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교권보호국으로 교사 보호 안 된다!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국 신설을 우려하는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 공동 기자회견
2026년 6월 25일(목) 오전 9시 국회 앞
■ 주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 오늘(25일) 오전 9시 국회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등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보호국 신설 추진에 대해 비판과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교육감직 인수위원회와 국회의원 김준혁, 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주최로 <경기 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교사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기 학교나 문제 학생이 있는 곳에 20~30명 규모의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장교·부사관 등 전역자 교사)을 즉각 투입하여, 폭력이 아닌 강한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교 분위기를 바꾸겠다.”라고 발언했다.
○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을 모티브로 한 안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사회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으나, 안 당선인은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 투입 방안을 공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발언 철회와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국가인권위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것, 위기 학생·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순서
- 발언 1.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
발언 2. 서민준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 발언 3.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
- 발언 4.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발언 5.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발언 6. 이제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드라마에서 교육을 찾지 마라!
-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만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구상 강력히 규탄한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경기 교육 나아가 공교육 전체를 후퇴시킬 발언과 정책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해병대·특수부대 출신 교육활동 감독관’을 포함한 ‘교권보호국’ 신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자칭 진보교육감이 드라마 속 초법적·폭력적 해결 방식에서 교육 정책의 방향을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 당선인의 발언에 따르면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참교육〉은 사회적 부조리를 건드리는 듯하면서도, 촉법소년 제도에 관한 과장된 왜곡,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처리하는 에피소드, 체벌 금지 인권 단체를 비난하는 장면 등 반민주적인 인식을 서슴없이 담고 있다. 교육감 당선인이라면 이 드라마의 위험성을 먼저 경고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안 당선인은 드라마 방영 이틀 만에 이를 자신의 치적 홍보 수단으로 삼더니,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설립을 제안했다. 이 같은 속도전은 안 당선인의 발언이 교육적 숙고가 아닌 정치적 계산의 산물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육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교권 실추’와 ‘교실 붕괴’라는 말은 이미 1980~90년대부터 나왔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갈등은 단편적이지 않다.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된 것보다 의도하지 않은 오해, 서로 다른 기대의 충돌, 지원받지 못한 위기 학생과 소진된 교사가 뒤엉킨 복합적 관계 갈등이 훨씬 많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급을 배정하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며, 법정 인원을 초과한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치하고도 모른 척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이 교사의 고통을 가중시켜 왔다.
학생 역시 안전하지 않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는 396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았으며,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을 '괴물'로, 학부모를 '악성 민원인'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담론은 이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가짜뉴스일 뿐이다.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안 당선인이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수십 년 전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려 했던 시도가 수많은 문제를 낳으며 사장되어 온 공교육 역사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권위 있는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교실에 들어온다고 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숨막히는 위계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다.
더욱이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률과 제도는 이미 다수 도입되어 있다. 교육활동 침해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교사단체가 요구한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정책화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또 하나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점검하는 일이다.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될 때, 교사단체들은 환영할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우려해야 한다.
교육청이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해 공식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은 이미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 이관에서 선례를 보였다. 그 결과는 교육적 개입의 실종,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 심화였다. 같은 기조의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이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시작으로 제주, 충남, 강원, 대전이 줄줄이 유사 기구 설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학생인권조례조차 정착되지 않은 지역이다. 안 당선인이 일으킨 속도전이 학생 인권의 후퇴와 나란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와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려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인권의 원칙 속에서 회복과 대화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가 그 이정표다.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 것, 교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것, 위기 학생과 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인력을 배치할 것, 학생의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할 것 등 인권위 권고를 이행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 속에서는 교육도, 보호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에게 다음을 엄중히 요구한다.
첫째, '특수부대 출신 교원' 활용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
둘째,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하라.
넷째, 드라마를 본떠 졸속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
다섯째,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위기 학생·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체계 구축에 즉각 나서라.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한다. 교사의 노동권 보호와 교육활동 보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경기교육감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다.
2026년 6월 25일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오늘(25일) 오전 9시 국회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등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보호국 신설 추진에 대해 비판과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교육감직 인수위원회와 국회의원 김준혁, 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주최로 <경기 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교사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기 학교나 문제 학생이 있는 곳에 20~30명 규모의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장교·부사관 등 전역자 교사)을 즉각 투입하여, 폭력이 아닌 강한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교 분위기를 바꾸겠다.”라고 발언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을 모티브로 한 안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사회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으나, 안 당선인은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 투입 방안을 공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발언 철회와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국가인권위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것, 위기 학생·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 발언 1.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
청소년녹색당에서 활동하는 윤수영입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채 하기 전에, 자신의 인권 감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정책과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폰 프리 스쿨’을 내걸며 청소년 당사자들에 대한 스마트기기 제한을 정당화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해병대 출신 교사들로 이루어진 ‘경기도형 교육활동보호국’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감직을 맡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쯤 되면 인권교육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민석 당선인이 역점을 두고 있는 두 정책들은 모두 어린이청소년을 향한 억압과 통제를 통해 학교현장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참교육〉 방영 이후 안민석 당선인이 전면에 내세우는 교권보호국 신설 구상은, 실제로 교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습니다.'문제학생을 응징하는 권위 있는 교사'라는 드라마적 해결책은 보는 이에게 통쾌함을 줄 수 있어도, 학교 현장의 진짜 문제를 바로잡지 못합니다.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수십 년 전 이미 한국 교육의 주류였고, 그 한계와 폐해가 드러나면서 점차 퇴조해 온 방식입니다. 학생 당사자 개개인에 대한 통합적 지원으로 교사의 노동 강도를 경감시키거나, 충분한 지원 인력을 배치하고 위기 학생에 대한 돌봄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극소수 ‘해병대 출신 감독관’의 권위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허무맹랑한 발상입니다.
지금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학교 구성원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회복입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 권고’를 비롯하여 권리 중심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학생에게는 권리를, 교사에게는 지원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회복하고 학교를 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안민석 당선인이 1순위로 해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럴 역량과 의지가 없다면, 유감이지만 교육감직을 재고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청소년녹색당은 교육정책이 누군가에게 통쾌함과 희열을 안겨주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권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은 ‘교권보호국 신설’에 전면 반대합니다. 안민석 당선인에 다시금 촉구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교육행정 그만두십시오. 누군가의 권리를 짓밟고 학교 문화를 다시금 무너뜨리는 방식의 교육행정이 아니라, 학생과 교육노동자들의 숨겨진 권리를 되찾고 다니고 싶은 학교, 일하고 싶은 학교 만드는 일에 앞장서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런 일들이 자극적인 발언과 정책을 내세우면서 유명세를 얻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감이라면, 경기도 어린이청소년들과 양육자, 교육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띄지 않지만 너무나 당연하고 지극히 필요한 교육감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발언 2. 서민준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안녕하세요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서민준입니다.
