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성명] 노동절 자축하더니 보름 만에 긴급조정권 협박, 이것이 노동권 존중인가! (5/20)

[성명]

노동절 자축하더니 보름 만에 긴급조정권 협박,
이것이 노동권 존중인가!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
5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한 말이다. 누가 들으면 한국에서 노동권이 기업경영권보다 우위에 있는 줄 알겠다. 과연 그런가. 노동절 이름을 되찾았다고, 노동자들의 권리까지 되찾은 것은 아니다.

서광석 열사는 원청 CU에 교섭과 운송비 현실화를 요구하다가, 원청의 교섭 거부와 대체수송 강행 과정에서 경찰의 탄압과 방조 속에 목숨을 잃었다. 노동부는 서광석 열사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라 규정했고,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 노동자라고 둘러댔다.

지금도 근로기준법조차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는 800만 명이 넘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역시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이동의 자유조차 제한된 채 착취당하고, ‘불법’이라는 이름으로 단속과 추방, 죽음의 위험까지 감내하고 있다. 청년들은 평생 비정규직 삶을 강요받으며 ‘그냥 쉬었음’과 ‘영끌 주식 투자’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 하고, 공정수당 지급을 말한다. 그러나 차별을 조금 완화한다고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정규직 제도를 구조적으로 고착화시킨다. 개정 노조법으로 원청 교섭의 길이 열렸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5월 7일 기준 민주노총이 교섭을 요구한 원청 사업장 445곳 가운데 교섭확정공고를 한 곳은 21곳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화려한 말과 달리,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착취 구조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성과 보상을 요구하면 ‘국민경제를 흔드는 일’, ‘주주의 권리를 해치는 일’,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과 함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협박한다.

삼성 이건희, 이재용과 경영진,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그 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영업비밀을 이유로 유해물질 정보조차 감추는 현실에 대해서는 왜 말이 없는가. 삼성의 수십 년간 특혜와 비리, 무노조 경영 아래 벌어진 노동자 납치, 미행, 감금, 해고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말이 맞는가.

노동절을 자축하더니 보름 만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의 선을 넘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이 공급망 내 하청·부품사 노동자들과 공동의 요구로 이어지고, 계급적 단결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의 파업을 공격하기 위해 하청 노동자를 들먹이지 말라. 그리고 노동3권을 마음대로 해석하지 말라.

코스피 8000, 이재명 대통령의 화려한 말 잔치가 참혹한 노동권 현실과 비정규직의 삶을 가릴 수는 없다. 되찾지 못한 노동권을 되찾기 위해, 우리는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5월 20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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