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직장 내 젠더폭력으로 사망한 여성노동자 추모문화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에서 발언 모음

9월 14일 신당역 여성노동자가 사망한 지 벌써 13일이 지난 9월 27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과 장애여성공감은 <직장 내 젠더폭력으로 사망한 여성노동자 추모문화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를 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국가와 기업에 함께 분노했던 문화제 발언들을 공유합니다.


1️. 서지원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애여성공감 활동가이자 극단 춤추는 허리 배우 서지원입니다. 


2016년 강남역 사건을 우리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함께 분노했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서로가 서로의 방패가 되어 함께 연대하며 싸워왔습니다.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변화했습니까? 


지난 9월 14일 수년에 걸쳐 스토킹 가해를 행한 남성이 신당역에서 근무하던 여성 노동자를 살해하였습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는 비통하고 참담한 대한민국 현주소를 또다시 마주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후보시절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구조적 성차별”로 표를 얻었습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발언했으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비극을 남녀갈등의 소재로 동원하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발언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지닌 정부와 정치인들은 본질을 왜곡하며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역사적으로 계속 반복해왔고 부당한 죽음 앞에서도 여전히 내뱉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구조적 성차별, 성적 불평등, 수많은 위계적인 권력관계로 인한 젠더 폭력 사건입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대안을 사회적으로 반드시 만들어내지 않으면 이러한 사건은 반복될 것입니다. 


저는 중증장애여성이고 인권활동가이며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부당한 일이 일어날 때 부당하다고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적용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저는 이동을 할 때 지하철이나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합니다. 이상한 점은 지하철이나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때 제가 하는 경험은 매우 똑같습니다. 쉽게 반말을 하거나 도와준다고 저의 어깨에 손을 건네기도 하고 저의 행선지를 묻기도 하지요. 특히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때 긴장도는 생각보다 높습니다. 안전밴트를 해주겠다고 할 때 가슴에 손이 닿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람들은 묻겠지요. “왜 불편하다고 말하지 않았냐”,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아느냐”고. 그러나 혼자 가야 하는 2시간은 위협에 노출되는 시간입니다. 저의 정보들을 알고 있고 목적지도 알기 때문에 혼자서 저녁에 이용할 때 불편하더라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피해상담을 받지 않아서, 피해가 피해인지를 몰라서, 뒤늦게 신고해서,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서!!! 저를 포함한 수많은 소수자들이 피해자들이 무능하고 부족해서의 문제입니까!


두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저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분명 여성 개인이 조심한다고 될 사회구조가 아님을 알면서도 여성인 두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늦게 오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매일의 일상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개인이 위험과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사회에 살아야 합니까. 윤석열정부와 정치인, 사법당국,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서울교통공사 당신들의 무책임과 무능을 우리의 몫으로 돌리지 마십시오. 문제를 본질을 똑바로 보고 무책임한 발언들을 사과하고 제대로 된 대책과 대안을 내놓으십시오.


우리는 당신들의 책임을 요구하지만 당신들의 대책과 대안을 기다리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분노를 연대로 변화시킬겁니다. 고인의 부당한 죽음이 이 사회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두려움보다 힘을 낼 것입니다. 그리고 더이상 우리의 일상이 성차별, 불평등, 혐오에 잠기지 않도록 앞으로 더 분명하게 교육, 노동, 성과 재생산권리 등 일상의 평등한 권리보장을 위한 목소리와 요구를 다양한 소수자들과 연대하며 가열차게 해나갈 것입니다. 당신들이 해야 할 책임을 분명하게 다시 지치지 않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정부, 정치권, 사법당국은 제대로 들으십시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성차별 박살내자!

✊다양한 소수자들의 평등한 권리보장 쟁취하자!


2. 김윤숙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울도시가스지부장)

집집마다 찾아가 가스점검업무를 하는 여성노동자, 서울도시가스분회 분회장 김윤숙입니다.