진보교육감은 뭔가 다를것이다 라고 하는 생각. 몇차례의 진보교육감을 거치며 그 생각은 많이 옅어졌던 것 같습니다. 진보교육감이라는 이름으로 당선되었지만, 교육감이 되고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때로는 실망시키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 실망이 모여 4년 전, 경기도는 10여년만에 보수교육감을 당선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파장은 거대했습니다. 교육청의 변경된 학칙 권고안에 따라 학생인권은 후퇴하기 시작했고, 제가 다니던 학교는 등교시간도 앞당겼습니다.
이런 퇴행적인 상황을 보며, 정말 제대로 된 교육감. 인권의 퇴행이 아니라 전진시킬 수 있는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저 뿐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부푼 기대를 안고 이번에 안민석 교육감이 당선되었습니다.
당선된지 이제 3주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임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안민석 당선자는 보수교육감때도 없던 반인권적 발상으로 ‘진보교육감은 다르다’는 희망을 잘라놓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직 나무막대기를 들고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물론 때리시지는 않습니다. 대신 막대기로 교탁을 치거나 칠판을 쾅 치십니다. 그럴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고 교실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집니다. 그럴때마다 제대로 수업을 듣기보다는 혹여나 꼬투리 잡히지는 않을까 선생님의 기분을 살피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안민석 당선인은 교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권위적이고 숨막히는 분위기에서 학교는 배움의 장이 아닌 눈치를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장이 됩니다.
안민석 당선인은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경기형 민주시민교육 대표모델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선인의 구상대로라면,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수업을 하러 들어오거나 감독관으로 들어온 상태에서 만들어진 강한 권위의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위계질서를 느끼며 민주주의를 배우는 민주시민교육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럼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군부시대에서나 볼법한 권위주의적인 교육을 받는것입니까 민주시민교육을 받는것입니까. 말로는 민주적 사회, 다양한 존재가 공존하는 사회를 배우지만 피부로는 권위와 위계를 배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안민석 당선인이 말하는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권는 존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권위를 통해서는 존중을 배울 수 없습니다. 권위 하에서는 또다른 폭력만 양산될 뿐입니다.
권위가 아니라 존중속에서 인권을 꽃피우는 사회를 위해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도 함께 싸우고 노력하겠습니다.
- 발언 3.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
최근 접한 어느 언론의 기획 보도 타이틀은 ‘괴물 교실이 부른 교권보호국’이었습니다. 괴물 교실이라니, 단편적 선언을 보니 몇 년 전 교사 단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유됐던 ‘몬스터 패런츠’(괴물 부모) 이미지가 떠오르며 다시금 참담했습니다.
공동체는 서로를 살피고 돌봐야 하는데 상대를 괴물로 규정하면서 공동체가 유지될 리 만무합니다.
학생은 괴물이 아닙니다. 학부모도 괴물이 아닙니다. 교사 역시 괴물을 상대하는 직역이 아닙니다.
학교 현장의 갈등과 문제의 원인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그간 경험하고 접한 결과 갈등의 상당수는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되지 않으며 의도하지 않은 오해나 실수, 서로 다른 기대치가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복잡한 관계 갈등이 존재합니다.
학교폭력 사안 역시 최근에는 가/피해가 명확하게 갈리기 어려운, 즉 5대 5 , 쌍방 사건 같은 관계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디어에서 이분법적으로 재현되고 소비되는 모습으로만 문제에 접근하면 우리 교육이 처한 본질과 구조는 결국 가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감은 학생 인권과 교사 인권을 함께 보호하며, 인권친화적 학교를 만들어가야 책임이 있습니다. 이슈 몰이와 치적 쌓기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가해자로 규정하고, 교사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응당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누구도 아닌, 교육감이, 소위 진보 교육감의 타이틀을 붙이고서 진행 중인 상황이라는 점에 화가 치밉니다.
고자극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정서적 분노를 자극하며 내놓는 정책은 절대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교권국, 혹은 교육활동지원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개별 학교와 교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은 현장의 교사입니다.
개별 교사에 대한 교육 침해 사안은 학교장의 판단과 학교 내 갈등 관리 역량 따라 피해 교원 보호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관리자가 조기에 역할을 하게 할 일이지 몇 겹의 장치로 옥상옥을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또한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하고 교육청이 공식적 법률적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교육활동지원국의 방안은 앞서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으로 이관과 의도와 방식이 유사합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교육적 개입은 사라지고 학생, 양육자 개인들끼리 처리하라는 움직임은 결국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를 심화시켰습니다.
6월 5일 드라마 참교육이 방영을 시작한 이후, 12일 민주연구원이 정책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 안에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제안했고 같은 날 안민석 당선인은 에스엔에스에 공개적으로 드라마와 연결해 화제를 띄우더니 14일, 경기도 차원의 교권보호 전담기구를 제안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25일, 토론회가 열리는 현재 경기를 포함해 제주, 충남, 강원, 대전 등이 줄줄이 유사 조직 설립 움직임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강원, 대전은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지역이며, 충남은 도의회가 폐지를 의결했지만 대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 간신히 효력이 유지 중입니다. 그런데 교권국 설립 움직임은 왜이리 속도전을 내는 겁니까?
교사를 혼자 두지 않는 구조는 학생, 학부모에게도 마찬가지 절실합니다.
입시 경쟁과 점점 빨라지는 조기 선택에 대한 압박과 실패에 대한 불안 등으로 가득한 한국의 학교 현장은 충분히 야만적인 공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3년 만, 6년 만을 세면서 참을 ‘인’으로 버티거나 그래도 ‘교육다움’을 회복하길 바라는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교권국’은 또 다른 압박과 무력감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학교를 떠나는 학업중단 학생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가 396명(잠정)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숫자를 보였습니다. 두 사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된 위험 요인은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어려움. 우울 불안 증가,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 등입니다.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시고, 소수의 ‘빌런’을 처단하고 겁을 주는 조직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고 회복하는 방향으로 골몰하시기 바랍니다.
