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12호]
인권운동 바람의 '연대'
○ 문제는, 강원도교육청입니다
2020년 3월 강릉에서 유천초등학교가 개교했습니다. 유천초등학교의 시작을 함께 한 교육노동자들은 이전에도 지역에서 혁신학교를 만들어 교육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경험한 분들입니다. 좀 더 큰 규모의 혁신학교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평등, 존중, 연대, 참여의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하는 민주학교인 유천초등학교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천초등학교의 지난 2년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제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고, 일주일에 1회 있는 채식 식단, 세월호 수업 등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반대 받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들의 회의를 통해 결정이 되었지만, 회의와 논의 자체에 대한 반감과 거부감이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 학생자치에 대한 열의 있는 구성원과 관행대로 일을 진행하고 싶은 구성원 간의 갈등도 빚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교 1년 반 만에 강원도교육청은 유천초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열의 넘치던 교사들은 징계대상이 되어 이제 유천초등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는 갈등의 결과가 아닙니다. 유천초 구성원들이 꾸준히 갈등 해결을 위한 컨설팅을 요구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하여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회의체에서 이 컨설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일부 학교 구성원들과만 소통해 온 교육청의 태도의 반영입니다.
감사 과정에서 다수의 감사관이 들어와 진술거부권에 대한 고지 없이, 교사들에 대하여 ‘사상범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등 인권침해적 발언을 하거나 권위적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증언의 맥락을 삭제하고 징계의 자료로 쓴 경우도 있습니다. 혁신학교 지정취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지 3일 만에,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하였는데 이러한 과정적 부당함들 또한 학교 구성원들에게 상처로 남았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징계와 감사, 혁신학교 취소 모두 문제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도 전혀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유천초분회의 많은 교사들은 학기가 시작도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혁신학교 취소는 예산의 문제 이전에 구성원들의 교육과 학교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부터 느껴집니다. 징계교사들이 돌아올 학교를 지켜보겠다고 남은 교사들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도교육청에게 이러한 문제는 교육 현장의 문제일 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언할 수 있겠지만, 교육 현장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이요.
유천초 투쟁은 교육권 문제로도 지역 시민단체가 함께하고 있지만, 부당징계와 이후 타지로 전근이 결정된 교사들의 유천초로 다시 돌아오기를 요구하는 노동문제이자 성희롱에 대한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갑질이라 묘사한 교육청의 성인지감수성 문제로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권위적 태도의 강원도교육청이 있습니다. 문제는, 갈등이 아니라 강원도교육청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50분, 강원도교육청 앞에서는 유천초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께해주세요.
○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애도와 기억의 장 마련
2020년 2월 19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한국 사회 첫 부고를 접한 이후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전 사회적으로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는 희생자를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염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정부정책으로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기까지 했습니다. 감염뿐 아니라 의료공백, 백신부작용 그리고 더욱 어려워진 삶의 조건과 차별·배제로 목숨을 잃은 이들까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감시와 통제 위주의 방역대책으로 공감과 연민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인간의 존엄과 평등 그리고 자유를 지킬 수 없었던 과정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간존엄의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서도 애도와 기억의 의례가 필요합니다.
이에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함께 애도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애도와 기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2월 22일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지금 우리에게는 애도와 기억이 필요합니다”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기억은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사회와 국가의 의무입니다. ‘애도와 기억의 장’은 오프라인 추모행사도 마련하고 기록도 할 예정입니다.