신당역 피해자는 본인이 일하는 일터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3년간 이어진 스토킹범죄와 그 심각성을 생각하면 서울교통공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는 손쉽게 내부접속망에 접속해 피해자가 근무하는 근무지를 알아내고 찾아가 살해까지 저질렀으며 재판과정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은 성차별적인 일터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안전의 위협을 겪으며 저도 방문노동자로서 일하며 겪는 많은 문제를 안에서 업무가 이루어지는 점검, 검침, 송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1인 점검업무감당하기에 너무많은 세대, 인원충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2인1조를 요구했습니다. 상습적 추행남성고객집을 동료와 함께 방문했을 때 2인1조로 근무하냐며 가까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고 업무를 마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인원충원은 서울시민의 가스요금인상으로 어렵다는 얘기만 되풀이될 뿐 답변이 없는 상태입니다.


계량기검침시 높은 담장에 올라가서 추락등 골절로 핀박는 수술등 폭서기 폭염으로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거나 점검시 고객집을 방문할 때 개물림사고, 어제도 개물림사고가 발생, 고객은 상관없으니 들어오라고 하고 물리고 나니 어떻게 하며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홀로 있는 남성 고객들의 성희롱과 추행을 넘나드는 거침없는 말들과 행동, 문을 열어줄 때 고객 몸을 스치고 지나가게 한다든가, 팬티나 알몸으로 문을 열어주고 점검하라고 하거나 우울증 환자가 칼을 들고 위협을 한다거나 점검업무를 진행하다가 감금당하기도 하고, 계단에서 추락, 방치되어 뇌사상태로 있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도 했습니다.


이러한 집을 한번 방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기마다 반복해서 방문을 해야 합니다. 고객의 어떠한 폭언이나 추행도 감내하는 것이 다음에 이 고객 집을 또 방문해야 하는 것과 민원 발생시키지 말라, 근거, 규정도 없는 업무실적 압박의 고통으로 내몰고 있으며, 점검방문업무중 알몸으로 문을 열어주는 남성고객으로 소스라치는 놀라움과 두려움에 몸이 굳어버린경우가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점검여부 문자를 보냈더니 파자마차림의 가랑이사진, 성인야한동영상을 보내는 고객, 회사는 고객이 실수로 잘못보냈고, 방문점검을 요구하니 가서 점검해야되지 않겠느냐고 혼자가기 힘들면 함께 방문하자고까지 얘기를 합니다.


시민들의 가스요금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민간기업 도시가스회사는 여성노동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사안이 서울시가 산정한 시민들의 가스요금 속 점검노동자의 작년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는 올해 67억의 배당급도 받고, 노동자급여 떼먹은 수십억도 본인들의 주머니에 넣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기업의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것을 서울시 자치장은 방관하고 있는것입니다.


이 사안과 더불어 가중되고 있는 고통은 올해 가스점검 노동자가 점검, 검침업무시 서울시와 회사가 결정한 규정대로 업무를 수행했는데 그것이 잘못이라며 폭염 속 격월 검침시행, 코로나 속 점검저조로 징계 중 최고에 가까운 정직 10일에서 100일까지 3개월을 일하지 말라, 급여도 주지 않겠다고 징계를 내렸습니다. 기준과 근거도 없습니다. 도시가스센타사장이 서울시도 본사도 필요없다 내가 말하는 것이 맞다 사장말 안들면 징계로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할수 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온갖 산재의 위협과 고객대면에서의 성희롱과 추행을 감당하며 급여로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노동자들에게 회사는 극도의 위협과 폭력적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도시가스안전점검업무는 공공기관에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영화 시킨 지 40년 되었습니다. 그곳에 소속된 안전점검원은 시민들의 가스사고로부터의 위험을 점검 예방, 관리하는 공적 업무를 하고 서울시가 도시가스회사에 소매업허가를 내주며 운영을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영이익을 시민들 가스요금으로 산정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현장에서 지금까지 위험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메뉴얼, 대책마련조차되어있지 않는 실정이며 있는것도 없애고 있습니다.