교육적 의도를 가졌으나 어려운 상황 앞에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교사, 좋은 교사가 되고 싶고 교육적 책임감이 강했기에 더욱 현장에서 상처를 받아야 했던 교사, 교육공동체 회복에 동참하고 싶으나 반교육적 흐름에 회의감과 무력감을 느껴야 했던 학부모, 취약한 자녀를 보호해야 하지만 자원이 없어서 상담과 민원의 경계가 모호하고 이를 전달하는 통로를 알지 못해 결국 학교에 불신과 피해의식을 쌓아 온 학부모, 일시적 훈육이 아니라 전문적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 등 세심하고 꾸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의 외부자로 내몰고, 교육의 주체들을 신뢰가 아닌 대립적 관계로 내모는 교육감과 교육 정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민석 교육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깊은 강물은 소리내어 흐르지 않는다”는 선문답식 대답을 내놨습니다. 깊든, 얕든 꽉 막힌 강물은 결국 썩습니다. 썩은 강물에선 생명이 살 수 없습니다. 교권국은 우리가 떨치고 왔던 ‘과거’이자 썩은 강물임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랍니다.
- 발언 4.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활동하는 공현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많습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가 현실의 문제점을 선명하게 드러내준다고 생각하며, 이를 폭력이나 초법적 방식으로 해결해 주는 소위 '사이다' 전개에 쾌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참교육이 가지는 문제점도 분명합니다. 그러한 설정과 전개를 정당화하기 위해, 극우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촉법소년에 관해 실제 법 제도와도 다른 거짓되고 과장된 내용을 담는다든지,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간주하는 에피소드 등 극우화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인식이 드라마나 원작 웹툰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애초에 체벌 금지를 주장하는 인권단체들을 비난하며,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인 체벌을 옹호하는 교육부 장관의 대사가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사회적 부조리와 권력층이 문제인 것처럼 지적하면서도, 그 해결책으로 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공격하는 것이 바로 극우적인 행태입니다.
드라마의 해악이나 구린 점에 대해서 이렇게 문화적 비평을 나눌 수 있다면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저변에 있는 사고방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심각한 문제는 드라마 참교육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며 교권보호국을 신설하자는 등의 주장을 꺼내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과 같은 초법적이고 폭력적 기구는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애초에 그런 식으로 현재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부적절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육감이라면 명백한 아동학대이자 인권침해인 체벌을 옹호하는 참교육 속의 교육부 장관이나 교권보호국의 주장을 보며 위험성을 먼저 느껴야 마땅합니다. 우리 사회에세 체벌이 금지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학교에서의 체벌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의 미비로 여전히 완전히 금지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체벌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높게 나타나는 실정입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감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드라마의 이런 점에 대해서 분명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드라마 참교육을 보고는 교권보호국 도입부터 말하는 것이 과연 교육감의 책무 수행에 걸맞는지 따져묻고 싶습니다.
이른바 교권 실추나 교실 붕괴 같은 말은 이미 1980년대, 1990년대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과 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해지게 방치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공동체는 약화되었으며, 교육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합의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학생과 보호자를 교육의 동반자이자 주체로 보기보다, 교육의 대상이거나 소비자, 민원인으로만 바라본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세워야 합니다. 교권 강화만을 외치는 목소리는 결코 참된 교육, 제대로 된 교육으로 향할 수 없습니다.
발언 5.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학교판 계엄령을 멈추십시오.
안녕하세요.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배경내입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교권국(교육활동지원국) 신설을 지지하며 경기도의 한 언론사(경기일보)가 이렇게 썼더군요. “학생인권을 따라잡지 못한 교권 때문에”, ”학생의 권리는 불가침의 영역이 된 반면 교권은 추락했기에“ 오늘날 교육이 붕괴되었다고요. 저는 이런 가짜뉴스, 이런 불균형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안민석 당선인의 무책임한 발언이 불러온, 가장 문제적인 사회적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이 정말 불가침의 영역이 된 게 맞습니까?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지 않습니까. 한 사람도 남김없이, 배제없이 인권을 보장하자는 게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이 약속한 진보의 모습이니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에서 최초로 제정된 게 2010년입니다. 그 후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 등지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지만 혐오세력의 공격과 교권세력의 반발로 조례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폐지되거나 무력화되어 왔습니다. 그사이 강화된 학생인권 법률은 전혀 없습니다.
반면 교권은 어떻습니까.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교사의 교육활동은 아동학대의 면책 대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교권강화 움직임은 이어졌고, 그에 따라 많은 법률과 지침이 개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힘없는 학생과 교사가 피해를 입는 권력형 폭력은 학교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권의 법적 강화가 이루어졌음에도 교사들의 고통이 완화되지 못했다면 역설적으로 교권 강화가 해답이 아님을 말해주는 방증 아닙니까.
많은 교원단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교육감들도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교사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괴물’이 된 학생과 ‘악성 민원인’인 보호자를 진압할 강력한 힘을 가진 교권보호국이 없었기 때문이라고요. 묻고 싶습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진압하겠다는 것은 전쟁의 논리 아닙니까. 특전사, 해병대 출신으로 채워진 교권 감독관이 학교로 잠시 파견되면 학교가 정상화됩니까? 이것을 학교판 계엄령이 아니면 우리는 무엇으로 불러야 합니까?
