자의 도주 방지와 안전 확보라는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는 경찰청 내부 사무실에서 교도관 3명과 수사관 3명, 변호인이 동석한 이 사건의 구체적 상황에서는 그러한 위험이 애당초 현실화될 여지가 없었으므로, 보호장비의 계속 사용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교도관 3명이 근접계호를 하는 상황이라면 보호장비를 전부 해제하더라도 계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적어도 수갑만이라도 해제하거나 결박의 정도를 완화하는 덜 침익적인 수단이 존재하였음에도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사용한 상태를 절차 내내 유지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법익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보호장비 해제로 인한 안전 감소의 정도는 구체적이지 아니하고 추상적인 반면, 청구인이 입은 불이익은 극히 중대합니다. 온몸이 구속복으로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는 증거물을 확인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자정보의 탐색 과정을 감시하는 등 참여권에 수반되는 어떠한 실질적 행위도 수행하기 어렵고, 실제로 청구인은 참여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퇴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피압수자의 참여권은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에 대한 무분별한 탐색을 통제하는 핵심적인 절차적 권리인바,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그 행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청구인의 방어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근저에서 훼손하였습니다.
마.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보장 원칙 위반
신체를 결박하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 고통을 초래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긴장과 심리적 위축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긴장과 심리적 위축이 방어권 행사에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은 헌법재판소가 이미 명확히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청구인은 압수수색 참여권 행사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 놓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의 보전이나 위법한 증거 수집 과정에 대한 이의제기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봉쇄되었습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여 무죄로 추정되는 청구인을, 도주 등의 구체적 위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결박된 상태로 형사절차에 참여하도록 강제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행사 보장 원칙의 근본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 참여권의 침해
헌법 제12조 제4항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검사, 피고인ㆍ피의자뿐만 아니라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음을 명문으로 규정하여, 변호인의 참여를 통한 조력을 압수수색 절차 적법성 통제의 핵심 장치로 삼고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보호장비 해제의 문제를 변호인의 참여권 보장과 결부하여 판단하면서, 변호인의 해제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수사기관의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참조).
이 사건에서 변호인은 청구인의 참여권 행사를 조력하기 위하여 절차에 출석하여 보호장비 해제를 거듭 요청하였으나, 교도관들의 거부로 인하여 청구인이 결박된 상태로는 실질적 참여가 불가능하게 되자 청구인과 함께 퇴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청구인 본인의 참여권 행사가 좌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여 전자정보의 탐색 범위를 감시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조력 활동 일체가 함께 봉쇄되었습니다. 나아가 교도관들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변호인의 현장 접견 요청마저 사전 신청서 미제출이라는 형식적ㆍ절차적 이유만으로 거부함으로써, 청구인이 즉각적인 법률적 조언을 받을 기회조차 차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국면에서 그 조력의 통로를 전면적으로 차단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하였습니다.
사. 이 사건 부작위의 위헌성 ― 사법경찰관의 보호장비 해제 요청 의무 불이행
대법원은 검사가 조사실에서 구금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교도관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할 의무가 있고, 교도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이러한 법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적용됨을 명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ㆍ제2항이 불구속 수사의 원칙과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 인권 존중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 절차를 주재하는 수사기관은 그 절차 내에서 피의자의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할 일차적 책임을 부담하며, 보호장비의 해제 권한이 교정기관에 있다는 사정은 수사기관을 이 책임에서 면제시키지 아니합니다.
이 사건에서 압수수색 절차를 주재한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은 청구인과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 해제 요구를 명시적으로 받았으므로, 위 법리에 따라 계호교도관들에게 해제를 요청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해제를 요청하기는커녕 절차의 진행 방식을 조정하는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교도관들의 위법한 보호장비 유지를 방관하였습니다. 이 사건 부작위는 법령상 작위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공권력의 불행사로서,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와 방어권에 대한 침해 상태를 방치ㆍ조장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위헌입니다.
아. 이 사건 강행행위의 위헌성 ― 참여권을 배제한 전자정보 압수수색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피의자와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음을, 제122조는 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사전통지 의무를 각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에 대한 이미징, 탐색, 복제, 출력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전체에 걸쳐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한 압수수색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참여권이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적법성을 담보하는 본질적 절차 보장임을 확인하였습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이러한 참여권은 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의 적법절차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소송법이 구체화한 것으로서 헌법적 보호를 받는 절차적 기본권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과 변호인이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은, 피청구인들 측이 위법하게 보호장비를 유지하고 그 시정을 방관함으로써 실질적 참여가 불가능한 상태를 스스로 초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절차를 연기하거나 보호장비 문제를 해소한 후 절차를 재개하는 등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자신들이 초래한 참여 불능 상태를 기화로 삼아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그대로 강행하였는바, 이는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입니다.
이 사건 강행행위로 취득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은 본안 형사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로서 별도로 다투어지고 있으나, 증거능력의 배제는 개별 소송에서의 소송법적 효과에 그칠 뿐이고, 참여권을 배제한 채 전자정보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수사 관행 자체의 위헌성을 확인하고 그 반복을 방지하는 것은 헌법소원에 의한 위헌확인으로써만 달성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계구를 사용한 상태의 피의자신문에 대하여 그 신문으로 작성된 조서의 증거법적 취급과 별개로 계구사용행위 자체의 위헌을 확인한 것(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과 같은 이치입니다.
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침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수용자의 신체거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계구사용행위는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입장입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36일의 고공농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던 청구인에게, 아무런 구체적 위험이 없는 통제된 공간에서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착용한 상태로 법적 절차에 참여할 것을 강제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서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합니다.
차. 관련 선례와의 비교
헌법재판소는 2005년 검사조사실에서 수갑 및 포승을 병행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게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행사 보장 정신의 근본취지에도 어긋나는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은 위 선례와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위헌성이 오히려 더욱 명백합니다.
