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

 [후기]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에 참여해


한낮 서울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가 뜨거운 날에 성소수자인권활동가들은 광화문광장에 섰습니다. 미국대사관이 보이기때문입니다. 잘못된 집시법 해석으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고 건너편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하고는 미국을 규탄하기 위해서입니다. 

QK48과 긴급행동은 성소수자 인권운동 연대체 무지개행동과 함께 지난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IDAHOBIT부터 6월 20일 난민의 날까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삼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로 일컬어온 6월을 맞아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자!’ 선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참여하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도 20개월째 이어진 집단학살과 3개월 넘게 이어진 식량학살을 규탄하기 위해 6월 12일 오전 11시 미국대사관앞에서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마치 성소수자인권을 통해 자신들의 집단학살을 숨기거나 인권적인 양 꾸며대는 핑크워싱을 우리 성소수자들은 용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최근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가자지구 점령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가 하면, 트랜스젠더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부정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보편적 인권의 실천을 후퇴시키며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쟁 범죄에 공모하는일입니다. 더구나 지금 미국에서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해서 온 세계 시민들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민자단속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연대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자아 활동가는

 "ICE가 본보기로 체포한 첫 신호탄은 누구였습니까. 지난 3월 9일, ICE는 컬럼비아 대학교 농성을 이끌었던 팔레스타인인 마흐무드 알 칼릴을 체포해 그는 아직도 미국 루이지애나 감옥에 있습니다. (3시간 전 개중 반가운 소식. 연방 법원 판결6월 13일까지 정부 항소없을 시 보석 석방하라 명령) 그의 체포는 한국인 학생 정윤서에 대한 추방 위협, 네덜란드 대학에 다니는 터키 국적 대학원생 루메이사의 구금, 그리고 LA 시위자들의 체포와 이어져 있습니다.그들이 구금된 이유는 하나입니다. 집단학살을 멈추라고 외쳤기 때문입니다. 굶주려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밀가루를 들여보내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질서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좀 있으라는데, 조용하지 않았고, 가만히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라며 이민자 단속의 또다른 의미를 폭로하고 규탄했습니다.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미국 이민자단속에 맞서 미국시민들의 시위를 지지할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합니다. 

또한 이번 6월 14일에 열리는 퀴어퍼레이드에서 휘날릴 팔레스타인 깃발과 레인보우가 함께 있는 깃발도 선보였습니다. 아래에 기자회견문을 덧붙입니다. 


 

[ 기자회견문]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집단학살 주범 미국 정부를 규탄한다.
미국 정부는 지금 당장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하라.
핑크워싱 절대 말고 시오니즘 폭력 철폐하라. 


우리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이하 QK48)이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과 함께 202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인 5월 17일부터 세계난민의날인 6월 20일까지를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지정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행해 온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공범이자 주범인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자 오늘 이 자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섰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20개월을 넘어간다. 미국은 집단학살에 협조하며 이스라엘과 한 몸처럼 움직여 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계속하여 폭격을 퍼붓고 극심한 기아를 조장하며 인구를 절멸의 위기로 몰아넣는 현재, 미국은 지난 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여 안건을 부결시켰다. 생중계되는 학살을 매일 목도하며 우리는 이를 지금까지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수치심과 죄의식을 안고 성소수자로서 집단학살의 주범을 향해 외친다. 미국은 지금 당장 집단학살 중단하라. 집단학살 중단을 외치지 않고 자긍심을 이야기할 방법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성소수자로서 또한 다음과 같이 외친다. 미국은 견고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군사점령을 종식하는 작업에 착수하라. 원주민 추방과 영토 약탈을 통한 정착 식민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배타적 우월적 폭력적 민족주의인 시오니즘에 대한 동조 및 지지를 철회하라. 성소수자, 여성, 빈민, 장애인, 유색인종, 이주노동자 탄압에 앞장서는 자국 사회에 대한 성찰 없이 팔레스타인에 인권 탄압과 야만의 낙인을 집중시키고, 이스라엘과 더불어 대테러 민중 구원 세력으로 자처하며 점령과 봉쇄와 학살의 현실을 가리는 핑크워싱을 비롯한 모든 기만을 그만두라. 팔레스타인의 운명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결정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른바 자위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현재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다. 이전부터도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를 방조하고 이들의 반복적 군사 공격을 지원하는 한편, 자긍심 무지개를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인 외피를 꾸며내며 자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자랑해 왔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연대하는 세계 각지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점령과 봉쇄와 학살이라는 인권 파괴의 현실을 감추거나 정당화하기 위해 일부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진보 사회로서의 선전에 동원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을 핑크워싱이라 규정하고 비판해 왔다. 