우리는 학생이든 교사든 자기보다 약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드잡이질하는 권력자들의 행동을 멈출 수 있는, 사회의 불평등이 학교 안 약자를 잠식하는 일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을 제지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폭력이 참으로 쩨쩨하고 비굴한 행위라는 걸, 그걸 선택하지 않는, 인권과 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굳건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교사에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보호자를 제지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당한 권력형 민원은 애초 민원이 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아닙니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보호자 뒤에는 대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자녀가 있음을 발견하고 사회가 바로 그 학생을 보호할 방안을 찾아내는 것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라도 정당하지 않은 교사의 교육활동 역시 중지시킬 사회적 기준과 장치가 존재한다는 걸 먼저 보여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하는데, 안민석 교육감 당선인은 블록렌즈로 과잉왜곡된 학교 현실만을 보며 표피적이고 선정적 아이디어를 마치 교육정책인 양 내놓았습니다. 안민석 당선인님, 드라마 <참교육>에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가해자 응징은 있으나 가해자의 참회는 없습니다. 피해자의 눈물은 있으나 그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할 사회의 약속이 없습니다. 고립된 교사를 구원하는 히어로는 있으나, 그 고통을 나눠지는 사람과 책임지는 관리자와 교육청이 없습니다. 당하는 교사라는 피해자는 있으나, 그 고통을 짐지운 학교 내 불평등 구조에 대한 분석은 없습니다. 교사를 힘들게 하는 원인들은 과장된 학생과 보호자의 모습으로만 등장할 뿐,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년을 떠넘기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고 법정 인원보다 더 많은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정해 놓고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가해를 당했다고 지목했음에도 말입니다. 악성 민원인은 있으나, 그 보호자 뒤에서 함께 고통받는 학생을 도울 방법도, 시스템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는 우리가 어렵게 되찾은 민주주의와 그 근간이 되는 인권에 대한 조롱이 넘쳐납니다. 이것이 경기도뿐 아니라 너도나도 교권국 신설을 이야기하는 교육감들이 드라마 <참교육>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겐 이정표가 되는 사회적 지혜와 최소한의 기준이 이미 있습니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인권 실태 조사하고,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고, 교사를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고, 학생에게는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하고, 위기학생과 위기교사에를 위한 지원 인력을 배치하는 시스템과 법률을 만들라고 말입니다.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교권보호국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들 하시는데, 국가인권위 권고부터 이행하는 것이 모든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호할 중요한 출발입니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로는 교육도, 배움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이상입니다.
발언 6. 이제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안녕하십니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이제호입니다.
교사의 인권 보호는 학생과 학부모를 잠재적 위협으로 상정하고, 학교를 대립과 통제의 공간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닙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입니다.
최근 안민석 경기교육감은 드라마 '참교육'을 언급하며 교권보호국 설치를 말하고, 필요하다면 “특수부대 출신 교원”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너무나 부적절합니다.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여러 법률과 제도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되고 정책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도 학교 구성원의 인권 상황에 대한 실태조사와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어느 한 집단의 권리만을 떼어내어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교원의 인권, 학생의 인권, 학부모의 참여권과 책임이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검과 숙의 없이,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된다면, 우리는 과연 그 교권보호국이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운영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사가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체계, 학생을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대하는 교육, 학부모를 적대적 민원인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구성원으로 만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 안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회복과 대화, 절차와 인권의 원칙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안민석 교육감에게 요구합니다. “특수부대 출신 교원”이라는 폭력적이고 부적절한 발언을 철회하십시오. 교권 보호를 명분으로 학교 구성원을 갈라치기하는 방식을 중단하십시오.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먼저 점검하고,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십시오.
교사의 노동권 보호, 교육 활동에 대한 보호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행정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기자회견문>
드라마에서 교육을 찾지 마라!
-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만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구상 강력히 규탄한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경기 교육 나아가 공교육 전체를 후퇴시킬 발언과 정책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해병대·특수부대 출신 교육활동 감독관’을 포함한 ‘교권보호국’ 신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자칭 진보교육감이 드라마 속 초법적·폭력적 해결 방식에서 교육 정책의 방향을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 당선인의 발언에 따르면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참교육〉은 사회적 부조리를 건드리는 듯하면서도, 촉법소년 제도에 관한 과장된 왜곡,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처리하는 에피소드, 체벌 금지 인권 단체를 비난하는 장면 등 반민주적인 인식을 서슴없이 담고 있다. 교육감 당선인이라면 이 드라마의 위험성을 먼저 경고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안 당선인은 드라마 방영 이틀 만에 이를 자신의 치적 홍보 수단으로 삼더니,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설립을 제안했다. 이 같은 속도전은 안 당선인의 발언이 교육적 숙고가 아닌 정치적 계산의 산물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육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교권 실추’와 ‘교실 붕괴’라는 말은 이미 1980~90년대부터 나왔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갈등은 단편적이지 않다.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된 것보다 의도하지 않은 오해, 서로 다른 기대의 충돌, 지원받지 못한 위기 학생과 소진된 교사가 뒤엉킨 복합적 관계 갈등이 훨씬 많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급을 배정하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며, 법정 인원을 초과한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치하고도 모른 척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이 교사의 고통을 가중시켜 왔다.
학생 역시 안전하지 않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는 396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았으며,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을 '괴물'로, 학부모를 '악성 민원인'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담론은 이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가짜뉴스일 뿐이다.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안 당선인이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수십 년 전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려 했던 시도가 수많은 문제를 낳으며 사장되어 온 공교육 역사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권위 있는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교실에 들어온다고 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숨막히는 위계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다.
더욱이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률과 제도는 이미 다수 도입되어 있다. 교육활동 침해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교사단체가 요구한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정책화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또 하나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점검하는 일이다.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될 때, 교사단체들은 환영할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우려해야 한다.
교육청이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해 공식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은 이미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 이관에서 선례를 보였다. 그 결과는 교육적 개입의 실종,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 심화였다. 같은 기조의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이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시작으로 제주, 충남, 강원, 대전이 줄줄이 유사 기구 설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학생인권조례조차 정착되지 않은 지역이다. 안 당선인이 일으킨 속도전이 학생 인권의 후퇴와 나란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와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려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인권의 원칙 속에서 회복과 대화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가 그 이정표다.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 것, 교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것, 위기 학생과 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인력을 배치할 것, 학생의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할 것 등 인권위 권고를 이행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 속에서는 교육도, 보호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에게 다음을 엄중히 요구한다.
첫째, '특수부대 출신 교원' 활용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
둘째,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하라.
넷째, 드라마를 본떠 졸속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
다섯째,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위기 학생·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체계 구축에 즉각 나서라.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한다. 교사의 노동권 보호와 교육활동 보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경기교육감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다.
2026년 6월 25일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보도자료] 교권보호국으로 교사 보호 안 된다!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국 신설을 우려하는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 공동 기자회견
2026년 6월 25일(목) 오전 9시 국회 앞
■ 주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 오늘(25일) 오전 9시 국회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등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보호국 신설 추진에 대해 비판과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교육감직 인수위원회와 국회의원 김준혁, 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주최로 <경기 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교사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기 학교나 문제 학생이 있는 곳에 20~30명 규모의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장교·부사관 등 전역자 교사)을 즉각 투입하여, 폭력이 아닌 강한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교 분위기를 바꾸겠다.”라고 발언했다.