첫째, 위 선례의 검사조사실은 민원인 등 외부인이 출입하는 반개방적 구조로서 도주 등의 위험이 일정 부분 논의될 수 있었던 반면, 이 사건 장소는 서울지방경찰청 내부의 출입이 통제된 보안 시설로서 그러한 위험을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위 선례의 피의자신문은 피의자와 검사 사이의 긴장된 문답이 이루어져 돌발상황의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었던 반면, 이 사건 절차는 디지털 증거물의 봉인해제 및 이미징 작업을 참관ㆍ확인하는 절차로서 그러한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반면, 피의자신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절차 역시 당사자가 의견 제시를 하는 실질적 수사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셋째, 위 선례에서는 수사검사가 계구 해제를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이 거부한 사정이 위헌성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는데, 이 사건에서는 청구인의 방어권 보장의 직접 담당자인 변호인이 해제를 거듭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들이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넷째, 위 선례에서는 계구가 사용된 상태로나마 피의자신문 절차 자체는 진행되었던 반면, 이 사건에서는 보호장비 해제 거부로 인하여 청구인과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절차는 참여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본권 침해의 결과가 더욱 중대한 것입니다.
5. 청구인이 입은 고통과 신속한 헌법적 해명의 긴요성
청구인은 336일에 이르는 고공농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구속되었고, 부당한 구속과 이 사건 디지털포렌식 참여 과정을 비롯한 수사 과정에서의 보호장비 사용에 항의하여 2026. 5. 22. 12시부터 구치소 내에서 단식을 이어갔습니다. 구치소에서의 단식은 효소나 죽염 등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취할 수 없어 청구인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었습니다[3]. 청구인은 그 후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나, 훼손된 건강과 침해된 기본권은 회복되지 아니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단식은 수사ㆍ계호 과정에서 보호장비 사용에 관한 법적 원칙이 준수되지 아니하는 현실에 대한 절박한 항의였습니다. 청구인이 석방된 지금도 전국의 미결수용자들은 압수수색 참여, 피의자신문 등 각종 법적 절차에서 동일한 처우에 놓여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 대하여 신속하고 명확한 헌법적 판단을 내려 주심으로써, 미결수용자가 법적 절차에 참여함에 있어 보호장비 해제를 원칙으로 하는 법리가 수사ㆍ계호 현장에서 충실히 준수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6. 침해된 기본권의 정리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다음의 각 기본권을 침해합니다.
첫째, 신체의 자유(헌법 제12조 제1항)입니다. 도주ㆍ자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상황에서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사용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둘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입니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청구인에게 법적 절차 참여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합니다.
셋째,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4항)입니다.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청구인은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로 인하여 사실상 유죄가 확정된 자에 준하는 처우를 받았습니다.
넷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헌법 제27조 제1항ㆍ제3항)입니다. 보호장비 착용의 강제로 인하여 청구인은 압수수색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였고, 이는 형사절차에서의 방어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합니다.
다섯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헌법 제12조 제4항)입니다. 이 사건 각 침해행위는 변호인의 압수수색 절차 참여를 통한 조력을 봉쇄하였고, 긴박한 상황에서의 현장 접견 요청마저 형식적 이유로 거부됨으로써 그 침해가 가중되었습니다.
여섯째,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보장되는 절차적 기본권(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입니다. 이 사건 부작위와 강행행위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참여권 보장 절차를 형해화한 것으로서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됩니다.
7. 결 론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보호장비의 사용이 도주ㆍ폭행ㆍ소요 또는 자해나 자살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태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만 허용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에 비추어, 그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훈령상 조항의 자의적 해석에 기대어 이루어진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입니다.
이 사건 부작위는 절차를 주재한 사법경찰관들이 법령상 인정되는 보호장비 해제 요청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공권력의 불행사이고, 이 사건 강행행위는 피청구인들 스스로 초래한 참여 불능 상태를 기화로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전자정보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으로서, 각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방어권과 변호인 조력권의 핵심을 훼손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 및 불행사입니다.
비록 이 사건 각 침해행위는 이미 종료되었으나, 지침과 수사 관행에 근거한 동종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확실시되고, 디지털포렌식 참여를 비롯한 수사기관에서의 각종 법적 절차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보호장비 사용 원칙 및 전자정보 압수수색 참여권 보장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므로,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청구취지와 같이 그 위헌임을 각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 부 서 류
[1] 당시 담당 수사관인 배효열 경위는 피고인의 변호인에게 ‘피고인의 변호인만 참여하고, 피고인의 참여는 불가하다. 구치소에서 포렌식 장소까지 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통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변호인이 2026. 5. 15.자 의견서를 제출하며 항의하자, 간신히 피고인과 피고인의 변호인 모두의 참여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2] 교도관이 제시한 휴대폰 화면이 스크롤되는 중에 확인한 조항으로서, 조문 번호는 정확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3] 피고인의 가족 및 동료들은 피고인에게 효소나 죽염을 전달해주거나 제공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남부구치소는 이 역시 거절하였습니다.
[사후보도자료]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에 대한 "과도한 수갑 및 포승 사용"
경찰·남부구치소 가혹행위 헌법소원 기자회견
1. 기자회견 개요
◯ 일시 : 2026년 8월 18일(화) 오전 10시
◯ 장소 :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
◯ 주최 : 세종호텔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리인단, 세종호텔 공대위
◯ 발언
- 당사자 발언 : 고진수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 헌법소원 청구 취지 : 신하나 변호사(민변 노동위, 세종호텔 공동대리인단 단장)
- 인권 단위 발언 : 명숙 상임활동가(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기 자 회 견 문
수갑과 포승의 남용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한다
2026년 5월 22일 오전,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은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조사실에 출석하였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참여권을 행사하기 위한 출석이었다. 당시 고진수 지부장은 두 개의 수갑과 줄포승, 개호조끼 등 네 겹의 보호장비로 결박된 상태였다. 출입이 통제된 경찰청 건물 내부의 좁은 조사실에는 경찰관 4명과 교도관 3명이 있었고, 변호인이 동석하였다. 도주·자해 등의 위험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었다.