이번 신당역 야간순찰도중 스토킹가해자이자 전직장동료에게 여성노동자가 살해 노동안전의 문제와 성폭력 피해자보호조치 부실로 인한 피해입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도시가스회사는 이와 같은 일 과정 중에 발생한 산업재해로 인지하고,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일하다 죽지 않게 노동현장의 위험과 위협 등 인력충원을 포함한 개선과 대책,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 일할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3.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책임있는 위치에 있어야 할 여가부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말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남녀갈등으로 혐오를 조장하지 마십시오. 정부가 젠더 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하고 분노스럽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보호하고 책임지겠다는 겁니까? 여성을 보호하려면 신당역 사건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성차별과 젠더에 기반한 폭력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고 있는 일상의 차별에 맞서고 있는 우리가 그 증거입니다. 국가의 의무는 지우고 갈라치기하고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 이제 멈추십시오. 정부는 젠더 폭력의 구조를 똑바로 보고 실제로 우리의 일상이 바뀌고 어떤 공간에서든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장애여성이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사회에서 피해자의 위치에만 놓이거나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장애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지하철은 일상의 차별을 매일 매일 몸으로 부딪치고 투쟁하는 공간입니다. 내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말로 쉽게 말을 걸거나 어린아이처럼 취급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나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고 “혼자 다니기 위험하다”, “보호자는 어디갔냐”고 묻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필요하고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장애여성은 무성적인 존재로 이야기되고 나의 경험은 드러나지 않으며 단순히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생긴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하면서 친절과 선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합니다. 


장애여성이 지하철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들어설 때 차별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앉아 있는 모습, 손과 다리가 가늘고 비정상으로 규정되는 나의 몸이 사람들 앞에 등장했을 때 시선이 주목되는 것을 느낍니다. 장애가 더 드러나는 옷을 입을 때 치마가 짧다고 하거나 밤늦게 다니면 위험하다는 말을 합니다. 도움을 주겠다고 따라오거나 동의 없이 사진을 찍는 등 일방적인 태도일 때 관계의 위계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노동자로서의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있을 때 “어디 놀러가냐”, “몸도 불편한데 집에 있는게 편하지 않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장애여성은 당연히 노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존재 자체를 공간에서 배제시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장애여성이기 때문에 마주하는 차별적인 상황에서 분명하게 불편함을 표현하고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고마움을 모르고 개인이 예민한 문제로 치부하거나 혐오의 얼굴을 드러내는 위협적인 순간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은 의존적인 사람으로 침묵할 때 동정받을 자격을 갖지만 권리의 주체로 등장하는 순간 혐오의 대상이 됩니다. 국가는 시민의 자격을 계속 나누면서 혐오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통제되고 안전하지 못하다는 감각은 많은 여성, 장애여성, 소수자들이 지금 이 순간도 겪고 있는 일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개인이 감당해야 합니까?


누군가는 장애인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세상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는 국가가 보장한 권리가 아니라 매일 삭발을 하고 투쟁하며 싸워낸 결과입니다. 동정은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무지와 무책임한 태도로 권력을 유지하고 매번 반복되는 사건을 보며 세상이 좋아졌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가난하고, 소수자인 사람들의 안전은 여전히 개인의 문제가 되고 소수자들은 죽음을 감당해왔습니다. 


신당역 사건 역시 사법기관과 서울교통공사, 정부 모두가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젠더폭력의 구조는 보지 않은 채 여직원 당직을 줄이겠다는 말도 안 되는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다시 여성을 배제시키는 방식과 일시적인 대안으로 문제를 가리려고 하지 마십시오. 


정부, 서울교통공사, 사법부는 이제라도 책임있는 자세로 성찰하고, 장애여성과 여성노동자의 일상이 바뀌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우리는 피해자로만 남거나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애여성의 경험을 말할수록 우리의 삶이 연결되고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더 강하게 느낍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차별과 혐오에 지지 않고 함께 싸우겠습니다.


4. 이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장)

먼저, 신당역 여성혐오 살해사건의 희생자분을 추모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철도 노동자로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신고벨을 누른 희생자를 기억합니다.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살릴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에게 구속영장이 내려지고 재판 구형이 될때까지 희생자께서 살아계실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더 해야 했을까요? 직장내 괴롭힘부터 스토킹에서 고소에 이르기까지 피해에서 벗어나고자 희생자께서는 자신의 권리를 직접 찾아가야 했습니다. 안전하게 일하고 조직 안에서 2차 가해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무엇이 지켜졌습니까? 서울교통공사는, 사법부는 본연의 책임에 다하였습니까?


