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너희는 갈라치지만 우리는 단결한다'-3.8 여성파업 정세토론회 (2/22)

[후기] '너희는 갈라치지만 우리는 단결한다'-3.8 여성파업 정세토론회 (2/22)

 

비상계엄이전에도 여성퀴어노동자들의 삶은 엄혹, 극우통치에 맞서 여성퀴어노동자 파업에 함께 할것

 

지난 2월 22일 오전에 민주노총 15층에서 <3.8여성파업 여성/퀴어노동자 정세토론회>를 했습니다. 급하게 잡은 토론회임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성평등에 대한 우리 사회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1부에서 계엄 이전에도 여성/퀴어노동자들의 삶은 얼마나 척박했는지를 현장노동자들이 증언하고 2부에서는 12.3비상계엄이라는 극우통치가 여성혐오와 어떻게 맞닿아있는지, 세계 곳곳에서 보이는 극우통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극우정치로 막아내려 한다는 내용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성노동자가 말하는 현실

김지현 여성파업 학생참가단은 일터와 학교에서의 젠더폭력에 대해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대학미투 등으로 올라왔던 성평등이 지금 딥페이크 성착취의 공간이 되는등 젠더폭력으로부터도 안전하지 않다고 발표해주었습니다. 한예종이나 서울여대에서 보이듯 교수에 의한 위계(권력형) 성폭력도 여전하다며, 반여성주의적 대학공간을 바꾸어야 한다고 발표해주었습니다.

 

A학교에서 성폭력을 공익제보했다가 부당전보/부당해임 당한 지혜복 교사는 “윤석열 정권의 백래시가 우리 사회를 성폭력과 여성혐오를 더욱 부추겼다”며, “A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지금도 수없이 많은 전국의 학교에서 피해자들이 무수히 많다”며 그런데도 “정권은 법무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태스크포스를 사실상 해체하고, 2025년 예산에서 디지털성범죄 피해 대응 예산은 31.5% 삭감했으며,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예산도 6.5% 삭감하고 여성가족부를 무력화시켰다”며,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성평등이라는 표현마저 삭제한 교육부도 규탄했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해고된 오대희 돌봄노동자는 2019년 설립된 서사원이 윤석열 정부의 ‘사회서비스 시장화’ 기조 강화하고 “서울시는 서사원의 예산을 삭감하며 폐원을 강행했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서사원을 폐원 후 민간지원으로 바꾸면서 ‘서울시 복지재단 내 사회서비스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아는 “또 다른 형태의 민간 위탁 시스템”일 뿐이라며 “돈을 받는 기관은 돈을 벌려고 이익이 되는 이들만 선별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이 상황에서 약자 간인 노동자들과 이용자들은 갈라치기 되기 십상”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돌봄노동은 이제 필수노동인 만큼 국가책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난숙 학습지노조 위원장은 학습지노조에는 방문교사, 러닝센터교사, 러닝센터 센터장, 온라인교사 등 다양한 노동자가 있지만 모두 적정 보수를 못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라고 했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교통비, 차량유지관리비, 통신비, 스마트기기사용비, 회원 선물 등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하고, “산재보험 50%,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도 본인이 내고 있으며 30년을 대교에서 일하다 그만두어도 퇴직금 한 푼 없는 서글픈 노동자”라며 최저임금 확대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우하경 여성노동자는 “라인 근무 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공황장애을 앓고 있지만 제 한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쉬어본 적 없이 일을 하고 있다”며 울컥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또한 법정휴가인 여성생리휴가도 14년 여 만에 처음으로 사용할 정도로 현장은 성차별적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동료들이 많이 병에 걸리는 현실에서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권리이며 앞으로 일터를 더 안전하고 좋은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며 여성파업이 그 시작점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최효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지회 사무장은 센터별로 상이하나, 보통 상온센터는 주/야간 공통 9시간, 신선센터는 8시간 근무이고 야간의 경우, 연장 노동이 잦다고 했습니다. 특히 신선센터는 8시간 근무이지만, 당일배송을 맞추기 위해 휴게시간 없이 일 해야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는 상당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반입 금지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 산재, 성폭력 사건을 은폐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장은 2023년 기준 체류 외국인은 250만 명 정도이고, 이중 여성은 114만 명으로 46% 차지하는데, “한국정부의 이주민 관련 정책은 외국인력정책, 다문화가족정책, 동포정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주여성들은 주로 다문화 정책의 대상으로 상상되는데 실제로는 이주여성들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은 삶을 꾸려나가는 임금노동자로서의 측면은 간과”된다며, 노동자로서, 시민으로서 위치가 확보되지 않는 반면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여성노동자는 “여성노동자의 임·출산과 모성보호를 고려하지 않아 산전산후 휴가 등이 어렵다”며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소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활동가는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조사”에 따르면,응답자 중 40%가 직장 내에서 본인의 정체성으로 인한 따돌림, 협박, 반복적 지적, 비난, 조롱, 물품 훼손, 신체적 폭력, 성희롱, 성폭력 중 어느 한 가지라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차별과 괴롭힘의 현실을 알렸습니다. “여성이면서, 트랜스젠더이면서, 장애인이면서, 외국인이면서 노동자로 사는 것은 너무 어려운 현실”이라며, “가부장적 자본주의는 여전히 남자와 여자로 인류를 구분하고 특정한 성역할과 고정관념을 만들어 다음 세대의 노동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 “성별 이데올로기와 갈라치기 전략을 사용”하여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고 있다고 했습니다.

 

극우통치와 여성혐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12.3 비상계엄으로 극우통치가 분명해졌다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40년을 넘어가며 여러 위기에 직면하여 이에 대해 반격을 가하는 ‘위험한 계급’,‘인종화 된 집단’ 등을 억압할 수 있는 국가가 필요해지자 이를 막기 위해 극우통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라스무센을 인용해 발표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도 극우통치는 극우대중운동의 성장과 함께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신자유주의 정당정치의 연장에 있으며 반정부시위가 정책변화를 강제하지 못하고, 파시스트정당이 제도권에 들어오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가부장적 위계, 종교적 가치, 권위에 대한 존중을 대중에게 장려’하는 모습의 극우대중운동은 미국과 한국이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무슬림, 흑인, 페미니스트 등 침입자들이 다수의 사람들과 정체성에 가하는 압력’을 문제삼는 것도 비슷하다며,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한 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을 한 극우통치는 맞닿아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은희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 활동가는 “젠더에 따른 일체의 차별과 억압을 폐지하려는 평등사상인 페미니즘은 이러한 가부장제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본주의적 축적 방식에 도전”했다며 “가부장제에 기초한 자본주의적 성역할 규범과 성별분업과 양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가부장제에 억압되고 초과착취되는 여성과 퀴어 노동자가 현재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위치한 변혁적 주체로서 위치지으며, 구조적 성차별에 맞서기 위해서는 반자본주의 페미니즘 운동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3.8 여성파업은 이렇게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여성 노동자의 투쟁을 기리며 구조적 성차별을 폐지하기 위한 활동”이라며 여성파업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여성퀴어노동자의 현실을과 극우통치와 여성파업의 의미를 발표한 후 모두가 3.8 여성파업에 많은 이들이 참가하도록 독려하자고 다짐하며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