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9호 - 2021년 8월
활동가의 편지
우리 모두의 문제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저는 최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 참여하고 있는 ‘체제전환을 위한 청년시국회의(이하 청년시국회의)’를 통해 구로마을TV 강연의 패널로 참여하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차별에 대해 말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청년 정책들과 언론과 정치가 앞장서고 있는 페미니즘 백래시에 대한 청년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 나눴던 이야기를 여기서도 한 번 나눠보려 합니다. 주된 내용은 세대론이 아니라 "체제전환"이었습니다.
여러 미디어매체들이 청년을 ‘MZ세대’라고 부르며 그 특징을 분석하곤 합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태어난 시기를 기준으로 똑 잘라내 통칭된 ‘세대’가 과연 모든 청년들 포함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X, M, Z 청년세대의 이름을 짓는 세대론은 다양하게 교차하는 정체성을 가진 청년들을 단일화함으로써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지난 8월 26일 청와대는 청년지원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주된 내용은 반값 대학 등록금 현실화와 취업 수당 지급,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 1년 동안 월세 20만원 지원이었습니다. 청년 문제를 취업만 하면, 1년 동안 주거가 안정되면 해결된다고 판단했는지, 청와대가 내놓은 정책은 시혜적이기만 합니다. 이 정책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장애인 청년들의 채용 차별을 극복할 수 없으며, 여성과 성소수자 청년들의 일상에서 겪는 혐오를 타파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청와대의 정책은 다층화된 청년들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학력, 성별 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유무, 고용형태 등 여러 차별 앞에서 좌절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청년 문제’라고 하는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세대’도 겪고 있습니다. KBS 세대인식 집중조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에서 ‘집값 상승은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을 무너뜨렸다’ 질문에 청년과 50대는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청년 : 65.2% / 50대 : 59.2%)이 비슷합니다. 주거 불안은 특정 연령대에 상관없이 공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상황을 가져오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임금 차별을 겪는 청소년 노동자, 주거빈곤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출산 후 고용단절된 여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취업, 주거 등의 문제는 한 세대만이 전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청년이 아닌 동시대인으로서 우리는 ‘진짜 문제’를 해결해야겠습니다. 가부장적 제도와 문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사회구성원의 권리를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맞서 평등의 가치가 구현되는 인간해방의 사회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권단체입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세대를 넘어서 다양한 현장에서 평등을 외치겠습니다. 바람의 외침과 움직임에 함께해주세요.
소식지 9호 - 2021년 8월
활동가의 편지
우리 모두의 문제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저는 최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 참여하고 있는 ‘체제전환을 위한 청년시국회의(이하 청년시국회의)’를 통해 구로마을TV 강연의 패널로 참여하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차별에 대해 말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청년 정책들과 언론과 정치가 앞장서고 있는 페미니즘 백래시에 대한 청년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 나눴던 이야기를 여기서도 한 번 나눠보려 합니다. 주된 내용은 세대론이 아니라 "체제전환"이었습니다.
여러 미디어매체들이 청년을 ‘MZ세대’라고 부르며 그 특징을 분석하곤 합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태어난 시기를 기준으로 똑 잘라내 통칭된 ‘세대’가 과연 모든 청년들 포함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X, M, Z 청년세대의 이름을 짓는 세대론은 다양하게 교차하는 정체성을 가진 청년들을 단일화함으로써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지난 8월 26일 청와대는 청년지원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주된 내용은 반값 대학 등록금 현실화와 취업 수당 지급,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 1년 동안 월세 20만원 지원이었습니다. 청년 문제를 취업만 하면, 1년 동안 주거가 안정되면 해결된다고 판단했는지, 청와대가 내놓은 정책은 시혜적이기만 합니다. 이 정책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장애인 청년들의 채용 차별을 극복할 수 없으며, 여성과 성소수자 청년들의 일상에서 겪는 혐오를 타파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청와대의 정책은 다층화된 청년들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학력, 성별 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유무, 고용형태 등 여러 차별 앞에서 좌절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청년 문제’라고 하는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세대’도 겪고 있습니다. KBS 세대인식 집중조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에서 ‘집값 상승은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을 무너뜨렸다’ 질문에 청년과 50대는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청년 : 65.2% / 50대 : 59.2%)이 비슷합니다. 주거 불안은 특정 연령대에 상관없이 공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상황을 가져오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임금 차별을 겪는 청소년 노동자, 주거빈곤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출산 후 고용단절된 여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취업, 주거 등의 문제는 한 세대만이 전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청년이 아닌 동시대인으로서 우리는 ‘진짜 문제’를 해결해야겠습니다. 가부장적 제도와 문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사회구성원의 권리를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맞서 평등의 가치가 구현되는 인간해방의 사회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권단체입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세대를 넘어서 다양한 현장에서 평등을 외치겠습니다. 바람의 외침과 움직임에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