10이라는 몫에서 여성에게 3을 주고 남성에게 7을 주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에서, 여성은 모욕받고 착취되며 한 사람에게 주어진 역량을 제대로 떨칠 권리를 빼앗겨 왔습니다. 여성 안에서도 그 사람이 수도권에 사는지, 장애가 있는지, 소득이 적은지, 경력이 중단되었는지에 따라서 차별과 혐오는 가중되었습니다. 


여성으로서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서, 이주민이 성소수자가 우리가 안전할 수 있을까요? 서울교통공사는 오늘 기사를 통해 의견광고는 중단하고 상업광고만 게시하려 규정을 개정하려 한다합니다. 작년, 고 변희수 전 하사의 복직을 지지하는 지하철 광고를 승인하지 않아 인권위의 규정 개정 권고를 받은 전례가 있었지요. 아렇듯 서울교통공사의 소수자 인권의식, 성인지도가 얼마나 문제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어느 날 갑자기 여성노동자가 살해된 것이 아니라 교통공사가 조장하고 방치한 차별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틀어막으면서도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것은 기만이고 일시적 눈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죽어야만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허둥지둥하는 가증스러운 사회, 얼마나 더 많은 여성과 소수자가 죽어야 합니까? 한국 사회는, 정부는 처절한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여성 당직자를 줄이겠다는 김성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여성계의 우려의 목소리를 묵살하다 반의사불벌조항을 이제서야 폐지하려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여성혐오 사건을 치안의 문제로 축소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가해자에게 영장청구를 하지않은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판사,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며 행정부 수장으로서 사회통합이 아닌 분열의 시대를 연 윤석열 대통령. 이들이 주범입니다. 여성혐오, 차별, 폭력을 방관하고 주도한 이들이 우리 사회를 대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바꿔야 합니다!


여성을 향한 불법촬영, 디지털성폭력, 직장내괴롭힘, 강간과 살인이란 젠더폭력 무법지대 한국에서 건너야할 산이 많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토킹 피해 신고는 1만6571건이며, 하루평균 78.8건 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의 개정 및 보호법의 제정을 통해 가해자의 조속한 구속 및 구형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젠더폭력이 단순한 개인간의 일이 아닌 법의 이름으로 구조적으로 처단되어야할 '우리'의 일임을 사회가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구호 외치고 끝내겠습니다.

✊국가가 죽였다 여성혐오 끝장내자!!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스토킹특별법 개정하여 여성안전 보장하라!!


5.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안녕하세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에서 활동하는 명숙입니다.


벌써 고인이 돌아가신지 2주가 됐습니다. 고인이 그곳에서는  안식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의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2주간 많은 사람들이 애통해하고 아파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고인의 죽음이 남의 일같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고인은 여성이라서 죽었기 때문입니다. 남성특권의식, 여성혐오가 팽배한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자기 의사결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직장에서조차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불법촬영과 스토킹을했습니다. .여성이라서 사법부도, 회사도 있는 제도조차 작동시키지 않았습니다. 젠더폭력을 방관하는 기업과  국가도 살릴수 있는 목숨을 죽인 것입니다. 공범입니다.


아시다시피 서울교통공사는 공공기관입니다. 여가부의 지침이나 서울시의 성폭력 가이드라인만 지켰어도 이러한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서울교통공사는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성폭력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행위자조치사항에 이렇게 써있습니다. 사건 인지 즉시 직무배제, 중대한 성범죄 행위자는 중징계 조치 - 조직 내 승진 배제 및 성과상여금(성과연봉) 미지급/ 교육훈련 및 후생복지 혜택 배제/ 행위자 재발방지 의무교육 이수입니다. 그러나 김상범 사장은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 전주환은 월급은 물론 성과급까지 받았습니다. 직위해제만 해서 여성노동자의 근무시간과 근무지를 알게 했습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떤 질책이나 감사를 지시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은 보고의무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경질도 현재 까지 없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사망 같은 중대재해가 일어나면 해당 기관장은 파면이나 해임등의 조치가 가능하듯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이 많은 서울교통공사의 사장은 해임되어야 마땅합니다. 적어도 서울시는 중징계를 내려야 하며, 양심이 있다면 사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합니다. 직장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서울의료원도 원장이 사퇴한 바가 있습니다.


