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11호 - 2021년 12월
활동가의 편지
한 해 마무리
-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얼마 전 운영위원들과 송년의 밤을 보냈습니다. 소소한 선물을 나누고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명숙 활동가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해간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바로, ‘대화카드’입니다. 대화카드는 상임활동가의 타이핑과 풀질, 칼질로 100% 수(手)작업한 총 36장의 카드입니다. 각 카드에는 상상과 생각, 고민을 일으키는 질문이 적혀있습니다.
돌아가며 카드를 뽑고 질문에 답하며 삶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렇게 돌아 저도 카드를 뽑았습니다.
“나에게 인권운동은 _____이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올해의 시작을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과 함께한, 오늘 하루만큼은 신입 인권활동가인, 저는 이 질문을 받아보고 2021년 한해가 파노라마로 지나갔습니다. 인권 의제를 발굴해내고 현장성을 중요한 지향으로 갖고 있는 ‘바람’인 만큼 다양한 인권의 현장을 오갔더군요.
그리고 저는 “나에게 인권운동이란 관계맺기 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신입 활동가인 저에게 올해는 인권운동 방향을 고민했기보다 제 개인의 삶을 전환시키는 데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인권의 현장을 가게 되면서 새로운 관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인권운동을 통해 넓어진 관계들은 새로운 인권 감수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군부에 의한 사망자가 집계된 수치로만 최소 1,358명에 달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소 35명의 시민들이 불에 타 숨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군부의 학살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들의 저항은 지지치 않고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미얀마지지시민모임과 그 집행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UN안보리가 성명 외의 적극적인 행동을 저지하는 중국와 러시아 주한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습니다. 미얀마 군부에 자금줄이 되고 있는 MOGE와 협력관계에 있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집회와 캠페인을 했습니다. 현재 MOGE를 제재하기 위한 글로벌 서명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맺어진 관계에서 물리적으로 먼 거리지만 이곳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쿠데타 시민저항에 연대하면서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 시민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태국과 홍콩, 벨라루스 등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연말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마음을 모으면서 변희수 하사가 생각납니다. 2월 27일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강제전역을 당한 변희수 하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합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차별금지법 연내 쟁취 농성단과 변하사 공대위에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노동권 관련 활동처럼 소수자 인권 의제를 발굴하는 바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과 소수자 인권 현안에 연대하면서, 제가 인지하지 못했던 차별의 영역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이주민, 성소수자 등의 다양한 차별 문제들. 그것은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체제의 문제임을 다시금 의식하며 평등한 세상으로의 인권운동 의지를 다집니다.
인권운동으로 확장된 관계와 늘어난 고민들이 더 평등하고 더 존엄한 사회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관계들과 고민들이 연대하고 모여, 모두가 존재를 위협 받지 않고 다양하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꾸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인권운동’ 또는 ‘인권’에 대해서 무어라 답하시겠어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 질문으로 2021년을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소식지 11호 - 2021년 12월
활동가의 편지
한 해 마무리
-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얼마 전 운영위원들과 송년의 밤을 보냈습니다. 소소한 선물을 나누고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명숙 활동가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해간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바로, ‘대화카드’입니다. 대화카드는 상임활동가의 타이핑과 풀질, 칼질로 100% 수(手)작업한 총 36장의 카드입니다. 각 카드에는 상상과 생각, 고민을 일으키는 질문이 적혀있습니다.
돌아가며 카드를 뽑고 질문에 답하며 삶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렇게 돌아 저도 카드를 뽑았습니다.
“나에게 인권운동은 _____이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올해의 시작을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과 함께한, 오늘 하루만큼은 신입 인권활동가인, 저는 이 질문을 받아보고 2021년 한해가 파노라마로 지나갔습니다. 인권 의제를 발굴해내고 현장성을 중요한 지향으로 갖고 있는 ‘바람’인 만큼 다양한 인권의 현장을 오갔더군요.
그리고 저는 “나에게 인권운동이란 관계맺기 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신입 활동가인 저에게 올해는 인권운동 방향을 고민했기보다 제 개인의 삶을 전환시키는 데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인권의 현장을 가게 되면서 새로운 관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인권운동을 통해 넓어진 관계들은 새로운 인권 감수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군부에 의한 사망자가 집계된 수치로만 최소 1,358명에 달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소 35명의 시민들이 불에 타 숨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군부의 학살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들의 저항은 지지치 않고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미얀마지지시민모임과 그 집행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UN안보리가 성명 외의 적극적인 행동을 저지하는 중국와 러시아 주한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습니다. 미얀마 군부에 자금줄이 되고 있는 MOGE와 협력관계에 있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집회와 캠페인을 했습니다. 현재 MOGE를 제재하기 위한 글로벌 서명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맺어진 관계에서 물리적으로 먼 거리지만 이곳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쿠데타 시민저항에 연대하면서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 시민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태국과 홍콩, 벨라루스 등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연말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마음을 모으면서 변희수 하사가 생각납니다. 2월 27일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강제전역을 당한 변희수 하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합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차별금지법 연내 쟁취 농성단과 변하사 공대위에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노동권 관련 활동처럼 소수자 인권 의제를 발굴하는 바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과 소수자 인권 현안에 연대하면서, 제가 인지하지 못했던 차별의 영역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이주민, 성소수자 등의 다양한 차별 문제들. 그것은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체제의 문제임을 다시금 의식하며 평등한 세상으로의 인권운동 의지를 다집니다.
인권운동으로 확장된 관계와 늘어난 고민들이 더 평등하고 더 존엄한 사회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관계들과 고민들이 연대하고 모여, 모두가 존재를 위협 받지 않고 다양하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꾸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인권운동’ 또는 ‘인권’에 대해서 무어라 답하시겠어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 질문으로 2021년을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