변호인이 보호장비의 해제를 거듭 요구하였으나, 교도관들은 이를 끝내 거부하였다. 그 근거로 제시된 것은 법률이 아니라 내부 지침이었다. '현장검증' 시에는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조항,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여전히 '호송 중'이라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통제된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포렌식 참여는 현장검증이 아니며, 호송은 목적지 도착으로 종료된다. 같은 사람이 재판에 출정할 때에는 수갑 하나로 충분하였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만 네 겹의 결박이 동원되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 온몸이 결박된 상태로는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던 당사자와 변호인은 항의 끝에 퇴거하였고, 수사기관은 피압수자 측이 부재한 상태에서 봉인 해제와 이미징을 강행하였다. 현장에서 변호인이 요청한 접견마저 사전 신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이는 실무상의 불편이 아니라 법의 문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7조는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도주·자해 등의 위험이 있는 때로 엄격히 한정하고, 제99조는 필요 최소한의 사용과 사유 소멸 시 지체 없는 해제를 명하고 있다. 대법원은 구금된 사람이라도 그러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 보호장비 착용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05년, 도주와 자해의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 미결수용자를 수갑과 포승으로 결박한 채 조사받게 한 행위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의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였다. 신체의 결박은 신체적 고통에 그치지 않고 긴장과 심리적 위축을 수반하여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장애가 된다는 것이 그 결정의 판시다.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피구금자를 무죄인 자로서 처우할 것은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이 정한 국제인권기준이기도 하다.
그 위헌 확인으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훈령과 지침의 이름이 바뀌었을 뿐, 구체적 위험에 대한 개별적 판단 없이 사람의 몸을 결박해 놓고 절차를 시작하는 관행은 달라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례가 조사실 문 앞에서 내부 지침 한 줄에 밀려나는 현실을, 우리는 이 사건에서 다시 확인하였다.
이러한 관행이 향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주목되어야 한다. 같은 날 함께 연행된 비정규직 이제그만 차헌호 활동가는 유치장에서 조사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갑 착용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이른바 '엎어치기'를 당하였다. 건물 내부의 짧은 이동에 수갑이 필수적이라 할 수 없고, 설령 필요하더라도 이를 거부하는 사람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비례원칙에 부합할 수 없다. 해고에 맞서 농성한 노동자와 그에 연대한 활동가에게 유독 겹겹의 결박과 물리력이 동원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계구는 본래 도주와 자해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이 사건에서 계구는 집회와 시위에 나선 노동자와 시민을 위축시키고 그 존엄을 꺾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개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인 동시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 제약이며, 노동자와 시민 일반에 대한 억압이다.
고진수 지부장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행위를 회피한 사실이 없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하면서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한 사람의 몸을 네 겹으로 결박한 조치는 계호의 필요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없고, 형이 확정되기 전에 앞당겨 집행된 제재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오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사건 계구 사용의 위헌성을 확인받는 것은 고진수 지부장 개인의 권리 구제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와 시민활동가에게 반복되어 온 수갑·포승 남용의 관행을 끊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헌법재판소는 2026년 5월 22일 고진수 지부장에 대한 과도한 수갑·포승 사용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라.
하나. 법무부와 교정당국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법리에 반하는 보호장비 운용 지침을 정비하고, 형사절차 참여 과정에서의 보호장비 남용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경찰은 수갑과 포승을 앞세워 집회·시위 참가자와 노동자·시민을 억압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차헌호 활동가에 대한 물리력 행사를 포함한 계구 남용 사례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신체를 결박한다고 하여 절차의 위법이 가려지지 않고, 손목을 조인다고 하여 정당한 요구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며, 이 문제가 바로잡히는 날까지 고진수 지부장과 함께할 것이다.
2026년 8월 18일
세종호텔 공동대리인단 · 세종호텔 공대위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발언문 : 명숙 상임활동가 _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대한민국은 모든 사회구성원의 평등과 존엄을 보장하는 민주국가입니다. 그러나 헌법에 시민의 기본적 권리가 명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헌법 10조에 존엄한 인격권과 헌법 12조에 신체의 자유에 고문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노동자는 해고자는 예외였음을 세종호텔 해고자 고진수 동지에게 행한 경찰과 서울님부구치소의 행태로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기껏해야 노동자의 안전을 큰소리를 외쳤을 뿐인 고진수 해고자의 핸드폰을 사기꾼이나 테러범 대하듯이 포렌식 수사하는 것도 과한데 경철서 안인데도 그를 풀어주디 않고 수갑2개에 포승줄에 계호조끼까지 4중으로 결박한 상태에서 포렌식 수사 참여를 종용하였습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입니다. 국가폭력입니다. 한국도 가입되어 있는 고문방지협약이 명시한 고문행위입니다. 중세와 달리 때리거나 신체를 훼손하는 신체형을 금지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자유형만을 인정하는 현대사회에서 경찰과 법무부가 고진수 동지에게 행한 일은 고문행위입니다. 고문방지법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이 이렇게 신체를 강박하고 물리력으로 모욕적인 처우는 고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이 있고 행형법에 따라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이게 변호사도 못 만나게 하고 수갑 등계호장구 사용을 최소화하라는 2005년 헌재 결정과 수갑 착용과 관련한 여러 번의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며 물리력을 행사했습니다. 모든 공무원들과 특히 구금자들을 접촉하는 공무원 대상으로 절대적 고문금지와 가혹행위 금지에 대한 교육도 권고했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엔피구금자의인권보호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행형법이 개정되었지만 구치소에서 자의적으로 구금된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여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고진수 동지가 인권침해를 당했습니다.
재벌이나 정치인에게 이런 4중 결박을 했겠습니까!. 해고자이고 노동자이기에 당한 노조혐오에 의한 차별행위이자 가혹행위입니다. 최근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된 현실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늘어날우려가 큽니다.
