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4.28 산재노동자의날 국가기념일 제정 원년. 산재 사건 피해자・유가족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했어요.

[후기] 4.28 산재노동자의날 국가기념일 제정 원년. 산재 사건 피해자・유가족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했어요.


4월 28일은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 날입니다. 지난 해 9월 산재보상보험법이 개정되어 올해 처음으로 산재사망노동자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맞이했어요. 정부가 공식행사로서 산재노동자의 날 행사를 하지만 내용에 변화가 없습니다. 법정기념일에서조차 산재 유가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산재노동자의 날로 법정기념일을 지정하는 것은 단순히 국가에서 정한 기념일이 하나 더 느는 것을 넘어, 안전한 일터를 위한 전 사회적 노력을 위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노동재해는 이윤 중심의 사회가 만든 구조적 문제, 노동참사입니다. 형식적인 추모로는 일하다 죽는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에 바람도 참여하고 있는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이하 다시는)에서 산재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하고자 산재피해자들과 노동권 단체들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을 세종문화회괸 계단에서 진행했어요. 총 38개 산재사건의 산재피해자와 유가족들과 20개의 노동안전인권단체가 참여해 산재피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를 직접 전했습니다.

 산재 피해자 및 유가족들은 단순히 피해자로만 머무르지 않고 투쟁의 당사자로, 사회적 참사의 연대자로 싸워왔고 현재도 싸우고 있기에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다시는 대표이신 이용관 님은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이라는 명칭에서부터 돌아가신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인지 산재피해 생존자를 위한 날인지 추모의 의미가 불분명하다. 최근에 일어난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등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큰 아픔을 겪은 유가족을 위한 어떠한 행사도 없고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행사도 노사정 대표급들이 위령탑에 참배하고 강당에 기념식을 하는 요식적이고 형식적인 측면에 치우친 감을 떨치기 어렵다. 산재운동과 투쟁의 현장에서 선두에서 피해자운동을 주도해온 산재피해 유가족은 배제되고 대상화된 것 같다. 산재참사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박제화된 기념일 행사에 유가족들은 또다시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이 자리에 섰다.”며 기자회견을 당사자들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코로나19시기 방역하다 산재를 입은 김정태 님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구청에 계약되어 코로나19 방역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가스 조절핀 고장으로 희석이 안된 방역 살균제가 안면부와 호흡기까지 노출되는 사고를 당한 분이십니다. 그러나 김정태님의 산재는 일부만 인정되었고, 근로복지공단 상대로 불승인된 호흡기질환을 인정받기 위해 행정소송 중입니다. 구청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도 하였지만 “화학물질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독성물질이 아니라며 노동부는 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산재피해자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방역살균제 성분은 흡입독성과 생식독성이 있고 화관법상 유독물질에 해당이 된다”며 치료받으며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질환을 얻게 된 노동자분들을 여러 명 만나며 피해자를 외면하는 사건이 얼마나 많은지 증언해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인우종합건설 건설산재 추락사고 문유식 님 유가족 문혜연 님의 발언,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 김태윤 대표와 CJ현장실습생 고 김동준의 엄마 강석경 님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이후에도 산재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일을 계속 하자고 다짐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