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거대한 퇴행의 파도도 우리를 삼킬 수는 없다! 젠더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싸움은 더 확장될 것이다!

[115주년 세계여성의 날 성명]

거대한 퇴행의 파도도 우리를 삼킬 수는 없다!

젠더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싸움은 더 확장될 것이다!


구조화된 성차별이 심해지는 한국사회에서 11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 OECD 가입국 중 성별임금격차는 27년째 1위고 최저임금 미만 여성노동자 비율은 21.1%나 된다. 작년 말 여가부가 발표한 여성폭력 통계에 따르면, 평생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 비율은 38.6%나 된다. 성차별적 채용은 만연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외모 품평 및 통제)도 심각하다. 여전히 가사노동, 육아 등 돌봄노동을 여성에게 전담되고, 임신한 여성노동자가 해고당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는 현실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거꾸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고 성평등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기보다는 출산의 도구로만 바라보며 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개악하겠다고 한다. 여가부는 유지되고 있으나 전국에서 여성인권이 후퇴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여성가족재단과 청소년재단, 평생학습진흥원, 사회서비스원을 통폐합해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으로, 울산시는 여성가족개발원과 사회서비스원을 합쳐 복지가족진흥서비스원으로 합치며 ‘여성’을 뺐다. 이렇게 여성을 사업을 삭제시키는 지자체가 부지기수다. 게다가 3차 양성평등정책계획에서 ‘여성폭력’을 단 한번 언급했고, ‘젠더폭력’은 삭제됐다. 여가부 예산은 사실상 셀프로 삭감시켰다. 폭행과 협박이 없어도 동의하지 않는 성폭력은 강간임을 분명히 하는 ‘비동의 강간죄’로의 형법 297조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낙태죄는 폐지되었으나 안전한 임신중지권을 위한 유산유도제인 미프지미소는 아직까지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국가권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여성도, 인권도, 성소수자도, 성평등전담기구도 삭제시킬 수 없음을. 전국 곳곳에서 젠더폭력과 가부장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처럼 임금인상투쟁으로, 때로는 임신중지권을 요구하는 시위로, 때로는 여가부에 저항하는 행진으로, 때로는 일터 내 젠더폭력 피해자이자 고발자인 신당역 여성노동자를 기억하는 행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젠더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싸움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무산됐듯이, 성평등 후퇴 정책에 맞서 우리의 싸움도 거세질 것임을 윤석열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 성소수자 및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판치지만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등이 되고 용기가 될 것이므로. 세계 곳곳에서 가부장제도의 반격과 성평등 퇴행이 일어나고 있지만, 거대한 퇴행의 파도도 우리를 삼킬 수는 없다! 성평등을 향한 싸움은 멈춘 적이 없다. 115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그랬듯이 우리는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투쟁하는 여성들과 함께, 성평등을 염원하는 성소수자 등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우리 사회 곳곳에 놓인 젠더불평등과 혐오에 맞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한국만이 아니라 이란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23년 3월 8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