🪔온라인 추모공간 링크 : Remember2022.net
○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전시회를 위한 워크숍 시작
산재피해가족네크워크 ‘다시는’은 올해 사업계획으로 2020년과 2021년 소모임으로 진행했던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를 연말에 전시하려고 합니다. 새로이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치유도 하는 워크숍을 하기로 했습니다. 문화기획자 이충열님과 그림그리는 마법사님과 함께 2월 17일 첫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각자 불리고 싶은 이름과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몰랐던 각자의 성격과 재능을 알게 됐습니다. 주변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데 주저 없는 사람 등이 공동그림을 통해 알 수 있어 재밌는 활동이었습니다.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대선질의 및 비정규직 행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후보들에게 비정규직 정책과 관련한 질의를 보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의 주요 9개 요구안을 바탕으로, 현장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당면 현안을 중심으로 담은 1개 요구안을 포함하여 총 10개 요구안(1. 상시업무 비정규직 사용금지, 파견법, 기간제법 폐지, 2.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3. 특수고용, 플랫폼,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4. 노조법 2조 개정, 5.비정규직 중심의 노동정책 폐기가 청년정책의 핵심, 6. 5인 미만 사업장 노동권 보장 7.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개정, 8. 코로나19 관련 피해노동자 생계보장/모든 해고 금지/ 미등록이주노동자 체류허가 즉각 실시, 9. 여성 및 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적인 관행 및 제도 개선, 10. 비정규직 차별 즉각 시정 및 특수고용노동자 단체교섭 성실이행, 불법파견 사용자 엄중처벌)관 관련한 18개의 세부 정책에 대해 질의하였습니다.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질의나 엠네스티 한국지부처럼 국제인권단체의 질의에는 답변을 했다는 것에서 비교되듯이 엘리트적 사고로 비정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였습니다.
나머지 정의당 심상정, 노동당 사회주의후보 이백윤, 진보당 김재연 등 진보정당의 후보들은 파견법 폐지 및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한 현실을 타파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비정규직 차별과 불평등을 폐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불평등은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월 19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노동이 없는 대선에 항의하며 대학로에서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했습니다. 이날은 백기완선생의 1주기 추모주간이기도 하여 불평등과 비정규직을 타파하자는 뜻을 잇는 행진이기도 했습니다. 눈이 날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비정규직 불평등을 없애자는 참가자들의 뜻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 공정너머, 연구팀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한 연구보고서’ 초안 발표회
작년에 구성된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응하는 공정너머 연구팀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최근의 공정담론이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차별적 공정담론’으로 명명하기로 히였습니다. 주류 정치권과 일부 기득권 정규직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한 교육영역과 노동영역, 그리고 이론적 토대를 분석하는 보고서입니다.
공정너머 연구팀에 참여한 명숙 활동가는 청년세대를 인터뷰하여 공정담론을 청년층의 요구인양 세대론과 결합한 차별적 공정담론의 허구성과 문제점을 분석하였습니다. 보고서는 3월에 책자로 나올 예정입니다.
○ 미얀마 시민저항 1년, 포스코는 미얀마 군무 협력 중단하라
작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기억할 것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군부가 마을과 사람들을 불태운 잔혹함이 알려져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군부의 폭력과 학살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그렇게 미얀마 시민저항은 1년 넘었습니다.
미얀마 현지에서 시민들의 저항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물리적 거리를 넘어 한국에서의 연대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 집행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미얀마지지시민모임에서 미얀마 시민저항 1년을 맞아들이며 MOGE 서명 캠페인과 기자회견, 오체투지, 종교행동들을 주최/공동주최하였습니다, 2월 1일에는 한국에 있는 미얀마 시민들의 집회에 참여하고 미얀마 무관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지지시민모임은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는 포스코에 계속해서 문제제기 하고 규탄해왔습니다.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미얀마 석유가스공사(MOGE)와 함께 슈웨 가스전 사업을 함으로써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스코는 수익률이 높은 가스전 사업을 놓치지 않고 시민사회의 요구에 꿈쩍 않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지지시민모임은 3월 18일 포스코 주주총회 액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월 2일부터 포스코센터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주주총회 당일인 3월 18일에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함께 기후위기, 노동인권에 대한 포스코에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려 합니다. 당일 9시 포스코 앞 집회와 기자회견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고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모입시다!
🧨관련 페이지 : https://wecangreen.org/stop_posco
○ 대선보다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 제정 만세를 부를 날을 기대하며
작년 6월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로 회부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회부된 날로부터의 심사기한을 넘기고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2024년 5월29일로 재연장하면서 분노를 일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대선이라는 핑계로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평등을 나중으로 미루고 미루고 시간이 지나면 시민들이 무뎌지고 분노가 사그라들지도 모른다는 기만일까요. 그러나 우리는 차별금지법에 더욱 간절해지고 움직이지 않는 국회에 분노했습니다.
‘대선보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먼저라는 구호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약칭 차만세)이 모였습니다. 차만세는 주로 서울 자치구를 유세차량을 타고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차별금지법을 알리고 공감을 모으는 활동을 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차만세에 연설팀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달려라 평등 노래를 부르고,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고, 연설에 적극 나섰습니다.
