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7호] 인권운동 바람의 '연대'

소식지 7호 - 2021년 5월

인권운동 바람의 '연대'


고 서지윤간호사 추모조형물 제막식 열려

직장 내 괴롭힘으로 2019년 1월 5일 사망한 고 서지윤간호사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고인이 근무했던 서울의료원 정문 앞에서 5월 10일에 개최했습니다. 서울의료원의 방해로 서울시가 추모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2년 만에 만들어졌습니다.

사망소식이 알려진 후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가 만들어지고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시에 만든 공식적인 조사기‘서울시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책위원회(이하 진상대책위)’에서 권고한 34개의 권고안도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차분하게 진행된 제막식은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이자 서울의료원의 변화를 촉구하는 인권, 종교, 노동 등 여러 시민사회의 바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제막식에는 서울의료원 경영진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새로 부임한 병원장은 아직도 유족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명숙 활동가도 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병원 경영진과 간호사들을 만나며 병원의 노동실태를 직접 목격했기에 변화가 없는 병원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고인의 어머니가 추모조형물을 붙잡고 애통해하는 모습은 비극적 현실을 끝내야한다는 다짐을 더욱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막식 마지막에 파란색 카네이션이 조형물 앞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결의하였습니다.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1년 문화제와 금호문화재단 박삼구 구속

5월 11일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된 날 연대문화제를 했습니다. ‘코로나19 희생전가 정리해고,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약칭 아시아나케이오공대위)’에는 이미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자리였습니다.

이날은 김정남 전 지부장은 4월말 정년이 끝났지만 단식을 5월까지 이어가고 있어 단식29일째였습니다. 여전히 기노진 회계감사의 정년이 5월말이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원청인 금호문화재단 박삼구의 소유구조 왜곡, 일감몰아주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배임 등 혐의로 구속 영장 실질심사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단식 30일차인 김정남 전 지부장도 함께 부당행위를 알리려고 했으나

법원 보안관리요원의 과잉조치로 쓰려져 단식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당연한 결론이지만 6시간에 걸친 심사에도 불구하고 박삼구는 그날 밤 구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당해고 판정에도 복직이 되고 있지 않는 현실이기에 투쟁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도 언론팀 담당, 문화제와 밤 농성 참여, 기고글을 하며 연대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고 이선호 군 문화제 열어 ‘다시는’ 가족들도 참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작업현장에서 일하다 죽는 사람들의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시행일 뿐 아니라 반쪽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작업현장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4월 13일 23세 청년 고 이선호 님이 평택항에서 일하다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작업현장에는 안전교육과 안전관리자도 없었으며, 컨테이너는 고장난 듯 반대편 날개를 접자 진동으로 내려앉아서 발생한 산재입니다. 유가족들은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한 달 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에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애도하는 마음을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정부와 기업에게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의 의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추모제가 급하게 추진돼 많이 알리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줬습니다. 고 이선호님의 아버지 이재훈님은 “인건비 줄이겠다고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았다. 일하는 작업장이 아니라 도살장이 됐다”며 분노와 슬픔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추모문화제에는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에서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김용균재단 김미숙님은 “산재사망이나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사건을 파헤쳐 보면 대부분 인재였다. 국가와 기업은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영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에 자신들의 의무와 책임을 축소하는 내용을 넣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지막 애도의 마음을 모아 컨테이너 조형물에 장미꽃을 꽂는 순간 유족은 자리를 뜨지 못하였습니다.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이선호님의 억울함을 풀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LG트윈타워분회, 투쟁 승리를 축하하는 보고대회에 참여

노동조합 탄압과 해고에 맞서 힘차게 투쟁했던 LG트윈타워 노동자들이 7월 1일에 일터로 돌아갑니다. 지난 4월 30일,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은 LG마포빌딩으로 옮겨서 일하기로 LG측과 합의하였습니다. 원래 일하던 LG트윈타워로의 고용승계를 양보한 대신 일정 수준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과 노동조건 개선, 해고기간 임금 보전 등을 약속받았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5월 13일 투쟁보고대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초코파이를 빼앗기고, 회사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텐트촌을 치며 투쟁했던 지난 136일을 돌아보았습니다. 굳은 결의로 현장에서 흥이 넘치고 재치있게 발언했던 LG트윈타워 동지들이 끝까지 투쟁하여 쟁취한 승리를 축하하였습니다. "연대의 힘으로 현장에 돌아갔음"을 말하는 LG트윈타워분회로부터 손편지와 함께 시계를 선물받았습니다. LG트윈타워 동지들이 이제는 다른 투쟁 사업장에 연대하고 있습니다. 해고로부터 자신과 동료를 지키는 투쟁은 마무리하지만, 노동자로서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투쟁을 통해 배운 연대의 힘을 자신의 현장에서 끝낸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에게 향하는 지금이 참 승리인 것 같습니다. 직접 몸과 목소리로 노동자의 권리를 외쳤던 LG트윈타워 동지들의 투쟁 승리를 축하합니다.


유성지회, 노조파괴에 맞선 승리 보고대회 열어

노조파괴에 맞서 11년간 싸운 금속노조 유성지회 노동자들이 드디어 승리보고대회를 5월 18일 아산공장에서 열었습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은 심야노동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죽음의 공장이었습니다. 다행이 민주노조가 강한 사업장이었기에 단체협약으로 심야노동 폐지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당시에는 원청인 현대자동차에도 심야노동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품업체에서 심야노동을 폐지한다니, 위협을 느낀 현대차와 유성기업 사측, 창조컨설팅은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치밀한 작업을 합니다. 2011년 5월 18일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패고 직장을 폐쇄합니다.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그리고 어용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조 조합원들만 괴롭혔습니다. 그러는 중에 2016년 한광호 열사를 비롯한 노동자들이 죽었습니다.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이 두 번이나 감옥에 갔지만 노조파괴를 멈추지 않아 싸움을 10년째 했습니다. 현대차도 처벌이 가벼웠으나 노조파괴로 처벌받았습니다. 작년 12월 말에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19로 승리보고대회를 못하다가 직장폐쇄가 있었던 5월 18일에 승리보고대회를 했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도 축하 케이크를 사서 참여했습니다. 유성지회 동지들이 선물로 준 다육이 화분을 받고 올라왔습니다.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 노조 활동한다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