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13호]
활동가의 편지
우리가 살리는 문화를 만들자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오랜만에 ‘그대 이름은 바람’ 소식지로 인사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과 온라인공간에서 바람 활동가들을 볼 때마다 많이 바쁜 것 같다, 건강 챙기면서 활동하시라 이런 말들을 해주셨습니다. 네, 바빴습니다. 대선 기간과 인수위 기간, 윤 정부 출범까지 정치권의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아 더 바빴던 것 같습니다.
발달‧중증 장애인들과 가족들의 죽음
삼각지역에는 발달‧중증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분향소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지원 체계가 부족해서 돌봄 부담을 온전히 가족들이 감당해야 합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활동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국가는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애인 부모‧가족과 연대인 500여명이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해도 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세종호텔, 아시아나케이오, 을지OB베어 투쟁현장이 모여 있는 을지로에 또 하나의 투쟁 현장이 생겼습니다.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 고 이동우 님의 산재사망으로 생긴 분향소입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고 이동우 님은 크레인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죽음에 책임을 묻기 위해 유가족들이 서울로 와서 동국제강 본사 앞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피해배상을 요구하며 매일 선전전을 하고 건물 앞과 로비에서 난장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회사가 회의실 문을 잠그고 합의 내용을 번복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동우 님이 돌아가신지 86일이 되어서야 합의를 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인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삶의 한 과정으로써 죽음과 그에 대한 사회의 태도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노동자의 계속되는 구호와, "죽음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장애인과 가족의 절규가 사회에 넘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재와 차별을 이유로, 생명이 아닌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에서 더 이상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를 잃을 수 없습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앞에서 고 이동우 님 배우자 권금희 님이 이렇게 발언하셨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큰 소리치고 싸우더라도 제 남편은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이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앞으로 태어날 저희 아이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동료들, 두 번 다시 똑같은 반복된 죽음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 이 싸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슬픔과 한편으로는 분노를 안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투쟁에 나섭니다. 모두가 죽음을 포함한 삶의 모든 과정에서 마음껏 사랑하고 놀고 일하며 존엄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서로를 살리는 문화/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투쟁합니다.
죽음의 문화에서 하늘의 별이 된 고인들에 다시 한 번 애도의 마음을 보냅니다.
[소식지 13호]
활동가의 편지
우리가 살리는 문화를 만들자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오랜만에 ‘그대 이름은 바람’ 소식지로 인사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과 온라인공간에서 바람 활동가들을 볼 때마다 많이 바쁜 것 같다, 건강 챙기면서 활동하시라 이런 말들을 해주셨습니다. 네, 바빴습니다. 대선 기간과 인수위 기간, 윤 정부 출범까지 정치권의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아 더 바빴던 것 같습니다.
발달‧중증 장애인들과 가족들의 죽음
삼각지역에는 발달‧중증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분향소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지원 체계가 부족해서 돌봄 부담을 온전히 가족들이 감당해야 합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활동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국가는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애인 부모‧가족과 연대인 500여명이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해도 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세종호텔, 아시아나케이오, 을지OB베어 투쟁현장이 모여 있는 을지로에 또 하나의 투쟁 현장이 생겼습니다.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 고 이동우 님의 산재사망으로 생긴 분향소입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고 이동우 님은 크레인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죽음에 책임을 묻기 위해 유가족들이 서울로 와서 동국제강 본사 앞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피해배상을 요구하며 매일 선전전을 하고 건물 앞과 로비에서 난장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회사가 회의실 문을 잠그고 합의 내용을 번복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동우 님이 돌아가신지 86일이 되어서야 합의를 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인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삶의 한 과정으로써 죽음과 그에 대한 사회의 태도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노동자의 계속되는 구호와, "죽음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장애인과 가족의 절규가 사회에 넘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재와 차별을 이유로, 생명이 아닌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에서 더 이상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를 잃을 수 없습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앞에서 고 이동우 님 배우자 권금희 님이 이렇게 발언하셨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큰 소리치고 싸우더라도 제 남편은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이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앞으로 태어날 저희 아이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동료들, 두 번 다시 똑같은 반복된 죽음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 이 싸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슬픔과 한편으로는 분노를 안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투쟁에 나섭니다. 모두가 죽음을 포함한 삶의 모든 과정에서 마음껏 사랑하고 놀고 일하며 존엄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서로를 살리는 문화/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투쟁합니다.
죽음의 문화에서 하늘의 별이 된 고인들에 다시 한 번 애도의 마음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