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림 25호_살랑살랑 ‘후원인의 바람’] 비정규직 차별과 성차별이 일상인 위계적인 학교에서 싸우는 서정은 님을 만났어요! -가장 많은 인원이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살랑살랑 ‘후원인의 바람’] 비정규직 차별과 성차별이 일상인 위계적인 학교에서 싸우는 서정은 님을 만났어요!

-가장 많은 인원이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정리 : 명숙)


“하하호호” 이분을 만나면 잊을 수 없는 웃음소리와 미소에 마법처럼 흠뻑 빠지게 됩니다. 2023년 여름,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수련회에서 처음 만난 이후 투쟁 현장마다 만나 바람님이 되신 교육노동자 서정은 님입니다.

 

사서로 일하는 서정은 님과 학교비정규직으로서 겪은 학교에서의 위계와 차별,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학교에는 정규직인 교원, 지방공무원과 비정규직인 공무직에 대한 숱한 차별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차별을 배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현실이지요. 평등한 학교는 비정규직 철폐, 성차별 근절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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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기소개를 해주실래요?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매개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는 사서노동자, 학교비정규직 서정은입니다. 사서는 도서관 관리도 하고 협력수업이나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교육학습지원센터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어요. 독서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작가와의 대화 같은 이벤트도 진행하고요. 월별 독서 행사 기획과 북큐레이션, 미디어리터러시 등의 활동도 합니다.

 

○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에서 노조활동을 하고 있던데, 비정규직의 처지는 어떤가요?

 

학교에는 사서만이 아니라 교육복지를 담당하는 급식노동자 등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주 15시간 미만의 단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일한다고 하면, 당연히 공무원인 줄 아는 경우가 많아요. 처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숨기거나 대답을 안 하기도 했어요. 노조 활동을 하고 나서부터는 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덜 위축되어 솔직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에는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돌아가고 있거든요. 심지어 하루 3~4시간만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게 제대로 된 일자리는 아니잖아요. 교육현장에서 인간을 도구로만 보는 건 잘못된 일 아닌가요.

 

○ 사서이면 경기도에서 보수성향의 비상식적 민원 때문에 성평등도서를 폐기하기도 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 생각나는데요. 한강 작가의 소설도 불온 도서라고 없애서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어땠나요?

 

맞아요. 경기도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와 많은 학교에서 해당 도서를 폐기하거나 안 보이는 곳에 비치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나 학부모 단체들의 민원이 오면 학교나 교육기관은 그걸 매우 두려워하고 위축이 되어 그대로 수용하는 편이에요.

 

사실 도서관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 개방된 곳이므로 중요한 곳입니다. 얼마 전에 보건도서를 성교육도서로 정했는데 그걸 문제라는 제기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서들은 모든 자료가 평등하게 제공되고 검열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교육청이 내린 공문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니까요. 검열에 저항하는 행동을 인권단체들이 얼마 전에 한 이유기도 하고요.

 

○ 이러한 보수단체의 민원이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겠네요. 더구나 최근에는 리박스쿨에서 늘봄학교를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보도도 나오던데요?

 

저도 그 보도를 듣고 소름이 돋았었요. 보수단체들은 아래로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구나도 싶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단 사실에 화도 났고요. 사실 학생들에게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있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은 현실에 이런 일이 발생하니 더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것 때문에 실태 조사한다고 해서 저희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늘봄실무사들의 일이 늘어났습니다.

 

○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에서 투쟁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현안이 무엇인가요?

 

교육청과 단체협약 때문에 지부장이 단식투쟁하고 있고, 농성은 11일차(6월 11일 기준)입니다. 사용자가 아직 협상테이블에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아 파업도 고민하고 있어요. 요구는 사실 간단해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는 거예요. 휴가와 병가 차별. 직무연수 배제 등을 하지말라는 것이지요. 사실 정규직인 교사들은 교육공무원법 41조에 따라 자유롭게 연수를 받고 있지만, 비정규직들은 며칠의 배움의 기회도 보장하고 있지 않아요. 다양한 노동자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인 교육을 배치하는 경우도 많고요. 마음씨 좋은 학교관리자를 만나야 가능한 상황이라 관리자가 바뀔 때마다 긴장하게 되는데요, 이게 정말 교육기관인가 싶어요.

 

게다가 학교비정규직들은 방학 중 비근무라고, 학생이 없다고 쉬게 하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거든요. 정규직들은 방학에도 월급이 그대로 나오잖아요. 그래서 생계를 위해 알바라도 하려면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해요. 그게 없으면 징계를 받고요. 사실 한 달짜리 알바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생계 때문에, 차별 때문에 학교비정규직들이 파업을 하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볼모로 한다’는 말을 하는데 너무 억울해요. 학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은 학생들을 좋아해서 일하거든요. 그러니 학생들과 양육자들의 처지도 생각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비정규직들이 파업에 나서는 마음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게다가 파업을 하면 무노동무임금원칙 때문에 임금이 줄어요. 오죽하면 임금이 줄어드는데 파업을 결정하겠어요. 이렇게 우리는 생계를 걸고 싸우는데 ‘학생인질’이라는 말로 왜곡해서 상처를 많이 받아요.