한국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도 미국과 비판적으로 관계 맺어 왔다. 미국 정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은 21세기 들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를 초청하여 간담회를 열고,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고, 한국 성소수자 단체에 후원하는 등, 자국이 앞서간다고 여기는 인권 보장 영역에서 한국의 운동 진영과 밀접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자 시도해 왔다. 국무부는 단체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을 미국에 초청했으며, 대사관은 2017년을 시작으로 유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이면 공관 외벽에 육색 무지개 자긍심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주재국의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대사관의 실천은 미국 민중 운동의 성과인 동시에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임하는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연결되고자 대사관이 보여준 움직임이 한국 성소수자 운동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커뮤니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측면 또한 존재한다.


그러던 지난 2020년, 미국에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다. 미국 민중은 유구하게 흑인을 범죄화하고 손쉽게 살해해 온 경찰 권력과 감옥산업복합체의 폭력에 저항하며 봉기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사회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투쟁을 잔혹하게 탄압했다. 같은 해 유월 미국 정부의 한국 기지인 주한미국대사관이 세종대로를 면하여 무지개 현수막을 내걸었을 때, 전 세계 피억압 민중과 연대하고자 하는 한국의 성소수자는 우리의 자긍심을 훼손당했다.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은 대사관이 한국 성소수자의 존재와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겠다고 내건 무지개가, 실상 미국이 국가 운영의 근간으로 삼아온 뿌리 깊은 인종차별 체제 및 지구 각처에서 자행해 온 예외주의적 군사 폭력을 가리고 자국을 인권 선진국으로 포장하는 선전의 성격을 띤다고 규탄했다.

자유주의 시오니스트 바이든에 이어 집권한 국수주의 파시스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가자지구 점령과 가자 주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옹호한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공급하는 기간 시설까지 미국산 무기에 의해 모조리 파괴된 가자지구의 폐허를 가리키며 지중해 휴양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망상을 늘어놓는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와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요구하는 풀뿌리 투쟁을 반유대주의로 왜곡하여 엄단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인물을 표적 삼아 체류 자격 여부와 무관하게 납치, 체포, 구금, 추방에 처한다. 미등록 이주민을 집중 단속하여 가족과 공동체를 찢어놓고, 이웃과 친구와 동료를 지키고자 나선 자들을 폭력 진압하고, 그럴수록 거세게 타오르는 민중 투쟁을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여 압도적 공권력 발동의 이유로 내세운다. 이는 봉쇄를 뚫고 해방을 쟁취하고자 나선 10월 7일 팔레스타인 저항의 실천을 20개월 넘는 집단학살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모든 책임을 오직 하마스에 뒤집어씌우는 이스라엘의 행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가자 주민을 집단학살하는 이스라엘점령군과 민중을 죽이는 미국 경찰이 체계적인 합동 훈련을 통해 민중의 쇠약화와 살해의 기술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물며 비서구 문화권 국가들보다 사정이 낫다고 자부하던 성소수자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도 미국은 후퇴 중이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정체화한 성별을 그대로 공문서에 기입하거나 자신의 성별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료 조치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쉽지 않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취약한 집단을 끝없이 약화하며 죽게 두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라. 거북섬 원주민에게 빼앗은 것을 돌려주고, 노예화된 집단의 후손에게 배상하고, 인종, 체류 자격, 성별, 성적실천, 장애 등을 매개로 사회적 소수자를 빈곤화, 범죄화하는 체제를 전면 변혁하라. 그리고 우방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공모와 면책을 중단하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복귀하고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기금 지원을 재개하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나 총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나 휴전을 결의하려는 안건마다 가로막는 만행 또한 그만두라. 원주민을 밀어내며 국가를 수립하던 순간부터 가자지구 전 주민의 목숨을 노리는 지금까지, 아랍인도 무슬림도 팔레스타인 민족도 없는 순수 유대민족국가를 만들고자 점령과 봉쇄와 학살을 일삼아 온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절멸 정책을 이제 그만 부디 중단하도록 촉구하라. 미국은 거북섬과 팔레스타인의 원주민이 자신의 집과 땅으로 돌아가 삶을 복구하고 재건을 시작하도록 사과하고 배상하고 조력할 책임이 있다. 이스라엘과 정착 식민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세계를 말살과 파괴로 이끌어 가기를 더는 계속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법과 국제인권규범 체제에서 배타적 예외주의로 일관해 온 무책임한 폭력적 행보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오늘 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분명히 경고한다. 팔레스타인 민중을 쫓아내고 유대민족만을 위한 국가를 정착시킬 권리가 이스라엘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큼, 미국에도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개발’할 그 어떤 권리나 자격도 존재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고 위험천만한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들어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한시라도 빨리 해제하고 영구 휴전하도록 최고 수위의 외교 수단을 동원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압박하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과 식민 지배를 종식하도록 모든 가용 채널을 가동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제재하라. 팔레스타인 해방을 열망하는 그 누구의 말도 검열하지 말라. 가자지구 주민과의 연대를 표하는 그 누구의 몸도 가두거나 단속하지 말라. 국제 사회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해야 하는 모든 책임을 다하라.


2025년 6월 1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