차만세에 참여한 후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루 빨리 앞당기고 싶은 간절함을 담아 연속 기고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기고글로 보실 수 있는데, 차별금지법으로 차별을 차별이라 말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차만세 활동을 마치며 2월 26일, 국회로 몸과 맘을 모았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행진과 집회로 국회에 촉구했습니다.
더 이상 평등이 유예되는 것에 끙끙 앓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살기 위해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안나 활동가의 차만세 후기 기고글 보기 : http://omn.kr/1xei8
○ 변희수 하사, 우리의 기억과 연대는 차별과 혐오를 뚫고 갈 것이다
트랜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하사님의 기일은 2월 27일입니다. 군은 변희수 님이 2월 28일 만기 전역한 것으로 판단한 '정상 전역 명령'을 내리는 행정 처리를 하고, 변하사의 사망시간은 모른다며 행정소송 판결문 상의 3월 3일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역 날짜인 2월 28일 전 2월 27일에 돌아가신 변희수 님은 복무 중 사망으로 제적 처리되고 순직 여부를 판단 받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사명감을 가졌던 변희수 님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에서 차별 받고 직업선택권을 박탈당했습니다. 그렇기에 군은 성소수자 차별에 책임을 다하고 순직 처분으로 변희수 하사의 명예회복에 힘써야 합니다.
올해 변희수 하사 1주기를 맞이하며 지난 2월 16일 강제전역 취소소송 승소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했습니다. 2월 27일에는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고 함께 행동할 것임을 다짐하는 추모 문화제를 했습니다. 변희수 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신촌역과 시청역, 이태원역에 지하철광고를 내었습니다.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준비한 꽃과 추모메시지로 변희수 하사를 기억했습니다. 추모메시지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변희수 하사님의 꿈을 살아내겠다’, ‘당신의 내일을 살아내겠다’는 메시지들이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도 이 메시지들처럼 다짐합니다. 가부장제와 젠더이분법, 이성애중심주의, 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겠습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변희수들’과 연대하며, 변희수 하사의 순직 인정과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함께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소식지 12호]
인권운동 바람의 '연대'
○ 문제는, 강원도교육청입니다
2020년 3월 강릉에서 유천초등학교가 개교했습니다. 유천초등학교의 시작을 함께 한 교육노동자들은 이전에도 지역에서 혁신학교를 만들어 교육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경험한 분들입니다. 좀 더 큰 규모의 혁신학교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평등, 존중, 연대, 참여의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하는 민주학교인 유천초등학교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천초등학교의 지난 2년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제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고, 일주일에 1회 있는 채식 식단, 세월호 수업 등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반대 받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들의 회의를 통해 결정이 되었지만, 회의와 논의 자체에 대한 반감과 거부감이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 학생자치에 대한 열의 있는 구성원과 관행대로 일을 진행하고 싶은 구성원 간의 갈등도 빚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교 1년 반 만에 강원도교육청은 유천초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열의 넘치던 교사들은 징계대상이 되어 이제 유천초등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는 갈등의 결과가 아닙니다. 유천초 구성원들이 꾸준히 갈등 해결을 위한 컨설팅을 요구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하여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회의체에서 이 컨설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일부 학교 구성원들과만 소통해 온 교육청의 태도의 반영입니다.
감사 과정에서 다수의 감사관이 들어와 진술거부권에 대한 고지 없이, 교사들에 대하여 ‘사상범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등 인권침해적 발언을 하거나 권위적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증언의 맥락을 삭제하고 징계의 자료로 쓴 경우도 있습니다. 혁신학교 지정취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지 3일 만에,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하였는데 이러한 과정적 부당함들 또한 학교 구성원들에게 상처로 남았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징계와 감사, 혁신학교 취소 모두 문제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도 전혀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유천초분회의 많은 교사들은 학기가 시작도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혁신학교 취소는 예산의 문제 이전에 구성원들의 교육과 학교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부터 느껴집니다. 징계교사들이 돌아올 학교를 지켜보겠다고 남은 교사들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도교육청에게 이러한 문제는 교육 현장의 문제일 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언할 수 있겠지만, 교육 현장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이요.