 

학교 비정규직들이 매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물가인상에 따른 자동 임금인상이나 호봉체계가 없어서예요. 싸우지 않으면 전년도 임금 그대로거든요. 정규직들은 호봉도 있고 물가도 반영하니까 괜찮은데, 우리는 단체협상, 임금협상을 해야 조금이라도 월급이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매번 파업하지 않게 임금체계 만들자고 하는데도 안 합니다. 도대체 누가 욕심이 많은 겁니까. 책임 전가를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억울해요.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학생들을 볼모로 한 것은 학교, 교육 당국 아닌가요?

 

○ 학교에서 여성노동자로 일하면서 겪는 차별도 크지 않나요?

 

사실 학교비정규직들이 대부분 여성이에요. 임금이 적어서 여성이 많은 것이기도 하고 여성일자리는 부차적이라고 취급되면서 급여나 대우가 낮게 책정되잖아요. 지금처럼 무기계약직이 되기 전엔 해마다 계약을 다시 해야 하니까 원래 업무가 아닌 일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 같은 경우도 제 업무가 아닌 행정업무도 많이 했어요. 사서임에도 학교운영위 간사로 들어가 일하기도 하고, 방송일도 하기도 했어요.

 

사실 학교 비정규직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과 감정노동을 맡고 있어요. 여성노동자라고 여러 업무에서 감정노동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급식실에서‘맛있게 드세요’라고 안 했다고 민원이 들어오기도 해요. 성별화된 요구인 거죠. 사실 그뿐만이 아니라 웃지 않고 얘기했다고 민원이 들어온 경우도 있어요. 누구 선생님은 웃으면서 얘기 안 했다고. 사실 사람이 아픈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는데 어떻게 항상 웃어요.

 

○ 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인데요. 사서니까 학교에 성소수자인권 책도 비치해두나요? 작년에도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만난 게 기억이 나는데요. 언제부터 퀴퍼에 오셨나요?


사실 어린이책 중에 좋은 게 많아요. 친절하고 편견이 없게 만든달까요. 드레스메이커라는 만화책이 있는데요, 남자아이가 드레스를 좋아해서 입는 내용이 나와요. 성별화된 복장문화나 성적 표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이죠. 그 외에도 한국학교사서협회에 다양성에 관한 추천도서가 내려오기도 해요.

 

올해 퀴어퍼레이드(퀴퍼)에 가려고 무지개치마도 샀어요. 제가 처음 퀴퍼에 갔던 것은 민주노총 조합원 중 성소수자 동지를 알게 되면서였어요. 그 동지가 퀴퍼가 있다고 해서 가게 되었어요. 그 동지를 만나기 전, 제가 기독교동아리에 있을 때 성소수자 지체(형제 자매가 아닌)를 만나게 되었었어요. 대학때 만난 그 지체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편견이 없어서 퀴퍼 소식에 기쁘게 갔던 것 같아요. 그 지체도 민주노총 동지도 제가 감수성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줘서 정말 고맙죠.

 

그 동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워낙 무지개로 꾸미고 다녀요. 일부러 그렇게 해요. 사실 학교라는 공간이 조금만 눈에 띄어도 따돌리고 배제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개의치 않아요. 그래서 제가 엘라이인지, 당사자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답하지 않아요. 엘라이냐 당사자냐가 중요하다기보다 누구든 성소수자 친화적인 것이 중요한 거니까요.

 

○ 윤석열 퇴진광장에 많은 성소수자들이 있었는데요, 광장에서 느꼈던 개인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저에게 윤석열 퇴진광장은 매우 감동적이었어요. 누구나 발언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불편한 걸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노조 조끼를 입은 제가 환대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지하철에 제가 노조 조끼를 입어도 환대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노조조끼를 집회가 있는 현장에 내릴 때가 되어서야 가방에서 조끼를 꺼내 입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도 됐어요. 민주노총이 환대받으면서 제가 환대받는 것이 느껴졌어요. 사실 그전에 민주노총이 차별받았다는 의미겠죠. 언론이 민주노총을 악마화했으니까요.

 

○ 그러면 마지막으로 바람에 어떻게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셨나요? 바람에 바라는 게 있다면?

 

어떨결에 가입했다고 해야 하나. 하하. 집회에서 바람 동지들을 자주 보게 되면서, 후원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연말정산 때 후원한 걸 깨달았어요. 투쟁 현장에 바람이 항상 있으니까 스며들었나봐요. 흐흐. 바람은 세종호텔, 옵티칼, 팔레스타인. 서울시교육청 등 조명받지 못하는 투쟁현장에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늘 그 자리에, 소외된 사람들 곁에 있는 게 정말 좋아 보였어요.

 

그리고 춤바람 사업이나 민중가요사 등 시기나 흐름을 잘 읽는 사업도 좋았어요. 주변의 의견을 잘 수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소진될까 걱정돼요, 바람에 바라는 것은 힘들거나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 바람이 소진되지 않으려면 상임활동가가 늘어나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후원회원이 늘어야 합니다. 후원회원을 하면 뭐가 좋은지 대신 광고말씀 해주셔요.

 

바람은 작은 목소리들이 들릴 수 있는 스피커 역할을 하는 단체라고 생각해요.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도록 바람의 회원으로 가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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