헌법재판소는 더이상 고진수 동지처럼 노동자들이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도록 평등권과 존엄을 보징받도록 정의로운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헌 법 소 원 심 판 청 구 서
청 구 인 고 진 수
피 청 구 인 1. 서울남부구치소장
2. 서울용산경찰서장
2026. 8. 18.
피고인 고진수의 변호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조지훈, 권 용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신하나,
최종연, 황호준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이현조, 노푸른
변호사 김상은, 변호사 김차곤
변호사 류하경, 변호사 서채완
변호사 유태영
헌법재판소 귀중
헌 법 소 원 심 판 청 구 서
청 구 인 고 진 수
대 리 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이현조, 노푸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조지훈, 권 용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신하나, 황호준, 최종연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김세희
변호사 김상은, 김차곤, 류하경, 서채완, 유태영
피청구인 1. 서울남부구치소장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월동 소재 서울남부구치소
2. 서울용산경찰서장
서울특별시 용산구 원효로89길 24 소재 서울용산경찰서
청 구 취 지
1.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2026. 5. 22. 09:30경부터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따른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 당시,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지 아니한 행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2.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같은 일시ㆍ장소에서 청구인 및 그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를 해제하여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위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는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3.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2026. 5. 22.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진행한 행위는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침해된 권리
헌법 제12조 제1항 신체의 자유, 헌법 제10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27조 제4항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 헌법 제27조 제1항ㆍ제3항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이에 근거한 방어권, 헌법 제12조 제4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보장되는 절차적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
1.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2026. 5. 22. 09:30경부터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청구인이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 따른 압수수색 참여권을 행사하는 동안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지 아니하고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거듭된 해제 요청을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라 합니다)
2.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같은 일시ㆍ장소에서 청구인 및 그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 해제 요구를 받고도 위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는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이하 ‘이 사건 부작위’라 합니다)
3.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이 2026. 5. 22. 청구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진행한 행위(이하 ‘이 사건 포렌식 행위’라 합니다)
청 구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의 지위 및 구속 경위
청구인은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으로서, 세종호텔 주식회사가 2021. 12. 10. 민주노조 조합원 12인만을 대상으로 단행한 정리해고에 맞서 4년이 넘는 기간 복직 투쟁을 이어온 자입니다.
청구인의 복직 투쟁은 사회적으로 폭넓게 지지받고 있으며,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합니다. 세종호텔 주식회사는 2021. 12. 10.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으나, 당시 회사는 2,0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추가로 신청하지 아니하였고, 노동조합이 제안한 비용 분담 방안조차 검토하지 아니한 채 민주노조 조합원 12인만을 해고 대상으로 삼았으며, 해고로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3년에는 약 21억 원의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였습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리해고의 요건으로 요구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 노력, 공정한 대상자 선정 기준의 충족 여부에 관하여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정들이고, 특히 해고 대상이 특정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결권에 대한 침해가 문제될 수 있는 국면입니다. 청구인이 지부장으로서 이러한 해고의 부당함을 다투고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여 온 것은, 헌법상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의 보호 영역 안에 있는 정당한 활동입니다.
지금까지 청구인이 투쟁의 방식으로 감내한 것은 자기 자신의 희생이었습니다. 청구인은 2025. 2. 13.부터 2026. 1. 14.까지 336일간 세종호텔 앞 약 10미터 높이의 철제 구조물 위에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채 고공농성을 이어갔고,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자 스스로 농성을 중단하고 내려왔습니다. 자신의 신원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아니한 채 절박한 호소를 이어 온 청구인의 행적은, 그에게 도주나 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의 위험을 상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정임과 동시에, 이 사건 각 침해행위가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여 온 자에 대한 과잉된 공권력 행사였음을 뒷받침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2026. 2. 4. 청구인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를 증거인멸 또는 도망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였고, 청구인은 2026. 5. 13. 동종의 공동주거침입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인은 경찰의 반복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2026. 2. 2.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퇴거불응)ㆍ업무방해의 점, 2026. 4. 1.자 공무집행방해ㆍ모욕의 점, 2026. 4. 15.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ㆍ공동재물손괴)의 점으로 구속기소되어(서울서부지방법원 2026고단100503호) 서울남부구치소에 미결수용자로 수용되어 있던 중 이 사건 침해를 당하였고, 2026. 6. 12.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어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나. 디지털포렌식 참여 경위
수사기관은 청구인의 휴대전화에 대하여 2026. 5. 22. 09:30경 서울특별시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에서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imaging) 작업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청구인은 자신의 변호인(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황호준)과 함께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가 정하는 압수수색 참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위 일시 및 장소에 적법ㆍ정당하게 출석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변호인은 이에 앞서 2026. 5. 15.자 의견서로 청구인 본인의 포렌식 절차 참여를 서면으로 요청한 바 있으므로[1],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절차 참여와 그에 따른 계호 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ㆍ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1 2026. 5. 15.자 변호인 의견서]
다.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청구인을 호송하여 나온 피청구인 소속 계호교도관 3명은,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는 동안 청구인에게 착용된 보호장비(구속복 및 수갑)를 해제하여 달라고 요구하자, 절차 내내 해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물을 마시거나 서명을 하여야 하는 등의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해제하여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변호인이 법적 근거의 제시를 요구하자, 교도관들은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 제339조[2]를 근거로 들면서, 이 사건 절차가 위 지침상 ‘현장검증’에 해당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고, 목적지인 서울특별시경찰청에 도착한 이후에도 수용자는 계속 ‘호송 중’인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보호장비를 해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청구인과 변호인은 위 절차를 주재한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에게도 보호장비의 해제를 거듭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법경찰관들은 계호교도관들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하거나 절차의 진행 방식을 조정하는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이를 방관하였습니다.
