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비정규 특수고용노동자가 말하는 개정노조법 공포 필요성]④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비정규 특수고용노동자가 말하는 개정노조법 공포 필요성]④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즉시 공포되어야 한다!


오수영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

 

저는 22년차 학습지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SPC 파리바게트 노조파괴 공작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뉴스를 들으며 내 일처럼 기뻤습니다. SPC가 하는 짓이 20여년 전 재능교육과 똑 닮았습니다. 대기업들이 정당한 노조활동에 손배가압류로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것도 20여년 전 재능교육과 똑같습니다. 이런 반인권적인 부당한 행태가 무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며 싸워 왔습니다.

 특수고용 학습지교사들은 20여 년 간 노조활동 보장, 이 한 가지를 위해 안 해 본 거 없이 많은 투쟁을 해왔습니다. 결국 질기고 질긴 투쟁을 통해 사측으로부터 노조활동을 보장받았고, 그로부터 5년 뒤인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받았습니다.

 기쁘기도 했지만 아팠습니다. 그때 저희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했던 말은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였습니다. 3,800 명의 조합원들이 다 떠나고 해고자 11명만이 현장으로 복귀했습니다. 노동조합만 너덜너덜해진 것이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떠난다는 것은 학습지 회원들도 떠난다는 것입니다.

 재능교육은 12년간의 노동조합 탄압으로 공들여 쌓아 온 회원과 교사들의 3분의 2를 잃었습니다. 사무실에선 더 이상 웃음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회사의 압력에 의한 부정영업이 일상화되면서 신입교사들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떠납니다. 최일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야 기업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굴복하려야 굴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고용과 노동조건에 책임 있는 기업이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조법 2·3조 개정은 순리이며 늦어질 순 있어도 개정되지 않을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질 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이는 서로에게 깊은 내상을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한국경제인협회는 마치 한국경제에 큰 위험이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떱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압니다. 결코 미룰 수 없는 노조법 2·3조 개정, 대통령은 즉시 공포해야 합니다.