○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을 모티브로 한 안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사회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으나, 안 당선인은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 투입 방안을 공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발언 철회와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국가인권위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것, 위기 학생·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순서
- 발언 1.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
발언 2. 서민준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 발언 3.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
- 발언 4.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발언 5.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발언 6. 이제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드라마에서 교육을 찾지 마라!
-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만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구상 강력히 규탄한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경기 교육 나아가 공교육 전체를 후퇴시킬 발언과 정책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해병대·특수부대 출신 교육활동 감독관’을 포함한 ‘교권보호국’ 신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자칭 진보교육감이 드라마 속 초법적·폭력적 해결 방식에서 교육 정책의 방향을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 당선인의 발언에 따르면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참교육〉은 사회적 부조리를 건드리는 듯하면서도, 촉법소년 제도에 관한 과장된 왜곡,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처리하는 에피소드, 체벌 금지 인권 단체를 비난하는 장면 등 반민주적인 인식을 서슴없이 담고 있다. 교육감 당선인이라면 이 드라마의 위험성을 먼저 경고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안 당선인은 드라마 방영 이틀 만에 이를 자신의 치적 홍보 수단으로 삼더니,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설립을 제안했다. 이 같은 속도전은 안 당선인의 발언이 교육적 숙고가 아닌 정치적 계산의 산물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육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교권 실추’와 ‘교실 붕괴’라는 말은 이미 1980~90년대부터 나왔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갈등은 단편적이지 않다.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된 것보다 의도하지 않은 오해, 서로 다른 기대의 충돌, 지원받지 못한 위기 학생과 소진된 교사가 뒤엉킨 복합적 관계 갈등이 훨씬 많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급을 배정하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며, 법정 인원을 초과한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치하고도 모른 척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이 교사의 고통을 가중시켜 왔다.
학생 역시 안전하지 않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는 396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았으며,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을 '괴물'로, 학부모를 '악성 민원인'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담론은 이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가짜뉴스일 뿐이다.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안 당선인이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수십 년 전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려 했던 시도가 수많은 문제를 낳으며 사장되어 온 공교육 역사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권위 있는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교실에 들어온다고 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숨막히는 위계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다.
더욱이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률과 제도는 이미 다수 도입되어 있다. 교육활동 침해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교사단체가 요구한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정책화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또 하나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점검하는 일이다.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될 때, 교사단체들은 환영할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우려해야 한다.
교육청이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해 공식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은 이미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 이관에서 선례를 보였다. 그 결과는 교육적 개입의 실종,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 심화였다. 같은 기조의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이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시작으로 제주, 충남, 강원, 대전이 줄줄이 유사 기구 설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학생인권조례조차 정착되지 않은 지역이다. 안 당선인이 일으킨 속도전이 학생 인권의 후퇴와 나란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와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려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인권의 원칙 속에서 회복과 대화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가 그 이정표다.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 것, 교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것, 위기 학생과 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인력을 배치할 것, 학생의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할 것 등 인권위 권고를 이행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 속에서는 교육도, 보호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에게 다음을 엄중히 요구한다.
첫째, '특수부대 출신 교원' 활용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
둘째,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하라.
넷째, 드라마를 본떠 졸속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
다섯째,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위기 학생·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체계 구축에 즉각 나서라.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한다. 교사의 노동권 보호와 교육활동 보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경기교육감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다.
2026년 6월 25일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오늘(25일) 오전 9시 국회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등 청소년·양육자·인권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마 <참교육> 식 교권보호국 신설 추진에 대해 비판과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교육감직 인수위원회와 국회의원 김준혁, 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주최로 <경기 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교사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기 학교나 문제 학생이 있는 곳에 20~30명 규모의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장교·부사관 등 전역자 교사)을 즉각 투입하여, 폭력이 아닌 강한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교 분위기를 바꾸겠다.”라고 발언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을 모티브로 한 안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사회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으나, 안 당선인은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 투입 방안을 공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발언 철회와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국가인권위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것, 위기 학생·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 발언 1.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
청소년녹색당에서 활동하는 윤수영입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채 하기 전에, 자신의 인권 감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정책과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폰 프리 스쿨’을 내걸며 청소년 당사자들에 대한 스마트기기 제한을 정당화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해병대 출신 교사들로 이루어진 ‘경기도형 교육활동보호국’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감직을 맡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쯤 되면 인권교육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민석 당선인이 역점을 두고 있는 두 정책들은 모두 어린이청소년을 향한 억압과 통제를 통해 학교현장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참교육〉 방영 이후 안민석 당선인이 전면에 내세우는 교권보호국 신설 구상은, 실제로 교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습니다.'문제학생을 응징하는 권위 있는 교사'라는 드라마적 해결책은 보는 이에게 통쾌함을 줄 수 있어도, 학교 현장의 진짜 문제를 바로잡지 못합니다.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수십 년 전 이미 한국 교육의 주류였고, 그 한계와 폐해가 드러나면서 점차 퇴조해 온 방식입니다. 학생 당사자 개개인에 대한 통합적 지원으로 교사의 노동 강도를 경감시키거나, 충분한 지원 인력을 배치하고 위기 학생에 대한 돌봄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극소수 ‘해병대 출신 감독관’의 권위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허무맹랑한 발상입니다.
지금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학교 구성원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회복입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 권고’를 비롯하여 권리 중심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학생에게는 권리를, 교사에게는 지원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회복하고 학교를 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안민석 당선인이 1순위로 해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럴 역량과 의지가 없다면, 유감이지만 교육감직을 재고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청소년녹색당은 교육정책이 누군가에게 통쾌함과 희열을 안겨주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권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은 ‘교권보호국 신설’에 전면 반대합니다. 안민석 당선인에 다시금 촉구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교육행정 그만두십시오. 누군가의 권리를 짓밟고 학교 문화를 다시금 무너뜨리는 방식의 교육행정이 아니라, 학생과 교육노동자들의 숨겨진 권리를 되찾고 다니고 싶은 학교, 일하고 싶은 학교 만드는 일에 앞장서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런 일들이 자극적인 발언과 정책을 내세우면서 유명세를 얻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감이라면, 경기도 어린이청소년들과 양육자, 교육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띄지 않지만 너무나 당연하고 지극히 필요한 교육감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발언 2. 서민준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안녕하세요 정의당 청소년위원장 서민준입니다.
