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활동가 편지] 평등의 일상으로 가기 위해 더 넓은 시야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상임활동가 편지] 평등의 일상으로 가기 위해 더 넓은 시야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6월 3일 대선이 끝나고 잠깐 우울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했겠지만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고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유일한 진보정당의 후보가 1%도 안 나왔고, 내란정당의 김문수 후보와 혐오정치를 강력한 무기로 삼는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49.49%나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극우화, 혐오정치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 우리는 여전히 거대양당체제에 놀아나고 있구나! 무엇보다 광장에서 외쳤던 그 많은 평등, 다양성, 공존의 가치는 아직 세상에 가닿지 않았거나 싸리눈처럼 금세 녹아버린 것 같아 조금 허무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을 배제하는 혐오정치, 극우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요? 답은 분명합니다. 열심히 주변을 조직하고 인권의 언어로, 존엄을 전파하는 것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야 하늘에서 여전히 노동권을 외치고 있는 고진수, 김형수, 박정혜 고공농성자들이 내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성평등의 가치를 인정하기보다 득표 계산에 골몰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갈지자 행보를 바꿔내는 힘을 길러야겠지요. 거대기득권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겠지요.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언어성폭력 발언 이후 시민들의 공분이 일자 다음날 성평등정책을 발표하는 등의 여전히 득표계산으로 성평등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 이재명 예비후보는 2030여성 유권자를 위한 비전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나는 기자의 질문에 “빛의 혁명 과정에는 모든 국민이 함께 했다. 국민들이라는 거대 공동체의 모두의 성과다.”며 애써 2030여성의 역할과 힘을 애써 부정하려 했고, 성평등정책이 20대 대선 때보다 없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언어성폭력 이후 여론이 커지자 이를 의식해 성평등정책을 내세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선 후에도 이준석 정치인을 국회의원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어 국회의원 제명안에 서명한 사람이 47만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준석 씨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혐오정치를 중단하기보다 여성혐오,이주민 혐오로 지지율을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양 울먹이며, 고소하겠다는 협박도 했습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극우정치들은 여성혐오와 이주민 혐오로 체제의 문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불평등구조를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단한 삶의 원인, 즉 화살을 다른 곳으로 옮겨 지지를 호소하고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왜곡하는 것이 극우 정치입니다. 미국에서도 90년초반 남성권리연대가 그런 극우정치로 조직화되었고 이것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남성들이 느끼는 삶의 불안감, 불편감이나 과거에 누렸던 남성특권의 저하를 피해자의식으로 바꾸는 게 극우정치의 특징입니다. 그렇게 계급적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기득권 지배계급정당을 지지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성평등정치, 페미니즘과 반자본주의가 더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야 극우정치의 확산을 막고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 더많은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넓은 시야의 행동도 필요합니다. 6월 1일 기후정의활동가 툰베리 등 12명의 활동가들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마들린호를 타고 가자지구로 갔습니다. 9일 새벽 이스라엘군에 체포되어 강제로 추방되었지만, 그 울림은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유엔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식민지 집단학살에 대해 결의안만 채택하고 실질적인 제재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각국에서 유엔총회의 결의안조차 이행하지 않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행동을 한 것입니다. 제국주의와 군사주의가 어떻게 집단학살을 은폐하고 있는지를 직접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가자지구에 식량 보급을 차단하며 굶어죽이려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절망감과 무력감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활동가들이 배를 타고 가자로 가는 행동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는지를 전세계에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 후 비슷한 연대행동이 기획되고 있습니다. Global March To Gaza ’라고 32개국에서 1만명의 활동가들이 국제사회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집단학살과 봉쇄를 중단할 것 특히 구호물품 반입과 국경 개방을 요구하는 행진이 6월 12일 이집트 카이로에 집결하여 13일부터 15일까지 가자지구 라파 국경을 향해 행진하고, 이후 3일간 야영하는 일입니다. 한국에서도 가자에 함께 걷는 연대행동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 기간동안 함께 하는 의미로 각자 걷고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를 넣어 온라인에 인증샷을 하는 활동입니다.

 

툰베리를 보며 정신을 바짝 차려 봅니다. 고개를 들어 행동을 구상해야겠습니다. 불평등의 구조를 드러내는 넓은 연대 행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모읍니다. 서로의 마음과 행동이 우리의 힘이 원천이니까요. 함께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대환영입니다. 평등의 일상으로 가기 위해 더 넓은 시야와 행동을 할 때입니다. 


*사진:이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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