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림 19호] 살랑살랑 '후원회원의 바람’ : 보근

['바람이 부는 현장, 움트림' 소식지 19호 2023.9월] 살랑살랑 '후원회원의 바람’


다른 세상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봐야겠다는

성공회대 인권위원장 보근 님을 만나


그대 이름은 바람 후원회원 보근 님 인터뷰 (정리: 명숙)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 투쟁 문화제를 마치고 최보근님을 만났습니다. 몸이 안 좋은 상태였지만 7월 1일 퀴어퍼레이드에서 세종호텔 해고자들이 보내준 지지에 대한 고마움을 발언하고 싶어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성공회대 인권위원장인 보근님은 서울퀴어퍼레이드만이 아니라 성공회대학교에서도 미니퀴퍼를 6월 20일에 진행하기도 하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인권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요즘 근황과 어떻게 바람과 인연을 맺었는지 짧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진 출처. 전병철]


요즘 성공회대 인권위는 어떤 고민과 활동을 하나요?

최근에는 학교가 아무래도 재정 위기가 좀 와서 그것 때문에 부수적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청소 노동자분들의 임금이 깎이고 있어요. 그걸 겨울방학 때 막아보려고 아등바등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어쨌든 다시 임금이 깎인 채로 계시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수복이 된 게 방학 기간에는 학교 문을 완전히 닫아가지고 임금을 안 주는 식으로 돈을 아끼거든요. 학교는 난방비를 줄였다고 에코주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린 워싱을 하고 있어 대응하고 있어요.


학교가 돈이 없다 보니 학생들 전공이나 이런 제도들을 싹 바꿨어요. 전공통폐합으로. 근데 이제 어쨌든 이게 교육부 평가에서 탈락당하지 않기 위한 활동이라서 저희가 필요성까지는 알겠는데 이게 구체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이 오는 거예요.


저희가 이번에 유학생 받기 위해서 국제학부를 만드는데 유학생들이 들어올 기숙사가 부족해서 기존 기숙사가 빠져나와야 한다든지 혹은 언어 같은 것도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고 약간 시스템적인 문제들도 많아요. 크게 두 가지 대응하고 있어요.


인권위원회라 하는 일이 많군요. 얼마 전에 퀴어퍼레이드를 했는데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퀴퍼는 인권위만 한 것은 아니에요. 같이 할 주관 단위를 모아서 함께 했어요. 그 과정에서 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미니 퀴어퍼레이드(미니 퀴퍼)를 열지 말라고 정말 완전 원색적인 혐오 표현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당일에 한 200여 명 정도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해 주시면서 좀 상황이 끝났고 언론도 거의 20개 가까이 보도가 돼서 좋았어요.


퀴퍼를 하게 된 계기가 프라이드먼스 (자긍심의 달)이라는 거를 알고 있었는데 학생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미니퀴퍼를 열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마침 서울시에서 퀴퍼를 할 서울광장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아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미니퀴퍼를 열지 말지 결정하는 회의 당일이 5월 3일이었는데 그날 딱 서울광장 사용불허 공지가 뗬죠. 학교는 처음에 에브리타임 혐오를 멈추라는 게시글을 올리더니 나중에는 논란이 많은 행사는 보류하고 구성원의견을 수렴하라는 입장을 냈어요. 퀴어퍼레이드를 참여하고 만든 사람들은 “우리 학교 퀴퍼 있다”는 문구의 피켓을 만들면서 학생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모두의 화장실도 있고 퀴퍼도 있는 학교라서 좋다.


보근님은 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부터 학생인권조례운동도 한 걸로 아는데 그건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다닐 때 그냥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가입을 했는데, 근데 그게 어쩌다가 학생인권조례도 하게 되었어요. ‘활동하다 보니 활동가라고 불리고 있었다?’ 하하.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막 있는 것은 아니고 약간 가랑비에 옷 젖듯 시작했달까요. 활동을 하면서 고등학교 교사에게 탄압을 받기도 했어요.


바람은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나요?

일단 바람을 아예 처음 보게 된 계기는 사실 세종호텔에서였어요. 저는 매주 세종호텔에 오니까 어떻게 알게 됐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바람의 활동가들은 어딜가든 있었고, 명숙님 모습에서도 뭔가 카리스마가 느껴졌달까요. 바람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고 싶어서 가입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도 욕심이 많아 관심이 가는 이슈들이 많은데 바람은 다른 인권 단위보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바람은 페미니즘과 반자본주의가 지향이어서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도 하고 또 노동도 하잖아요. 그런 관심과 지향이 맞았던 걸까요?

노동에 특별히 관심이 갔다기보다는 세종호텔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에 관심이 생긴 경우에요, 말씀하신 대로 보통 소수자 의제하는 데에서 노동 의제를 안 하는 경우도 많은데 바람은 세종호텔도 그렇고 유천초도 하는 걸 보면 관심사가 비슷한 거 같아요. 제가 활동을 하면서 항상 하는 생각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는 주의거든요.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상적인 사회가 과연 올지 확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봐야겠다는 주의! 흐흐.


강남역 여성살해 7주기 행사 때 성공회대 인권위에서 많이 오셨던데, 인권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움은 없나요?

사실 인권위원장을 하면 학교에서도 진보적인 성공회대학교에서조차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되게 많단 말이에요. 그래서 항상 고민이 들어요. 직책을 맡게 되면 공격에서 자유롭지 않으니까요. 대학 인권기구들은 항상 혐오를 많이 받아오는데 그래도 지지해주는 사람이 많은 집단이 성공회대인 것 같아요. 학교 청소노동자분들 문제와 함께할 수 있고, 미니퀴퍼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학교 밖으로 내보낼 수 있었던 것은 성공회대 학생이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바람의 활동 중에 인상적이었던 거 뭐 이런 것 해주시겠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거는 유천초 쌤들이 다시 싸우기 시작할 때 경찰들이 끌어냈었잖아요. 그러고 나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그때 명숙 님 발언이 인상 깊어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침해 진정수 2위가 경찰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 발언이 사실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집회나 경찰, 국가인권위원회의 상황에 대한 파악을 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바람에게 기대하는 바나 바람이 했으면 하는 활동이 있다면?

저는 바람이 아동 청소년 의제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을 해서인지 그쪽 의제가 많이 눈에 밟히거든요.


끝으로 바람이 9월 16일 후원 행사를 합니다. 한 문장으로 후원 모집 광고를 해 주세요.

저도 막 많은 액수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후원하는 게 보람 있는 단체입니다.


 *인터뷰를 하고 한 달 후에 보근님은 바람의 운영위원이 되셨습니다. 좀 더 많은 활동을 바람과 함께 하게 될 터이니 기대해주세요! 여러분들도 바람에 힘을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