여성가족부장관은 재발방지대책의 점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할 수 있으며, 점검 결과 시정이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시정이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하지 않았고 이제야 무엇을 할 것처럼 브리핑을 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젠더폭력을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해 기업주도 국가도 중요한 안전의 의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토킹 처벌법을 개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민간 기업이든 공공기업이든 직장 내 성폭력 실태조사와 예방교육, 2차 가해가 존재했는지에 대한 조사, 피해자보호를 위한 조치 등을 이제라도 해야 합니다. 2인1조 등의 안전인력을 확보하는 것 만이 아니라 성폭력 예방 매뉴얼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려면 성차별적인 기관운영을 중단하고 성평등한 운영을 해야 합니다. 


기가 막히게도 김상범 교통공사 사장은 당직에서 여성을 빼는 차별적인 결정을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성차별적 채용을 하고 성차별적인 승진을 했던 공사가 이를 빌미로 여성들을 차별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요구한 것은 당직에서 빼는 것이 아니라 안전인력 확보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정 처리와 성차별적인 운영과 문화 근절을 위한 대책입니다.


또한 여성폭력대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여거부가 여가부폐지 기조를 유지하는 한 여가부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습니다. 김현숙장관은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고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구호로 정리하겠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죽었다. 김상범 사장은 사죄하고 사퇴하라

✊성희롱·성폭력 방지 역할 하지 않은 여가부 장관 책임져라

✊서울시는 공공기관이 김상범 사장을 경질하라


6. 김미진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김미진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2022년 9월 14일 오랜 기간 스토킹을 피해를 입었던 한 여성이 또 살해당했습니다. 두려운 상황에서도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용기내어 법적 대응을 하던 중 일상의 공간인 직장에서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 이 사회는 왜 여성의 살해를 방임했던 걸까요? 협박과 폭력을 가해자의 구애로 설명하고,  여전히 피해자의 탓을 하는 자들을 언제까지 봐야 할까요. 이토록 차별적이고 젠더 폭력이 묵인되는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저는 여성으로 지체 장애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젠더폭력 사건을 접하게 될 때마다 저의 20대의 경험이  떠오릅니다. 버스 안에서 옆자리의 남성 승객이 보조기를 하지 않은 오른쪽 제 허벅지를 손으로 쓱 훑고 뛰어내린 일, 직장 화장실 문 앞에서 맞딱드린 바지내린 남성, 만원 지하철에서의 추행을 겪으면서도 말 한마디 못했던 상황,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과 무표정에 집 밖이 두려웠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때마다 나의 몸을 평가하는 태도를 말하지 않을까 혼란스러웠습니다.


조심할 것이 너무 많았고, 늘 긴장하며 시간과 공간을 가늠하고 사람을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차별적인 사회 구조에 대한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직면한 경험이었습니다. 그저 공포로 설명될 수 밖에 없는 감정들, 이런 문제들을 나누었던 어른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대신 "나도 그런적 있어", "신고하면 너만 창피하지", "다 겪는 일이야" , 라고 별거 아닌 일로 나의 행실로 묻어버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이 사실은 혈연가족, 학교, 종교계, 군대, 직장, 예술계, 시설 등 장소와 관계, 역할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성차별적인 사건과 상황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경험과 겹쳐, 나의 관리 부족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 안에서 누구나, 언제든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하는 가해자들과 책임있는 관료들의 그릇된 젠더폭력과 방관이 신당역 살인 사건과 같은 참담한 상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평등해야 안전합니다. 평등하지 않고 안전할 수 없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누가 권력을 지니고 있는지, 왜 이 죽음이 하찮은 개인의 사적인 일로 해석되는지 분명하게 비판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이 죽음은 결코 개인의 죽임이 아님을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정부와 경찰은 희생자의 억울하고 부당한 죽음 앞에서 사죄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통렬하게 사죄하십시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