진보교육감은 뭔가 다를것이다 라고 하는 생각. 몇차례의 진보교육감을 거치며 그 생각은 많이 옅어졌던 것 같습니다. 진보교육감이라는 이름으로 당선되었지만, 교육감이 되고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때로는 실망시키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 실망이 모여 4년 전, 경기도는 10여년만에 보수교육감을 당선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파장은 거대했습니다. 교육청의 변경된 학칙 권고안에 따라 학생인권은 후퇴하기 시작했고, 제가 다니던 학교는 등교시간도 앞당겼습니다.
이런 퇴행적인 상황을 보며, 정말 제대로 된 교육감. 인권의 퇴행이 아니라 전진시킬 수 있는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저 뿐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부푼 기대를 안고 이번에 안민석 교육감이 당선되었습니다.
당선된지 이제 3주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임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안민석 당선자는 보수교육감때도 없던 반인권적 발상으로 ‘진보교육감은 다르다’는 희망을 잘라놓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직 나무막대기를 들고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물론 때리시지는 않습니다. 대신 막대기로 교탁을 치거나 칠판을 쾅 치십니다. 그럴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고 교실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집니다. 그럴때마다 제대로 수업을 듣기보다는 혹여나 꼬투리 잡히지는 않을까 선생님의 기분을 살피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안민석 당선인은 교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권위와 훈계를 통해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권위적이고 숨막히는 분위기에서 학교는 배움의 장이 아닌 눈치를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장이 됩니다.
안민석 당선인은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경기형 민주시민교육 대표모델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선인의 구상대로라면,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수업을 하러 들어오거나 감독관으로 들어온 상태에서 만들어진 강한 권위의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위계질서를 느끼며 민주주의를 배우는 민주시민교육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럼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군부시대에서나 볼법한 권위주의적인 교육을 받는것입니까 민주시민교육을 받는것입니까. 말로는 민주적 사회, 다양한 존재가 공존하는 사회를 배우지만 피부로는 권위와 위계를 배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안민석 당선인이 말하는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권는 존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권위를 통해서는 존중을 배울 수 없습니다. 권위 하에서는 또다른 폭력만 양산될 뿐입니다.
권위가 아니라 존중속에서 인권을 꽃피우는 사회를 위해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도 함께 싸우고 노력하겠습니다.
- 발언 3.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
최근 접한 어느 언론의 기획 보도 타이틀은 ‘괴물 교실이 부른 교권보호국’이었습니다. 괴물 교실이라니, 단편적 선언을 보니 몇 년 전 교사 단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유됐던 ‘몬스터 패런츠’(괴물 부모) 이미지가 떠오르며 다시금 참담했습니다.
공동체는 서로를 살피고 돌봐야 하는데 상대를 괴물로 규정하면서 공동체가 유지될 리 만무합니다.
학생은 괴물이 아닙니다. 학부모도 괴물이 아닙니다. 교사 역시 괴물을 상대하는 직역이 아닙니다.
학교 현장의 갈등과 문제의 원인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그간 경험하고 접한 결과 갈등의 상당수는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되지 않으며 의도하지 않은 오해나 실수, 서로 다른 기대치가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복잡한 관계 갈등이 존재합니다.
학교폭력 사안 역시 최근에는 가/피해가 명확하게 갈리기 어려운, 즉 5대 5 , 쌍방 사건 같은 관계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디어에서 이분법적으로 재현되고 소비되는 모습으로만 문제에 접근하면 우리 교육이 처한 본질과 구조는 결국 가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감은 학생 인권과 교사 인권을 함께 보호하며, 인권친화적 학교를 만들어가야 책임이 있습니다. 이슈 몰이와 치적 쌓기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가해자로 규정하고, 교사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응당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누구도 아닌, 교육감이, 소위 진보 교육감의 타이틀을 붙이고서 진행 중인 상황이라는 점에 화가 치밉니다.
고자극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정서적 분노를 자극하며 내놓는 정책은 절대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교권국, 혹은 교육활동지원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개별 학교와 교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은 현장의 교사입니다.
개별 교사에 대한 교육 침해 사안은 학교장의 판단과 학교 내 갈등 관리 역량 따라 피해 교원 보호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관리자가 조기에 역할을 하게 할 일이지 몇 겹의 장치로 옥상옥을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또한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하고 교육청이 공식적 법률적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교육활동지원국의 방안은 앞서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으로 이관과 의도와 방식이 유사합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교육적 개입은 사라지고 학생, 양육자 개인들끼리 처리하라는 움직임은 결국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를 심화시켰습니다.
6월 5일 드라마 참교육이 방영을 시작한 이후, 12일 민주연구원이 정책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 안에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제안했고 같은 날 안민석 당선인은 에스엔에스에 공개적으로 드라마와 연결해 화제를 띄우더니 14일, 경기도 차원의 교권보호 전담기구를 제안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25일, 토론회가 열리는 현재 경기를 포함해 제주, 충남, 강원, 대전 등이 줄줄이 유사 조직 설립 움직임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강원, 대전은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지역이며, 충남은 도의회가 폐지를 의결했지만 대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 간신히 효력이 유지 중입니다. 그런데 교권국 설립 움직임은 왜이리 속도전을 내는 겁니까?
교사를 혼자 두지 않는 구조는 학생, 학부모에게도 마찬가지 절실합니다.
입시 경쟁과 점점 빨라지는 조기 선택에 대한 압박과 실패에 대한 불안 등으로 가득한 한국의 학교 현장은 충분히 야만적인 공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3년 만, 6년 만을 세면서 참을 ‘인’으로 버티거나 그래도 ‘교육다움’을 회복하길 바라는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교권국’은 또 다른 압박과 무력감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학교를 떠나는 학업중단 학생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가 396명(잠정)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숫자를 보였습니다. 두 사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된 위험 요인은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어려움. 우울 불안 증가,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 등입니다.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시고, 소수의 ‘빌런’을 처단하고 겁을 주는 조직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고 회복하는 방향으로 골몰하시기 바랍니다.
교육적 의도를 가졌으나 어려운 상황 앞에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교사, 좋은 교사가 되고 싶고 교육적 책임감이 강했기에 더욱 현장에서 상처를 받아야 했던 교사, 교육공동체 회복에 동참하고 싶으나 반교육적 흐름에 회의감과 무력감을 느껴야 했던 학부모, 취약한 자녀를 보호해야 하지만 자원이 없어서 상담과 민원의 경계가 모호하고 이를 전달하는 통로를 알지 못해 결국 학교에 불신과 피해의식을 쌓아 온 학부모, 일시적 훈육이 아니라 전문적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 등 세심하고 꾸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의 외부자로 내몰고, 교육의 주체들을 신뢰가 아닌 대립적 관계로 내모는 교육감과 교육 정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민석 교육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깊은 강물은 소리내어 흐르지 않는다”는 선문답식 대답을 내놨습니다. 깊든, 얕든 꽉 막힌 강물은 결국 썩습니다. 썩은 강물에선 생명이 살 수 없습니다. 교권국은 우리가 떨치고 왔던 ‘과거’이자 썩은 강물임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랍니다.
