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우크라이나 침략 반대 러시아 병역거부자 난민 인정 촉구 기자회견

보 도 자 료

우크라이나 침략 반대
러시아 병역거부자 난민 인정 촉구 기자회견

한국 정부는 침략전쟁 거부한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

일시 장소 : 2024. 05. 14. (화) 11:00. 청계광장 소라탑

 

  1.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면전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의 전쟁 기간 동안 1,885명의 어린이를 포함하여 최소 30,457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전쟁 피해가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2. 그러나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지금까지 적극적인 평화적,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포탄을 비롯한 한국산 무기 수출이 늘어나자 이를 ‘K-방산의 쾌거’라고 칭하는 등, “국제 평화 유지에 노력한다”는 헌법적인 의무를 방기해왔습니다.
  3. 2022년 9월 러시아 정부가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예비군에 대한 동원령을 발표한 이후 수많은 러시아인이 전쟁에 동참하지 않기 위해 난민이 되기를 택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4. 하지만 한국 정부는 단 한 명의 러시아인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러시아인들에 대해 난민 심사 자격도 부여하지 않고 출입국 대기실에 몇 달 동안 사실상 방치했습니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난민 중 5명이 난민 심사 자격조차 부여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했고, 이들 중 3명이 승소한 뒤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5. 한편 한국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로 동원령 대상이 되어 난민 신청을 한 러시아인들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역시 단 한 명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중 5명이 현재 공익법센터 어필의 조력으로 난민심사 결과에 대한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6.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이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국제평화 유지에 노력할 것을 헌법으로 천명한 나라입니다. 러시아에서는 현재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기만 해도 구속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고, 동원령에 응하지 않은 병역거부자들은 러시아에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헌법적 가치에도, 난민법의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7. 이에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5월 14일(화) 오전 11시,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반대하며 병역 거부한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 후에는 지난 한 달 동안 702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러시아 병역거부자 난민 인정 촉구
  8. <탄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기자회견문과 발언문을 첨부합니다.

▣ 기자회견문

한국 정부는 침략전쟁을 거부한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훌쩍 지났다. 전쟁이 없으면 위기를 맞이할 것이 분명한 러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볼 때, 러시아는 좀처럼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쟁 초기에 이미 오판으로 드러난 것처럼 푸틴의 의도대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점령하지도 못한 채 지루한 소모전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은 지난 2년 동안 최소 30,457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1,885명은 어린이다.

한국 정부는 국제 평화 유지에 노력한다는 헌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적극적인 평화적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전쟁 특수로 한국산 무기 수출이 늘어나자 이를 K-방산의 쾌거라고 칭하며 돈벌이에만 열중해 왔다.

이제라도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도록,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총 쏘기를 거부하고 러시아에서 탈출한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2022년 9월 러시아 정부가 예비군에 대한 동원령을 발표한 뒤 많은 러시아 징집 대상자들이 침략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며 러시아를 탈출했고 이들 중 일부는 자유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며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들에게 난민 심사 자격조차 주지 않았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려던 난민들은 인천공항 출입국 대기실에 사실상 구금된 채 아무런 기약 없이 수개월 동안 방치되었다. 수백 명에 이르는 러시아 난민들이 결국 한국행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발걸음을 옮겼고, 다섯 명이 남아 난민 심사 자격조차 주지 않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해 겨우 난민심사 자격을 얻었지만, 난민 심사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한편 전쟁 발발 전에 한국에 머무르고 있던 러시아인 중에서도 동원령 이후 전쟁 동원 대상이 되자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이들도 있다. 2023년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한 러시아 국적자는 모두 5,750명이다. 이들 중에도 난민 심사를 통과한 이들은 아직 아무도 없다. 한국 정부는 병역기피는 난민 사유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아직까지 러시아 전쟁을 거부한 이들을 단 한 명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쟁에 동참하기 거부했기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 이들은 명백한 정치적 난민이다. 자국에서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난민을 신청한 이들은 국제법상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2년이 지나가는 지금, 한국 정부는 무기 수출 실적을 자랑할 게 아니라 전쟁을 거부하고 한국으로 온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한국 정부는 전쟁을 거부하며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러시아인들을 속히 난민으로 인정하라!
  • 한국 정부는 전쟁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라!
  • 한국 정부는 전쟁 중단을 위해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노력을 기울여라!

2024년 5월 14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