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활동가 편지]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아픈 유언

[활동가편지]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아픈 유언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누군가를 죽였다고, 암살했다고 자신있게 트위터에 올리는 나라가 민주적이고 인권적인 나라일까.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며칠 전, 이스라엘은 기자들을 하마스라고 지목하면서 암살하더니 그것을 자랑스럽게 암살 완료 트윗을 게시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시티병원의 기자 텐트를 폭격했고, 알자지라 기자 5명을 포함해 총 7명을 살해했습니다. 이때 죽은 28세의 알자지라 기자 아나스 앗-샤리프는 수없이 자신은 정치 소속이 없다고, 그러니 하마스소속이 아니라고 호소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너무 아픕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마치 죽일 만해서 죽였다는 듯, 그들이 하마스여서 암살했다고 자랑하듯 알립니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계속하며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이고도 여전히 하마스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마스를 악마화해서 자신의 집단학살, 인종청소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헬레나 코번과 라미G.쿠리의 책<당신은 하마스를 모른다>에도 나오듯이, 하마스 악마화 이전에도 이스라엘을 비롯한 서구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를 악마화했다고 짚습니다.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서구제국주의가 식민지화하거나 침략했던 베트남, 알제리 등에서 스스로 독립을 취하려 했던 지도자들을 맹비난하며 악마화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독립운동의 정치적 역사를 평면화하고 생략하는 방식으로 악마화합니다.

 

그러나 하마스는 테러 집단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정치세력이고, 당연히 외교적인 방식의 정치활동도 합니다. 자선 및 지역사업도 열심히 하며 지역 지지기반도 만들어온 세력임에도 마치 무슬림극단주의 세력인 양 서구 언론은 가짜뉴스를 퍼뜨립니다. 그러한 하마스의 악마화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인간화로 이어집니다.

 

비인간화! 폭력과 차별, 혐오의 주요한 방식이 비인간화입니다. 동등한 인격과 인권이 있는 존재로 보아야 누군가를 차별하고 죽이는 데에 주저함이 생기지만 그 반대라면 폭력은 손쉬워지니까요. 역사적으로 장애인이나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은 ‘인간이 아닌 변태’나 ‘인간에 미달한 자’로 취급했던 것과 일치합니다. 실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양 대우합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붙태워 죽이고, 시신을 조롱합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옷을 벗겨 모욕감을 주며 죽입니다.

 

참담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보며 분노와 참담함의 눈물을 삼키며 생각해봅니다.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도 팔레스타인들은 인간의 존엄함을 지키려 애쓰는가를 위험을 무릎쓰고 취재하던 알자지라 기자 아나스 앗-샤리프의 유언을 마주합니다.

 

“여러분이 사슬에 얽매여 침묵당하지 않기를, 국경에 제약받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빼앗긴 우리 고향 땅 위로 존엄과 자유의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우리 땅과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한 다리가 되어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존엄을 그리고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것은 침묵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를 갈라놓는 수많은 벽, 국경, 인종, 사회적 신분, 성별, 성적 등 수 많은 차이를 뛰어넘어 우리는 권력과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자들, 싸우는 자과 연대를 하는 일입니다. 해방을 위한 연대자가 되어주세요! 팔레스타인 해방과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이 승리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세요!

(위 사진은 스튜디오 알)


생전의 아나스 앗 샤리프 기자의 모습

유언전문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