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후원인의 바람’> 말벌동지가 되어 기쁘다는 희주 님을 만났어요

<살랑살랑 ‘후원인의 바람’> 말벌동지가 되어 기쁘다는 희주 님을 만났어요

 

정리: 명숙

 

작년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퇴진 광장이 열리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중에는 자신을 말벌동지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희주 님도 그중 한 명이랍니다. 트위터에서 유명한 ‘말벌아저씨’ 짤이 어원인 말벌 동지란, 말벌로부터 꿀벌을 지키기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연대하는 동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말벌 동지라 불려서 편하다는 희주 님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 자기 소개를 한다면?

 

휴학생 말벌입니다. 작년 비상게엄이 있기 2주 전에 휴학을 하고 영국에서 입국했어요. 계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연대한 말벌 동지입니다. 그전에도 연대는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말벌 동지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요.투쟁현장에 갔을 때 투쟁 당사자가 아니어도 말벌이라고 하면 바로 사람들이 이해하니까 좋아요,

 

계엄 이전에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집회에도 갔고 오비베어 철거 반대 집회나 문화제에 갔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 동물권을 하는 친구도 있어서 세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국에는 중학교 때부터 유학을 했고, 현재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있어요. 순수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취직이 그나마 잘 될 것 같은 건축을 전공한 것이고요.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아 친구들도 무대예술을 하거나 음악하는 예술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 낯선 사람이 많은 광장이 어려운 것은 없었나요? 투쟁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저한테 광장이 더 좋았어요.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라 안심이 되었기도 하고, 사람 냄새 나고 과격하지도 않은 분위기가 좋았어요. 무엇보다 정상성에 부합하게 보여야 할 필요가 없어서 편안했어요.

 

윤석열 파면 투쟁 과정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윤석열이 파면 선고 받던 날이에요. 그날 혹시 파면 되지 않으면 농성자인 고진수 동지가 끌려 내려올까봐 걱정되어서 세종호텔 앞에 있었거든요. 다행히 파면이 되었어요. 그날 세종호텔 해고자 란희 동지와 인권운동 바람의 보근 동지가 있었는데요. 파면선고 보고 서로 좋아서 손잡고 뛰었어요. 마음 졸였던 마음이 풀려서 진수 동지가 고공농성하는 곳으로 달려가서 손흔들었어요. 진수 동지는 언제나처럼 허허허 웃었고요.

 

○ 부산 서면시장에 가서 해고자들과 피케팅도 하고 굉장히 열심이시던데, 광장에서 배운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에 온 친구에게 부산도 구경시키고 겸사겸사 해고된 서면시장에 연대도 하고 싶어 갔다 왔어요. 4개월 동안 배운 게 있다면 운동을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하하. 제 한계를 알아야 한달까요. 세종호텔 앞 텐트 농성은 할 만 했는데 집회 끝나고 범시민행진하면서 걷고 나면 힘들더라구요, 하하.

 

그리고 모르는 투쟁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세종호텔 정리해고 투쟁 같은 것이요. 그리고 법이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강자를 위한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달까요. 이미 알았지만 직접 본 것이죠.

 

○ 세종호텔에 매우 열심히 연대하는데 그 매력은 뭘까요?

 

아무래도 농성 천막이 있는 곳이니 연대하기 쉬운 게 장점이 아닐까요? 명동역이라 지리적으로 편하고. 무엇보다 해고자인 지희 동지와 란희 동지가 따듯해서 좋아요. 물론 A학교 지혜복 동지도 마찬가지고요.

 

세종호텔에 가면 따뜻한 분위기가 좋아요. 외국에서는 고공농성을 보기 어려워서 고진수 동지의 고공농성은 처음이라 매우 충격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고공농성자가 3명이나 더 있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박정혜, 소현숙 동지는 1년반을 넘게 있었다는 것도 충격이고요. 그런데 저는 이제 알았다는 것도 충격이었어요. 사실 알려고 하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 바람 후원회원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서울시교육청에 지혜복 동지 부당전보 철회하라는 선전전에 갔다가 옆에 바람의 명숙 동지가 있어서 얘기를 나누다가 바람을 알게 됐어요. 그 후에도 어떤 투쟁현장이건 명숙 동지가 있어서 관심이 생겼어요. 직접행동에 연루된 단체라서 좋아 보였어요.

 

○ 바람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처럼 꾸준히 끊임없는 활동들을 해나가면 좋겠어요. 혹시 외부나 내부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모습이 있으면 좋고요. 바람은 팔레스타인 연대도 하듯이 계속 국제적 관점을 이어가면 좋을 거 같아요.

 

○ 투쟁 현장에서 뜨개질을 항상 하고 있던데 관심 가는 일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도 많은 분들이 해달라고 해서 주문이 밀렸어요. 세월호 유가족인 경빈 엄마 것도 해야 하고. 하하하하.

 영국에 무대 예술하는 친구가 있는데 공연기획도 해요. 국경을 끌어내리자는 드랙쇼를 하기도 했어요. 좌파 성향의 클럽이나 펍에서 들려서 경매도 하고 이벤트도 하면서 연대기금 만들기도 해요. 그런 것들도 기획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사진 설명: 세월호 기억관 앞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