- 발언 4.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활동하는 공현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많습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가 현실의 문제점을 선명하게 드러내준다고 생각하며, 이를 폭력이나 초법적 방식으로 해결해 주는 소위 '사이다' 전개에 쾌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참교육이 가지는 문제점도 분명합니다. 그러한 설정과 전개를 정당화하기 위해, 극우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촉법소년에 관해 실제 법 제도와도 다른 거짓되고 과장된 내용을 담는다든지,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간주하는 에피소드 등 극우화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인식이 드라마나 원작 웹툰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애초에 체벌 금지를 주장하는 인권단체들을 비난하며,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인 체벌을 옹호하는 교육부 장관의 대사가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사회적 부조리와 권력층이 문제인 것처럼 지적하면서도, 그 해결책으로 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공격하는 것이 바로 극우적인 행태입니다.
드라마의 해악이나 구린 점에 대해서 이렇게 문화적 비평을 나눌 수 있다면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저변에 있는 사고방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심각한 문제는 드라마 참교육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며 교권보호국을 신설하자는 등의 주장을 꺼내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과 같은 초법적이고 폭력적 기구는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애초에 그런 식으로 현재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부적절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육감이라면 명백한 아동학대이자 인권침해인 체벌을 옹호하는 참교육 속의 교육부 장관이나 교권보호국의 주장을 보며 위험성을 먼저 느껴야 마땅합니다. 우리 사회에세 체벌이 금지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학교에서의 체벌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의 미비로 여전히 완전히 금지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체벌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높게 나타나는 실정입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감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드라마의 이런 점에 대해서 분명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드라마 참교육을 보고는 교권보호국 도입부터 말하는 것이 과연 교육감의 책무 수행에 걸맞는지 따져묻고 싶습니다.
이른바 교권 실추나 교실 붕괴 같은 말은 이미 1980년대, 1990년대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과 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해지게 방치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공동체는 약화되었으며, 교육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합의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학생과 보호자를 교육의 동반자이자 주체로 보기보다, 교육의 대상이거나 소비자, 민원인으로만 바라본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세워야 합니다. 교권 강화만을 외치는 목소리는 결코 참된 교육, 제대로 된 교육으로 향할 수 없습니다.
발언 5.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학교판 계엄령을 멈추십시오.
안녕하세요.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배경내입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교권국(교육활동지원국) 신설을 지지하며 경기도의 한 언론사(경기일보)가 이렇게 썼더군요. “학생인권을 따라잡지 못한 교권 때문에”, ”학생의 권리는 불가침의 영역이 된 반면 교권은 추락했기에“ 오늘날 교육이 붕괴되었다고요. 저는 이런 가짜뉴스, 이런 불균형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안민석 당선인의 무책임한 발언이 불러온, 가장 문제적인 사회적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이 정말 불가침의 영역이 된 게 맞습니까?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지 않습니까. 한 사람도 남김없이, 배제없이 인권을 보장하자는 게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이 약속한 진보의 모습이니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에서 최초로 제정된 게 2010년입니다. 그 후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 등지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지만 혐오세력의 공격과 교권세력의 반발로 조례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폐지되거나 무력화되어 왔습니다. 그사이 강화된 학생인권 법률은 전혀 없습니다.
반면 교권은 어떻습니까.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교사의 교육활동은 아동학대의 면책 대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교권강화 움직임은 이어졌고, 그에 따라 많은 법률과 지침이 개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힘없는 학생과 교사가 피해를 입는 권력형 폭력은 학교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권의 법적 강화가 이루어졌음에도 교사들의 고통이 완화되지 못했다면 역설적으로 교권 강화가 해답이 아님을 말해주는 방증 아닙니까.
많은 교원단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교육감들도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교사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괴물’이 된 학생과 ‘악성 민원인’인 보호자를 진압할 강력한 힘을 가진 교권보호국이 없었기 때문이라고요. 묻고 싶습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진압하겠다는 것은 전쟁의 논리 아닙니까. 특전사, 해병대 출신으로 채워진 교권 감독관이 학교로 잠시 파견되면 학교가 정상화됩니까? 이것을 학교판 계엄령이 아니면 우리는 무엇으로 불러야 합니까?
우리는 학생이든 교사든 자기보다 약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드잡이질하는 권력자들의 행동을 멈출 수 있는, 사회의 불평등이 학교 안 약자를 잠식하는 일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을 제지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폭력이 참으로 쩨쩨하고 비굴한 행위라는 걸, 그걸 선택하지 않는, 인권과 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굳건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교사에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보호자를 제지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당한 권력형 민원은 애초 민원이 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아닙니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보호자 뒤에는 대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자녀가 있음을 발견하고 사회가 바로 그 학생을 보호할 방안을 찾아내는 것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라도 정당하지 않은 교사의 교육활동 역시 중지시킬 사회적 기준과 장치가 존재한다는 걸 먼저 보여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하는데, 안민석 교육감 당선인은 블록렌즈로 과잉왜곡된 학교 현실만을 보며 표피적이고 선정적 아이디어를 마치 교육정책인 양 내놓았습니다. 안민석 당선인님, 드라마 <참교육>에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가해자 응징은 있으나 가해자의 참회는 없습니다. 피해자의 눈물은 있으나 그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할 사회의 약속이 없습니다. 고립된 교사를 구원하는 히어로는 있으나, 그 고통을 나눠지는 사람과 책임지는 관리자와 교육청이 없습니다. 당하는 교사라는 피해자는 있으나, 그 고통을 짐지운 학교 내 불평등 구조에 대한 분석은 없습니다. 교사를 힘들게 하는 원인들은 과장된 학생과 보호자의 모습으로만 등장할 뿐,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년을 떠넘기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고 법정 인원보다 더 많은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정해 놓고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가해를 당했다고 지목했음에도 말입니다. 악성 민원인은 있으나, 그 보호자 뒤에서 함께 고통받는 학생을 도울 방법도, 시스템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는 우리가 어렵게 되찾은 민주주의와 그 근간이 되는 인권에 대한 조롱이 넘쳐납니다. 이것이 경기도뿐 아니라 너도나도 교권국 신설을 이야기하는 교육감들이 드라마 <참교육>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겐 이정표가 되는 사회적 지혜와 최소한의 기준이 이미 있습니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인권 실태 조사하고,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고, 교사를 직장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고, 학생에게는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하고, 위기학생과 위기교사에를 위한 지원 인력을 배치하는 시스템과 법률을 만들라고 말입니다.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교권보호국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들 하시는데, 국가인권위 권고부터 이행하는 것이 모든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호할 중요한 출발입니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로는 교육도, 배움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이상입니다.