변호인이 거듭 해제를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들은 이를 끝내 거부하였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은 온몸이 구속복으로 묶이고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참여권을 행사하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사실상 참여권 행사가 불능 상태에 이르러, 청구인과 변호인은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고 퇴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절차를 연기하거나 청구인 측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그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라. 현장 변호인 접견 요청의 거부
변호인은 교도관들의 보호장비 해제 거부가 반복되자 그 자리에서 청구인에 대한 변호인 접견을 요청하였으나, 교도관들은 “사전에 접견신청을 하지 않았고 즉석에서 접견신청서를 제출할 수도 없으므로 접견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마. 이후의 경과
청구인은 부당한 구속과 압수수색ㆍ디지털포렌식 등 수사 과정에서 계속된 보호장비 사용에 항의하여 2026. 5. 22. 정오부터 구치소 내에서 단식에 돌입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각 침해행위를 당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변호인단은 같은 날 법무부 교정본부장 및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에게 보호장비 해제 거부 및 접견권 침해에 관한 항의 및 시정 요구 의견서를 발송하였습니다.
[참고자료 2 2026. 5. 23.자 변호인 의견서]
나아가 청구인에 대한 2026. 6. 10.자 전자정보 탐색ㆍ선별 절차에서도, 수사기관은 구치소 출입 제한으로 변호인의 도착이 지연되자 대기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아니한 채 오전 절차를 변호인 부재 상태에서 진행하는 등, 참여권을 형해화하는 동종의 행위를 반복하였습니다. 청구인은 그 후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나, 이 사건 각 침해행위와 같은 계호ㆍ수사 실무는 지침과 관행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시정 없이 반복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바.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②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의 이 사건 부작위, ③ 같은 사법경찰관들의 이 사건 강행행위가 각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입니다.
2.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의 근거 규정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 합니다) 제97조 제1항은 교도관이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다음과 같이 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97조(보호장비의 사용) ① 교도관은 수용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1. 이송ㆍ출정, 그 밖에 교정시설 밖의 장소로 수용자를 호송하는 때
2. 도주ㆍ자살ㆍ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큰 때
3. 위력으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
4. 교정시설의 설비ㆍ기구 등을 손괴하거나 그 밖에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큰 때
또 형집행법 제99조 제1항은 “교도관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하며, 그 사유가 없어지면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도관들이 원용한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해당 조항은, 현장검증 시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인 것으로 보이나, 현재 공개되지 아니하였고, 조문 내용은 교도관들이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하여 청구인 측이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였습니다.
3. 적법요건의 구비
가.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함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피청구인 서울남부구치소장 소속 계호교도관들이 그 우월적 지위에서 청구인의 신체에 일방적으로 물리적 강제를 가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합니다. 헌법재판소는 구속 피의자가 검사조사실에서 수갑 및 포승을 시용한 상태로 피의자신문을 받도록 한 계구사용행위 등에 관하여 공권력 행사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에 나아간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 부작위는, 아래 4. 사.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사 과정 중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요구가 있는 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교도관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할 법령상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참조), 이는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정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강행행위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이라는 전형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합니다.
나.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ㆍ직접성
청구인은 이 사건 각 침해행위의 직접 상대방으로서 자기관련성이 인정되고, 위 각 행위 및 부작위는 별도의 집행행위를 매개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신체와 절차적 지위에 직접 작용하여 기본권을 제한하였으므로 직접성 요건도 충족합니다. 침해행위가 이미 종료되었다는 사정은 아래 라.항의 권리보호이익의 문제로 검토합니다.
다. 보충성 원칙의 예외
1)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 부분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이미 종료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나아가 형집행법 제116조의 소장면담 및 제117조의 청원 제도는 그 처리기관이나 절차 및 효력 면에서 권리구제절차로서 불충분하고 우회적인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구제절차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청구인으로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달리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없으므로 보충성 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합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2. 7. 26. 선고 2011헌마42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이 사건 부작위 및 강행행위 부분
이 사건 부작위에 관하여 보면,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하는 절차인바, 사법경찰관들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순수한 부작위가 위 조항의 '처분'에 포섭되어 준항고의 대상이 되는지는 법문상 불확실합니다. 나아가 이 사건 부작위와 강행행위는 모두 2026. 5. 22. 당일 종료되었고, 봉인해제 및 이미징의 완료로 수사기관의 전자정보 취득이 이미 이루어진 이상, 준항고에 의한 취소ㆍ변경으로는 침해된 참여권을 회복하거나 권리구제의 실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미 종료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하여는 헌법소원 외에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없다는 것이 확립된 선례입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또한 청구인이 본안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 강행행위로 취득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위법수집증거로서 다투고 있는 사정은 보충성 판단의 장애가 되지 아니합니다.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능력 다툼은 공권력 행사 자체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취소ㆍ변경을 구하는 권리구제절차가 아니라 그로 인한 소송법적 효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구속 피의자가 계구를 착용한 상태로 피의자신문을 받아 조서가 작성된 사안에서, 그 조서의 증거능력을 형사재판에서 다툴 수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계구사용행위 자체의 위헌 여부를 직접 판단한 바 있는바(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이는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위헌적 공권력 행사에 대한 헌법적 통제가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법적 통제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라. 권리보호이익 및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2026. 5. 22. 당일 종료되었고, 청구인은 그 후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본권 침해와 그로 인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습니다. 그러나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의 기능도 겸하고 있는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구인이 이미 출소하여 기본권 침해가 종료된 사안에서, 계구사용행위가 법무부훈령에 의거한 점에서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확실시되고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 해명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이유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첫째,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법무부 훈령인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관련 조항에 의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동일한 지침이 유지되는 한 압수수색 참여, 피의자신문 참여 등 교정시설 밖의 법적 절차에 참여하는 미결수용자 일반에 대하여 동종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실제로 청구인 본인에 대하여도 이 사건 이전의 수사 절차에서 유사한 보호장비 사용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 사건 부작위 및 강행행위 역시 수사 실무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청구인에 대한 2026. 6. 10.자 전자정보 탐색ㆍ선별 절차에서도 수사기관이 변호인 부재 상태에서 절차를 강행하는 등 동종의 행위가 이미 반복되었습니다.