유천초 투쟁은 교육권 문제로도 지역 시민단체가 함께하고 있지만, 부당징계와 이후 타지로 전근이 결정된 교사들의 유천초로 다시 돌아오기를 요구하는 노동문제이자 성희롱에 대한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갑질이라 묘사한 교육청의 성인지감수성 문제로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권위적 태도의 강원도교육청이 있습니다. 문제는, 갈등이 아니라 강원도교육청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50분, 강원도교육청 앞에서는 유천초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께해주세요.
○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애도와 기억의 장 마련
2020년 2월 19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한국 사회 첫 부고를 접한 이후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전 사회적으로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는 희생자를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염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정부정책으로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기까지 했습니다. 감염뿐 아니라 의료공백, 백신부작용 그리고 더욱 어려워진 삶의 조건과 차별·배제로 목숨을 잃은 이들까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감시와 통제 위주의 방역대책으로 공감과 연민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인간의 존엄과 평등 그리고 자유를 지킬 수 없었던 과정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간존엄의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서도 애도와 기억의 의례가 필요합니다.
이에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함께 애도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애도와 기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2월 22일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지금 우리에게는 애도와 기억이 필요합니다”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기억은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사회와 국가의 의무입니다. ‘애도와 기억의 장’은 오프라인 추모행사도 마련하고 기록도 할 예정입니다.
🪔온라인 추모공간 링크 : Remember2022.net
○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전시회를 위한 워크숍 시작
산재피해가족네크워크 ‘다시는’은 올해 사업계획으로 2020년과 2021년 소모임으로 진행했던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를 연말에 전시하려고 합니다. 새로이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치유도 하는 워크숍을 하기로 했습니다. 문화기획자 이충열님과 그림그리는 마법사님과 함께 2월 17일 첫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각자 불리고 싶은 이름과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몰랐던 각자의 성격과 재능을 알게 됐습니다. 주변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데 주저 없는 사람 등이 공동그림을 통해 알 수 있어 재밌는 활동이었습니다.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대선질의 및 비정규직 행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후보들에게 비정규직 정책과 관련한 질의를 보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의 주요 9개 요구안을 바탕으로, 현장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당면 현안을 중심으로 담은 1개 요구안을 포함하여 총 10개 요구안(1. 상시업무 비정규직 사용금지, 파견법, 기간제법 폐지, 2.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3. 특수고용, 플랫폼,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4. 노조법 2조 개정, 5.비정규직 중심의 노동정책 폐기가 청년정책의 핵심, 6. 5인 미만 사업장 노동권 보장 7.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개정, 8. 코로나19 관련 피해노동자 생계보장/모든 해고 금지/ 미등록이주노동자 체류허가 즉각 실시, 9. 여성 및 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적인 관행 및 제도 개선, 10. 비정규직 차별 즉각 시정 및 특수고용노동자 단체교섭 성실이행, 불법파견 사용자 엄중처벌)관 관련한 18개의 세부 정책에 대해 질의하였습니다.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질의나 엠네스티 한국지부처럼 국제인권단체의 질의에는 답변을 했다는 것에서 비교되듯이 엘리트적 사고로 비정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였습니다.
나머지 정의당 심상정, 노동당 사회주의후보 이백윤, 진보당 김재연 등 진보정당의 후보들은 파견법 폐지 및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한 현실을 타파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비정규직 차별과 불평등을 폐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불평등은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월 19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노동이 없는 대선에 항의하며 대학로에서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했습니다. 이날은 백기완선생의 1주기 추모주간이기도 하여 불평등과 비정규직을 타파하자는 뜻을 잇는 행진이기도 했습니다. 눈이 날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비정규직 불평등을 없애자는 참가자들의 뜻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 공정너머, 연구팀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한 연구보고서’ 초안 발표회
작년에 구성된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응하는 공정너머 연구팀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최근의 공정담론이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차별적 공정담론’으로 명명하기로 히였습니다. 주류 정치권과 일부 기득권 정규직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차별적 공정담론’에 대한 교육영역과 노동영역, 그리고 이론적 토대를 분석하는 보고서입니다.
공정너머 연구팀에 참여한 명숙 활동가는 청년세대를 인터뷰하여 공정담론을 청년층의 요구인양 세대론과 결합한 차별적 공정담론의 허구성과 문제점을 분석하였습니다. 보고서는 3월에 책자로 나올 예정입니다.