발언 6. 이제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안녕하십니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 이제호입니다.
교사의 인권 보호는 학생과 학부모를 잠재적 위협으로 상정하고, 학교를 대립과 통제의 공간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닙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입니다.
최근 안민석 경기교육감은 드라마 '참교육'을 언급하며 교권보호국 설치를 말하고, 필요하다면 “특수부대 출신 교원”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너무나 부적절합니다.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여러 법률과 제도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되고 정책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도 학교 구성원의 인권 상황에 대한 실태조사와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어느 한 집단의 권리만을 떼어내어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교원의 인권, 학생의 인권, 학부모의 참여권과 책임이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검과 숙의 없이,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된다면, 우리는 과연 그 교권보호국이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운영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사가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체계, 학생을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대하는 교육, 학부모를 적대적 민원인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구성원으로 만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 안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회복과 대화, 절차와 인권의 원칙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안민석 교육감에게 요구합니다. “특수부대 출신 교원”이라는 폭력적이고 부적절한 발언을 철회하십시오. 교권 보호를 명분으로 학교 구성원을 갈라치기하는 방식을 중단하십시오.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먼저 점검하고,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십시오.
교사의 노동권 보호, 교육 활동에 대한 보호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행정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기자회견문>
드라마에서 교육을 찾지 마라!
-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의 드라만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구상 강력히 규탄한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경기 교육 나아가 공교육 전체를 후퇴시킬 발언과 정책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안 당선인은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해병대·특수부대 출신 교육활동 감독관’을 포함한 ‘교권보호국’ 신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자칭 진보교육감이 드라마 속 초법적·폭력적 해결 방식에서 교육 정책의 방향을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 당선인의 발언에 따르면 교권 보호가 마치 물리력과 제압, 감시와 통제의 문제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학교 현장의 갈등을 폭력적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순간, 학교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참교육〉은 사회적 부조리를 건드리는 듯하면서도, 촉법소년 제도에 관한 과장된 왜곡, 여성의 성폭력 고발을 무고로 처리하는 에피소드, 체벌 금지 인권 단체를 비난하는 장면 등 반민주적인 인식을 서슴없이 담고 있다. 교육감 당선인이라면 이 드라마의 위험성을 먼저 경고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안 당선인은 드라마 방영 이틀 만에 이를 자신의 치적 홍보 수단으로 삼더니,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경기도형 교권보호국 설립을 제안했다. 이 같은 속도전은 안 당선인의 발언이 교육적 숙고가 아닌 정치적 계산의 산물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육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교권 실추’와 ‘교실 붕괴’라는 말은 이미 1980~90년대부터 나왔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갈등은 단편적이지 않다. 명확한 악의에서 비롯된 것보다 의도하지 않은 오해, 서로 다른 기대의 충돌, 지원받지 못한 위기 학생과 소진된 교사가 뒤엉킨 복합적 관계 갈등이 훨씬 많다. 2024년 교원인권실태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교사의 65%가 관리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저년차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학급을 배정하고, 여성 교사를 얕잡아보며, 법정 인원을 초과한 학생을 특수교실에 배치하고도 모른 척하는 교육청과 정부의 무책임이 교사의 고통을 가중시켜 왔다.
학생 역시 안전하지 않다. 2025년 10대 자살 사망자는 396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았으며,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학교 적응의 어려움, 심리·정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진로 불확실성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을 '괴물'로, 학부모를 '악성 민원인'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담론은 이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가짜뉴스일 뿐이다.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안 당선인이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수십 년 전 억압과 통제로 ‘조용한’ 학교를 만들려 했던 시도가 수많은 문제를 낳으며 사장되어 온 공교육 역사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권위 있는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이 교실에 들어온다고 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숨막히는 위계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참여는 서로 빼앗는 관계가 아니다. 학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해야 유지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교원·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공동체다.
더욱이 교권 강화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률과 제도는 이미 다수 도입되어 있다. 교육활동 침해 대응, 피해 교원 지원, 악성 민원 대응,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 등 교사단체가 요구한 다양한 제도가 법제화·정책화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름의 조직을 또 하나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입된 제도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점검하는 일이다. 드라마를 본 소감처럼 시작된 발언이 곧바로 교육행정의 핵심 정책처럼 제시될 때, 교사단체들은 환영할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우려해야 한다.
교육청이 교사를 민원의 직접 상대에서 분리해 공식 대응 주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은 이미 학교폭력 사무의 교육청 이관에서 선례를 보였다. 그 결과는 교육적 개입의 실종, 법률 시장의 학교 진출, 교육의 사법화 심화였다. 같은 기조의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이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시작으로 제주, 충남, 강원, 대전이 줄줄이 유사 기구 설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학생인권조례조차 정착되지 않은 지역이다. 안 당선인이 일으킨 속도전이 학생 인권의 후퇴와 나란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와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려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처벌과 배제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인권의 원칙 속에서 회복과 대화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가 그 이정표다. 저년차 교사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지 말 것, 교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것, 위기 학생과 위기 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인력을 배치할 것, 학생의 인권과 참여권을 보장할 것 등 인권위 권고를 이행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폭력으로 되찾은 가짜 평화 속에서는 교육도, 보호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에게 다음을 엄중히 요구한다.
첫째, '특수부대 출신 교원' 활용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
둘째, 드라마 <참교육> 식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학생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하라.
넷째, 드라마를 본떠 졸속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이미 도입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
다섯째,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위기 학생·교사를 위한 전문 지원 체계 구축에 즉각 나서라.
드라마는 드라마여야 한다. 교사의 노동권 보호와 교육활동 보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대립과 통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학부모와 학교 공동체의 신뢰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경기교육감이 가야 할 방향이며,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다.
2026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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