둘째, 디지털포렌식 절차 참여 등 수사기관 소환 상황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보호장비 해제 여부는 실무상 계속 문제되고 있음에도, 이에 관한 헌법적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아니한 상태입니다. 특히 구체적 위험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통제된 수사기관 내 사무실에서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도중에도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는지의 문제는, 미결수용자의 참여권 보장 및 방어권 행사와 직결되는 헌법적으로 중요한 쟁점입니다.
셋째, 헌법재판소는 검사조사실에서의 수갑ㆍ포승 사용에 대하여 이미 위헌임을 확인한 바 있으나(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의 디지털포렌식 참여라는 새로운 유형의 절차에서의 보호장비 사용에 관하여는 아직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습니다. 디지털 증거가 형사절차의 중심이 된 오늘날, 전자정보 압수수색 참여 과정에서의 수용자 처우에 관한 헌법적 기준의 정립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합니다.
마. 청구기간의 준수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2026. 5. 22. 있었고, 청구인은 같은 날 그 자리에서 침해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90일 이내인 2026. 8. 18. 제기되는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이 정한 청구기간(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을 준수하였습니다.
4.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의 위헌성
가. 미결수용자의 헌법적 지위와 보호장비 사용의 원칙
1) 무죄추정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무죄추정의 원칙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의 전 단계에 있는 피의자에 대하여도 적용되며, 수사절차에서 공판절차에 이르기까지 형사절차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입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미결수용자에 대한 기본권 제한은 구금의 목적인 도주ㆍ증거인멸의 방지와 시설 내 규율 및 안전 유지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서는 아니 되고, 그 한계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구체적인 자유ㆍ권리의 내용과 성질, 제한의 태양과 정도 등을 교량하여 설정되어야 합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보호장비 사용의 법적 한계
대법원은 ‘검사가 조사실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피의자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피의자에게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등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구금된 피의자는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보호장비 착용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확히 선언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헌법재판소 역시 계구의 사용은 무엇보다 수용자의 육체적ㆍ정신적 건강 상태가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시설의 안전과 구금생활의 질서에 대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위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제한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져야 하며, 명백한 필요성이 계속하여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즉시 해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습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 국제인권기준
국제규범 역시 같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위 2001헌마728 결정에서 원용한 「피구금자 처우를 위한 최저기준 규칙」 제33조는 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하면서, 호송 중 도피에 대한 예방책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사법 또는 행정당국에 출석할 때에는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참여권 행사를 위하여 수사기관에 출석한 청구인에 대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한 이 사건 조치가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아니함은 명백합니다.
나.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소정의 요건 불충족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이 있었던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 참여3실은, 교도관 3명, 수사관 3명, 변호인 1명이 동석하고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경찰청 내부 보안 시설의 사무실이었습니다. 외부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고 도주 경로가 차단되어 있었으며, 복수의 교도관이 청구인의 바로 곁에서 근접계호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 상황에서 청구인에게 도주, 자살ㆍ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 시설 손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아가 청구인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자해나 소란 등의 행동을 보인 사실이 전혀 없고,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채 336일간 농성을 수행하는 등 절차를 회피할 의사가 없음을 스스로 보여 온 자입니다. 실제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6. 2. 4. 청구인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를 ‘증거인멸 또는 도망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습니다.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4호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는커녕, 법원이 이미 그 부존재를 확인한 사안인 것입니다. 또한 청구인은 목적지에 이미 도착하여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 있었으므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호의 ‘호송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같은 법 제99조 제1항에 따라 교도관들은 보호장비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였어야 합니다.
다. ‘현장검증’ 및 ‘계속 호송 중’ 주장의 부당성
1) ‘현장검증’ 해당 여부
교도관들은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의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절차가 ‘현장검증’에 해당하여 보호장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절차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증거물에 대한 봉인해제 및 이미징 작업으로서, 범죄 현장이나 물적 증거의 상태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ㆍ재현하는 ‘현장검증’과 그 성격과 내용이 전혀 다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내부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미징 작업은 개방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장검증과 동일시할 수 없고, 수용자가 돌발적 행동을 하거나 도주할 위험이 현장검증에 비하여 오히려 현저히 낮은 통제된 환경입니다. 해당 지침의 ‘현장검증’ 조항을 이 사건에 유추ㆍ확장 적용하는 것은 법령의 문언과 취지를 벗어난 자의적 해석입니다.
2) ‘계속 호송 중’ 주장의 부당성
교도관들은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수용자는 여전히 ‘호송 중’ 상태이므로 보호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형집행법 제97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하는 ‘호송’은 수용자를 교정시설에서 목적지로 이동시키는 행위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 해당 장소에서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는 그 성격을 달리합니다. 목적지 도착 이후를 무한정 ‘호송 중’으로 의제하는 해석은, 그 사유가 없어지면 지체 없이 사용을 중단하도록 한 형집행법 제99조 제1항을 형해화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수형자가 행정법정 방청석에서 자신의 변론 순서를 대기하는 동안 수갑 1개를 착용하도록 한 행위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법원의 심리절차 등이 진행 중이 아닌 동안의 보호장비 사용을 문제 삼지 아니하는 전제로서, 심리절차 진행 중에는 보호장비를 해제하도록 한 계호업무지침 제201조 제4호의 취지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8. 7. 26. 선고 2017헌마12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결정의 사안에서는 실제 변론이 시작되기 전에 보호장비가 모두 해제되어 청구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변론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설령 목적지 도착 이후의 계호업무를 넓은 의미의 호송의 연장으로 파악하는 입장에 서더라도, 해당 법적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보호장비를 해제하는 것이 확립된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대기 중의 일시적 보호장비 착용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이 보장된 압수수색 절차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단계 전체에 걸쳐 보호장비 해제를 거부한 것이므로, 위 결정의 사안과는 국면을 전혀 달리하며 그 위법성이 명백합니다.