○ 미얀마 시민저항 1년, 포스코는 미얀마 군무 협력 중단하라
작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기억할 것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군부가 마을과 사람들을 불태운 잔혹함이 알려져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군부의 폭력과 학살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그렇게 미얀마 시민저항은 1년 넘었습니다.
미얀마 현지에서 시민들의 저항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물리적 거리를 넘어 한국에서의 연대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 집행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미얀마지지시민모임에서 미얀마 시민저항 1년을 맞아들이며 MOGE 서명 캠페인과 기자회견, 오체투지, 종교행동들을 주최/공동주최하였습니다, 2월 1일에는 한국에 있는 미얀마 시민들의 집회에 참여하고 미얀마 무관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지지시민모임은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는 포스코에 계속해서 문제제기 하고 규탄해왔습니다.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미얀마 석유가스공사(MOGE)와 함께 슈웨 가스전 사업을 함으로써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스코는 수익률이 높은 가스전 사업을 놓치지 않고 시민사회의 요구에 꿈쩍 않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지지시민모임은 3월 18일 포스코 주주총회 액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월 2일부터 포스코센터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주주총회 당일인 3월 18일에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함께 기후위기, 노동인권에 대한 포스코에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려 합니다. 당일 9시 포스코 앞 집회와 기자회견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고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모입시다!
🧨관련 페이지 : https://wecangreen.org/stop_posco
○ 대선보다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 제정 만세를 부를 날을 기대하며
작년 6월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로 회부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회부된 날로부터의 심사기한을 넘기고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2024년 5월29일로 재연장하면서 분노를 일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대선이라는 핑계로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평등을 나중으로 미루고 미루고 시간이 지나면 시민들이 무뎌지고 분노가 사그라들지도 모른다는 기만일까요. 그러나 우리는 차별금지법에 더욱 간절해지고 움직이지 않는 국회에 분노했습니다.
‘대선보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먼저라는 구호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약칭 차만세)이 모였습니다. 차만세는 주로 서울 자치구를 유세차량을 타고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차별금지법을 알리고 공감을 모으는 활동을 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차만세에 연설팀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달려라 평등 노래를 부르고,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고, 연설에 적극 나섰습니다.
차만세에 참여한 후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루 빨리 앞당기고 싶은 간절함을 담아 연속 기고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기고글로 보실 수 있는데, 차별금지법으로 차별을 차별이라 말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차만세 활동을 마치며 2월 26일, 국회로 몸과 맘을 모았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행진과 집회로 국회에 촉구했습니다.
더 이상 평등이 유예되는 것에 끙끙 앓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살기 위해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안나 활동가의 차만세 후기 기고글 보기 : http://omn.kr/1xei8
○ 변희수 하사, 우리의 기억과 연대는 차별과 혐오를 뚫고 갈 것이다
트랜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하사님의 기일은 2월 27일입니다. 군은 변희수 님이 2월 28일 만기 전역한 것으로 판단한 '정상 전역 명령'을 내리는 행정 처리를 하고, 변하사의 사망시간은 모른다며 행정소송 판결문 상의 3월 3일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역 날짜인 2월 28일 전 2월 27일에 돌아가신 변희수 님은 복무 중 사망으로 제적 처리되고 순직 여부를 판단 받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사명감을 가졌던 변희수 님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에서 차별 받고 직업선택권을 박탈당했습니다. 그렇기에 군은 성소수자 차별에 책임을 다하고 순직 처분으로 변희수 하사의 명예회복에 힘써야 합니다.
올해 변희수 하사 1주기를 맞이하며 지난 2월 16일 강제전역 취소소송 승소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했습니다. 2월 27일에는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고 함께 행동할 것임을 다짐하는 추모 문화제를 했습니다. 변희수 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신촌역과 시청역, 이태원역에 지하철광고를 내었습니다.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준비한 꽃과 추모메시지로 변희수 하사를 기억했습니다. 추모메시지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변희수 하사님의 꿈을 살아내겠다’, ‘당신의 내일을 살아내겠다’는 메시지들이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도 이 메시지들처럼 다짐합니다. 가부장제와 젠더이분법, 이성애중심주의, 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겠습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변희수들’과 연대하며, 변희수 하사의 순직 인정과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함께하고 행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