라. 과잉금지원칙 위반
설령 교도관들의 주장처럼 해당 지침이 이 사건에 형식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됩니다.
먼저 수용자의 도주 방지와 안전 확보라는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는 경찰청 내부 사무실에서 교도관 3명과 수사관 3명, 변호인이 동석한 이 사건의 구체적 상황에서는 그러한 위험이 애당초 현실화될 여지가 없었으므로, 보호장비의 계속 사용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교도관 3명이 근접계호를 하는 상황이라면 보호장비를 전부 해제하더라도 계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적어도 수갑만이라도 해제하거나 결박의 정도를 완화하는 덜 침익적인 수단이 존재하였음에도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사용한 상태를 절차 내내 유지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법익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보호장비 해제로 인한 안전 감소의 정도는 구체적이지 아니하고 추상적인 반면, 청구인이 입은 불이익은 극히 중대합니다. 온몸이 구속복으로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는 증거물을 확인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자정보의 탐색 과정을 감시하는 등 참여권에 수반되는 어떠한 실질적 행위도 수행하기 어렵고, 실제로 청구인은 참여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퇴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피압수자의 참여권은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에 대한 무분별한 탐색을 통제하는 핵심적인 절차적 권리인바,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그 행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청구인의 방어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근저에서 훼손하였습니다.
마.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보장 원칙 위반
신체를 결박하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 고통을 초래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긴장과 심리적 위축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긴장과 심리적 위축이 방어권 행사에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은 헌법재판소가 이미 명확히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청구인은 압수수색 참여권 행사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 놓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의 보전이나 위법한 증거 수집 과정에 대한 이의제기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봉쇄되었습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여 무죄로 추정되는 청구인을, 도주 등의 구체적 위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결박된 상태로 형사절차에 참여하도록 강제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행사 보장 원칙의 근본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 참여권의 침해
헌법 제12조 제4항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검사, 피고인ㆍ피의자뿐만 아니라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음을 명문으로 규정하여, 변호인의 참여를 통한 조력을 압수수색 절차 적법성 통제의 핵심 장치로 삼고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보호장비 해제의 문제를 변호인의 참여권 보장과 결부하여 판단하면서, 변호인의 해제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수사기관의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참조).
이 사건에서 변호인은 청구인의 참여권 행사를 조력하기 위하여 절차에 출석하여 보호장비 해제를 거듭 요청하였으나, 교도관들의 거부로 인하여 청구인이 결박된 상태로는 실질적 참여가 불가능하게 되자 청구인과 함께 퇴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청구인 본인의 참여권 행사가 좌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여 전자정보의 탐색 범위를 감시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조력 활동 일체가 함께 봉쇄되었습니다. 나아가 교도관들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변호인의 현장 접견 요청마저 사전 신청서 미제출이라는 형식적ㆍ절차적 이유만으로 거부함으로써, 청구인이 즉각적인 법률적 조언을 받을 기회조차 차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국면에서 그 조력의 통로를 전면적으로 차단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하였습니다.
사. 이 사건 부작위의 위헌성 ― 사법경찰관의 보호장비 해제 요청 의무 불이행
대법원은 검사가 조사실에서 구금된 피의자를 신문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교도관에게 보호장비의 해제를 요청할 의무가 있고, 교도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이러한 법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적용됨을 명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17.자 2015모2357 결정).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ㆍ제2항이 불구속 수사의 원칙과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 인권 존중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 절차를 주재하는 수사기관은 그 절차 내에서 피의자의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할 일차적 책임을 부담하며, 보호장비의 해제 권한이 교정기관에 있다는 사정은 수사기관을 이 책임에서 면제시키지 아니합니다.
이 사건에서 압수수색 절차를 주재한 피청구인 서울용산경찰서장 소속 사법경찰관들은 청구인과 변호인으로부터 보호장비 해제 요구를 명시적으로 받았으므로, 위 법리에 따라 계호교도관들에게 해제를 요청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해제를 요청하기는커녕 절차의 진행 방식을 조정하는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교도관들의 위법한 보호장비 유지를 방관하였습니다. 이 사건 부작위는 법령상 작위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공권력의 불행사로서,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와 방어권에 대한 침해 상태를 방치ㆍ조장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위헌입니다.
아. 이 사건 강행행위의 위헌성 ― 참여권을 배제한 전자정보 압수수색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피의자와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음을, 제122조는 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사전통지 의무를 각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에 대한 이미징, 탐색, 복제, 출력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전체에 걸쳐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한 압수수색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참여권이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적법성을 담보하는 본질적 절차 보장임을 확인하였습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이러한 참여권은 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의 적법절차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소송법이 구체화한 것으로서 헌법적 보호를 받는 절차적 기본권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과 변호인이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은, 피청구인들 측이 위법하게 보호장비를 유지하고 그 시정을 방관함으로써 실질적 참여가 불가능한 상태를 스스로 초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절차를 연기하거나 보호장비 문제를 해소한 후 절차를 재개하는 등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법경찰관들은 자신들이 초래한 참여 불능 상태를 기화로 삼아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봉인해제 및 이미징 절차를 그대로 강행하였는바, 이는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입니다.
이 사건 강행행위로 취득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은 본안 형사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로서 별도로 다투어지고 있으나, 증거능력의 배제는 개별 소송에서의 소송법적 효과에 그칠 뿐이고, 참여권을 배제한 채 전자정보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수사 관행 자체의 위헌성을 확인하고 그 반복을 방지하는 것은 헌법소원에 의한 위헌확인으로써만 달성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계구를 사용한 상태의 피의자신문에 대하여 그 신문으로 작성된 조서의 증거법적 취급과 별개로 계구사용행위 자체의 위헌을 확인한 것(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과 같은 이치입니다.
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침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수용자의 신체거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계구사용행위는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입장입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1헌마16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36일의 고공농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던 청구인에게, 아무런 구체적 위험이 없는 통제된 공간에서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착용한 상태로 법적 절차에 참여할 것을 강제한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서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합니다.
차. 관련 선례와의 비교
헌법재판소는 2005년 검사조사실에서 수갑 및 포승을 병행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게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 및 방어권 행사 보장 정신의 근본취지에도 어긋나는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1헌마7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2004헌마49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은 위 선례와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위헌성이 오히려 더욱 명백합니다.
첫째, 위 선례의 검사조사실은 민원인 등 외부인이 출입하는 반개방적 구조로서 도주 등의 위험이 일정 부분 논의될 수 있었던 반면, 이 사건 장소는 서울지방경찰청 내부의 출입이 통제된 보안 시설로서 그러한 위험을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위 선례의 피의자신문은 피의자와 검사 사이의 긴장된 문답이 이루어져 돌발상황의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었던 반면, 이 사건 절차는 디지털 증거물의 봉인해제 및 이미징 작업을 참관ㆍ확인하는 절차로서 그러한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반면, 피의자신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절차 역시 당사자가 의견 제시를 하는 실질적 수사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셋째, 위 선례에서는 수사검사가 계구 해제를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이 거부한 사정이 위헌성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는데, 이 사건에서는 청구인의 방어권 보장의 직접 담당자인 변호인이 해제를 거듭 요청하였음에도 교도관들이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넷째, 위 선례에서는 계구가 사용된 상태로나마 피의자신문 절차 자체는 진행되었던 반면, 이 사건에서는 보호장비 해제 거부로 인하여 청구인과 변호인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절차는 참여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본권 침해의 결과가 더욱 중대한 것입니다.
5. 청구인이 입은 고통과 신속한 헌법적 해명의 긴요성
청구인은 336일에 이르는 고공농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구속되었고, 부당한 구속과 이 사건 디지털포렌식 참여 과정을 비롯한 수사 과정에서의 보호장비 사용에 항의하여 2026. 5. 22. 12시부터 구치소 내에서 단식을 이어갔습니다. 구치소에서의 단식은 효소나 죽염 등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취할 수 없어 청구인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었습니다[3]. 청구인은 그 후 법원의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으나, 훼손된 건강과 침해된 기본권은 회복되지 아니하였습니다.
청구인의 단식은 수사ㆍ계호 과정에서 보호장비 사용에 관한 법적 원칙이 준수되지 아니하는 현실에 대한 절박한 항의였습니다. 청구인이 석방된 지금도 전국의 미결수용자들은 압수수색 참여, 피의자신문 등 각종 법적 절차에서 동일한 처우에 놓여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 대하여 신속하고 명확한 헌법적 판단을 내려 주심으로써, 미결수용자가 법적 절차에 참여함에 있어 보호장비 해제를 원칙으로 하는 법리가 수사ㆍ계호 현장에서 충실히 준수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6. 침해된 기본권의 정리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다음의 각 기본권을 침해합니다.
첫째, 신체의 자유(헌법 제12조 제1항)입니다. 도주ㆍ자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상황에서 구속복과 수갑을 병행 사용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둘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입니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청구인에게 법적 절차 참여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합니다.
셋째,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4항)입니다.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청구인은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로 인하여 사실상 유죄가 확정된 자에 준하는 처우를 받았습니다.
넷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헌법 제27조 제1항ㆍ제3항)입니다. 보호장비 착용의 강제로 인하여 청구인은 압수수색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였고, 이는 형사절차에서의 방어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합니다.
다섯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헌법 제12조 제4항)입니다. 이 사건 각 침해행위는 변호인의 압수수색 절차 참여를 통한 조력을 봉쇄하였고, 긴박한 상황에서의 현장 접견 요청마저 형식적 이유로 거부됨으로써 그 침해가 가중되었습니다.
여섯째,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보장되는 절차적 기본권(헌법 제12조 제1항ㆍ제3항)입니다. 이 사건 부작위와 강행행위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참여권 보장 절차를 형해화한 것으로서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됩니다.
7. 결 론
이 사건 보호장비 사용행위는, 보호장비의 사용이 도주ㆍ폭행ㆍ소요 또는 자해나 자살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태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만 허용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에 비추어, 그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훈령상 조항의 자의적 해석에 기대어 이루어진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입니다.
이 사건 부작위는 절차를 주재한 사법경찰관들이 법령상 인정되는 보호장비 해제 요청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공권력의 불행사이고, 이 사건 강행행위는 피청구인들 스스로 초래한 참여 불능 상태를 기화로 청구인과 변호인의 참여 없이 전자정보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으로서, 각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방어권과 변호인 조력권의 핵심을 훼손한 위헌적 공권력 행사 및 불행사입니다.
비록 이 사건 각 침해행위는 이미 종료되었으나, 지침과 수사 관행에 근거한 동종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확실시되고, 디지털포렌식 참여를 비롯한 수사기관에서의 각종 법적 절차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보호장비 사용 원칙 및 전자정보 압수수색 참여권 보장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므로,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청구취지와 같이 그 위헌임을 각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 부 서 류
[1] 당시 담당 수사관인 배효열 경위는 피고인의 변호인에게 ‘피고인의 변호인만 참여하고, 피고인의 참여는 불가하다. 구치소에서 포렌식 장소까지 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통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변호인이 2026. 5. 15.자 의견서를 제출하며 항의하자, 간신히 피고인과 피고인의 변호인 모두의 참여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2] 교도관이 제시한 휴대폰 화면이 스크롤되는 중에 확인한 조항으로서, 조문 번호는 정확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3] 피고인의 가족 및 동료들은 피고인에게 효소나 죽염을 전달해주거나 제공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남부구치소는 이 역시 거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